여의도 비대병원 응급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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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2판4판]여의도 비대병원 응급실

응급차 기사 비켜요, 비켜. 중환자예요!


간호사
이 분 저번에 응급실에 온 분인데….


응급차 기사
저번보다 더 심각해졌어요. 저번에 디도스 룸살롱에서 술을 마시다 실려 왔잖아요. 이번에는 전대 잔치에서 돈을 먹었대요.


간호사
아휴, 먹을 것도 많은데 어떻게 돈을 먹었대요.
돈을 토해내야 할텐데. 위장이 말이 아니겠네.
환자분 정신차려보세요. 어떤 돈을 먹었어요?


한나리 환자
저는 돈을 먹지 않았어요.

간호사 증세가 심각하네요. 헛소리까지.

보호자 제발 좀 살려주세요. 원하신다면 있는 돈을 다 내놓겠습니다.
우리집은 돈 하나는 끝내줍니다.
얘가 집에 워낙 먹을 게 없으니까, 돈을 먹은 것 같아요.

의사 환자의 내장에 아무래도 썩은 부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수술을 해서 도려내야 합니다.

보호자 의사 자격증을 볼 수 있나요?

의사 여기는 응급실입니다. 지금 환자를 빨리 치료해야 합니다.


보호자
의사 자격증을 안 보여주면 옆에 있는 재창당 병원으로 가야겠습니다.

환자 저는 돈을 안 먹었다니깐요.

응급차 기사 비켜요, 비켜. 다른 중환자가 들어갑니다.
이 분도 돈을 먹었대요.

쇄신이냐, 재창당이냐. 여당의 내분 속에 돈봉투 사건은 점입가경의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동안 우리나라 정당정치가 앞으로 나간 것 같았는데, 다시 ‘고무신 선거’로 돌아가니. 백 투더 패스트!

<글·윤무영 | 그림·김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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