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특집

130석 이상 확보하면 ‘제1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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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에서 원내 과반수 의석(전체 299석)을 확보하는 당은 나올 수 있을까.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는 당이 나오지 못한다면 제1당은 어느 당이 될까.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은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나라당 권영세 사무총장은 “현재 한나라당이 힘들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국민들에게 실망시킨 부분을 쇄신 노력을 통해 만회하겠다”며 “한나라당의 4월 총선 목표는 누가 뭐래도 과반수 의석 확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재경 전략기획위원장도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총선까지 얼마나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줄지 모르겠지만 민심은 박 비대위원장과 이명박 정부에 공동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총선에서의 목표는 과반수 즉 150석 플러스 알파”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오른쪽)이 1월 4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신년 인사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박민규 기자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오른쪽)이 1월 4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신년 인사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박민규 기자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이 과반수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번 총선에서 어느 당도 과반수 의석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대부분의 전문가들 견해다. 전문가들은 19대 총선 결과 여소야대 정국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며, 총선에서 여든 야든 130석 이상을 확보하는 당이 제1당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도 내부적으로는 원내 1당을 목표로 전략을 짜고 있다. 여의도 정치에서 제1당과 제2당은 천양지차다. 제1당은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을 배출할 수 있다. 국회의장은 법안 직권상정 등 막강한 권한이 있다. 또한 제1당은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 구성을 주도할 수 있다. 만약 민주통합당이 제1당이 되면 이명박 대통령은 추진하는 각종 정책에 대해 현미경 검증을 각오해야 한다.

민주통합당 지지율 2주 연속 1위
현재 상황에서는 민주통합당이 한나라당보다 제1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이 전당대회에서의 돈봉투 파문,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에 모두 연루돼 있는데다, 총선에서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심판론이 다시 한 번 거세질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실제로 민주통합당은 민주당, 시민세력, 한국노총이 통합한 이후 당 지지율이 한나라당에 앞서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발표한 1월 첫째주 주간 정례조사 결과 민주통합당이 지지율 33.0%로 30.6%인 한나라당을 앞서 2주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에 따라 민주통합당은 벌써부터 지난 2004년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 아니냐는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04년 4월 총선에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후폭풍으로 152석을 차지, 역사상 최초로 민주개혁진영이 의회권력을 장악한 바 있다. 민주통합당의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는 총선 승리의 기준과 관련, “2004년에 열린우리당이 얻은 152석을 넘는 안정적 의석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최고위원회의 시작에 앞서 지도부가 선거인단 모집을 홍보하는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서성일 기자

지난해 12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최고위원회의 시작에 앞서 지도부가 선거인단 모집을 홍보하는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서성일 기자

반면 한나라당은 박근혜 비대위 체제가 출범하기 전에는 100석도 얻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팽배해 있었다. 하지만 유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총선을 진두지휘하게 됨에 따라 상황은 호전되고 있다, 특히 대선을 불과 8개월여 앞두고 치러지는 총선이기 때문에 총선에서 이명박 정부의 심판론보다는 대선주자 인물론이 더 먹혀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최소 의석으로 2004년 탄핵 이후 당시 박근혜 대표가 거둔 121석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다. 당시 박 대표는 천막당사로 옮기는 등 과감한 당 개혁조치를 내놓은 뒤 전국을 돌며 유세한 결과, 개헌 저지선을 넘어서 121석(지역구 100석+비례대표 21석)을 얻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한나라당은 2004년 121석이 마지노선
어느 당이 제1당이 될 것이냐를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팽팽하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한나라당이 서울에서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최소한 10석 이상을 얻고, 강세지역인 경기도 접경지역에서 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렇게 볼 때 비례대표와 지역구 의원을 합치면 135석에서 140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원내 제1당으로 한나라당을 지목한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의 배종찬 본부장도 “한나라당이 현재의 166석에는 훨씬 못치는 의석수를 얻겠지만 제1당은 간신히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 본부장은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이 135석 내외가 될 것 같다”며 “문제는 야권인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후보단일화를 이룰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유리하다고 보는 논거는 민주통합당의 경우 뚜렷한 대권주자 없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손학규 전 대표 등이 권역별로 선거 지원에 나서는 반면, 한나라당의 경우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총선을 대선 전초전이라고 여기고 사활을 건다는 점과 한나라당이 호남보다 의석수가 훨씬 많은 영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반면 민주통합당이 제1당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정치컨설팅 이윈컴의 김능구 대표는 “민주통합당은 총선에서 수도권과 부산·경남지역에서 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민주통합당이 과반수는 넘지 못하지만 130석에서 140석으로 제1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능구 대표는 “한나라당이 지난 2004년 총선 초기에는 50석도 못건진다는 말이 나왔었는데, 박근혜 대표의 활약으로 121석까지 확대했다”며 한나라당은 이번에도 120석 정도는 자체 능력으로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통합당이 원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율 교수는 “한나라당에서 친이(이명박)계가 떨어져 나오고, ‘박세일 신당’ 에 보수진영의 표가 분산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렇게 될 경우 민주통합당이 통합진보당과 연대를 한다면 160석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의 경우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후보단일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가 변수다. 특히 통합진보당은 민주통합당과 선거연대를 할 경우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20석에 근접하겠지만 야권연대가 무산되면 한 자릿수 이하의 의석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권순철 기자 i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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