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IT도 한류! 해외 진출 가속화된다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SK C&C, 현지 맞춤형 시스템 제작해 글로벌 기업에 도전장

“확실히 그때와 비슷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그때는 도로나 항만과 같은 사회간접자본과 관련된 하드웨어적 사회적 인프라 건설이었다면, 지금은 정보통신기술(ICT)이 중심이 된 IT 인프라 구축이 중심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SK C&C 관계자의 말이다. 그때는 한국 건설업체들의 해외수주 붐이 일었던 1970~80년대를 말한다.

국내의 대표적 IT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나서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해 4월 4억4000만 달러의 쿠웨이트 유정시설 보안시스템 통합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 LG CNS는 오만 수리조선소 통합시스템 구축을 계약했다. SK C&C는 1억1120만 달러 규모의 아제르바이잔 바쿠시 ITS(지능형 교통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SK C&C가 구축한 몽골 울란바토르시 ITS 교통통제센터 전경.

SK C&C가 구축한 몽골 울란바토르시 ITS 교통통제센터 전경.

1970~80년대 한국 건설회사가 초창기 겪었던 것처럼 제일 먼저 부딪힌 장벽은 해당분야에서 수십년 노하우를 축적해온 글로벌 기업들이었다. 이미 전 세계 시장은 IBM이나 HP, 오라클과 같은 글로벌 회사들이 선점하고 있었다. SK C&C 관계자의 말. “자기들 입장에서는 그래도 중요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인데, 한국의 조그마한 업체가 도전장을 내미니 믿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IT 기반 사업 수주는 어느날 갑자기 떨어진 것이 아니라 수년간 공을 들인 결과다. 아제르바이잔의 경우 실제 현지 교통청 관계자를 한국으로 초청, 한국에서 운영되는 시스템을 보여주고 나서야 한국 기업의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5년 동안 163배 매출 성장
또 하나 글로벌 IT기업들과 차별성을 둔 부분은 철저한 현지화 작업. “선진국 업체는 이미 만들어놓은 자신들의 솔루션에 맞추라고 한다. 건설과정으로 비유한다면 ‘미국에서는 이런 건물이 유행한다. 그러니까 이렇게 지어’ 하는 식이다. 반면 우리는 최대한 현지 상황에 맞게 커스터마이즈(customize)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시스템 제공과 더불어 실제로 다 짓고 나면 그 사람들이 운영할 수 있도록 교육을 통해 역량도 갖춰주는 방식이니 마음에 들어 했다.”

글로벌 IT시장은 아직 블루오션이다. 글로벌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는 매출규모에서도 확인된다. SK C&C가 해외매출을 처음 올린 해는 2005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TV시스템 구축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은 6억원이었다. 2010년 벌어들인 총액은 976억원이다. 5년 사이에 163배의 성장을 이룬 것이다. 

아제르바이잔에서의 ITS사업 경험은 연이어 몽골 울란바토르시 ITS시스템 수주(2008년 12월), 중국 선전시 ITS 종합설계사업 수주로 이어졌다. 국가안전관리정보시스템을 구축했던 경험도 해외수출로 이어지고 있다. 2008년 인도네시아의 쓰나미 조기 재해경보시스템 구축사업에 이어 올해는 필리핀 메트로 마닐라지역의 재해방지 및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을 수주했다. 북미지역에서 모바일커머스 시장에 진출하는 등 정보통신기술사업의 다각화도 추진되고 있다.

해외진출, 특히 중동의 진출에 위험요소로 지적돼온 것이 흔히 오일머니의 가치변동, 정세불안 요소 등이다. 여기에 IT기술의 특성상 빠른 기술적 진화나 업계 표준의 변화, 그에 따른 고객 요구의 변동도 넘어야 할 장벽이다. SK C&C 관계자는 “여러 지역의 사업경험을 통해 노하우가 쌓였기 때문에 아직까지 큰 문제가 나온 적은 없다”며 “사실 해외에 진출하기 전에 그만큼의 경쟁력을 가졌는지 판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리스크 관리를 위한 맷집은 어느 정도 갖췄다는 자신감의 표출이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