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기념할 만한 1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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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시대에 바다를 누빈 포르투갈 무장상선의 이름을 아는가. 100년 전 만주 서간도에 설립된 독립군 양성을 위한 군사교육기관은 무엇인가. 제23회 동계올림픽대회의 개최지는? 기후변화협약·생물다양성협약과 함께 유엔의 3대 환경협약 가운데 하나로 불리는 것은? 올해 우리나라에서 열린 가장 큰 국제 경기는?

내친 김에 질문 몇 개를 더 해보자. 입으로 불어 소리를 내는 ‘디저리두’라는 관악기의 기원지는? 국가적인 재난이 발생했을 때 국민의연금품 모집과 배분, 재해 복구, 이재민 지원 등을 하는 법정구호지원기관의 이름은? 고려대장경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연도는? 이포보는 어느 강에 설치된 보일까. 올해 우리나라가 달성할 수출입 규모는?

지난 11월 17일 발행한 발해 대조영 특별우표 4종.

지난 11월 17일 발행한 발해 대조영 특별우표 4종.

10개의 문제를 다 맞히지 못한다고 낙담할 것까지는 없다. 올해 기념할 만한 10가지 일을 우정사업본부가 발행한(또는 발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념우표로 구성해본 것이니까. 우표 애호가나 우정인이라면 금방 알겠지만 일상에 쫓겨 무심하게 한 해를 보낸 대다수 독자에게는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닐 것이다.(정답을 말하면 순서대로 나우, 신흥무관학교, 평창, 유엔사막화방지협약,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호주, 전국재해구호협회, 1011년, 한강, 1조 달러다.)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20회에 걸쳐 55종의 우표 5533만장을 발행했다.(12월 1일 발행 예정인 연하우표 1종 170만장 포함, 나만의 우표 6종 20만장 제외) 이 가운데 기념우표는 9회 발행했는데, 총 15종 1200만장이다. 한국-포르투갈 수교 50주년, 한국-호주 수교 50주년, 신흥무관학교 설립 100주년, 전국재해구호협회 창립 50주년, 제23회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유치,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1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유엔사막화방지협약 제10차 총회, 4대강 사업 완공 등을 기념해서다. 연말에 무역 1조 달러 달성이 예상되는 만큼 이와 관련한 기념우표의 추가 발행도 점쳐진다.

원래 우편요금 납부의 증표로서 고안된 우표는 그 이상의 기능과 의미를 가진다. 우편물에 첨부되어 국내외로 퍼져나가 많은 사람에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발행 기관으로서는 국민 계몽, 기금 조성, 정책 선전, 국가 홍보 등 여러 가지 목적에 활용할 수 있으며 일반인에게는 연구나 취미, 심지어 이재의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자연, 역사, 문화, 예술, 생활 등 그 나라의 정수가 우표에 담기고, 그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의 역할을 하게 된다. 말하자면 우표 자체가 하나의 문화이자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우표 발행 기관이 소재 선정이나 디자인, 인쇄에 심혈을 기울이는 건 그래서 당연하다.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9종의 기념우표 외에 한국의 캐릭터(뽀롱뽀롱 뽀로로), 명목(제주 산천단 곰솔군, 금산 요광리 은행나무, 함양 학사루 느티나무, 하동 축지리 문암송), 아름다운 관광지(담양 죽녹원, 보성 녹차밭, 창녕 우포늪, 청송 주산지), 공룡(스켈리도사우루스, 스테고사우루스, 알로사우루스, 딜로포사우루스) 등을 담은 시리즈 우표와 세계유산(태조 건원릉, 세종 영릉), 한국화(조석진의 산수, 채용신의 운낭자상, 지운영의 장송낙일, 김기창의 군마도), 한국사(발해 대조영), 가족, 극지빙하 보호 등을 소재로 특별우표를 발행했다.

지난 11월 17일 발행한 발해 대조영 특별우표는 고조선 단군왕검, 부여 금와왕, 고구려 주몽에 이어 ‘우리 문화 정체성 바로 세우기’의 일환이다. 당나라에 대항하는 고구려 유민, 당나라군 격파, 발해 건국, 해동성국 발해 등을 표현하는 4종의 우표로 이루어져 있다.

우표에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이를 수집하는 독자라면 우표 앨범을 펼치거나 한국우표포털(http://stamp.epost.kr/)에 들어가 올해 발행한 우표를 보면서 한 해를 정리해봄직하다. 가장 작은 프레임으로 가장 크게 시대와 세상을 조망하는 한 방법일 듯하다.

<신동호 선임기자 hu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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