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인물

오세훈의 정치적 동지 누가 있나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강철원 실장·황정일 특보·이종현 대변인·유창수 보좌관 등 핵심 측근

“8월주민투표 이후 정해진 정치적 스케줄은 없다.”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대권 행보를 위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오세훈 시장 측근의 대답이다. 오 시장도 대권 행보 여부에 대해 가타부타 확인해주지 않고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에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오 시장의 ‘정치적 책임’은 대권 행보라고 분석한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박근혜 전 대표의 대항마로 오 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를 꼽고 있다. 8월 이후 오 시장의 행보가 어디로 향하는지에 따라 정치권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6월 16일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청에서 서울시내 초등학생과 중학생에 대한 전면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주민투표 실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복지포퓰리즘추방 국민운동본부는 1톤 트럭 3대에 싣고 온 80만1263명분의 서명부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 김정근 기자

6월 16일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청에서 서울시내 초등학생과 중학생에 대한 전면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주민투표 실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복지포퓰리즘추방 국민운동본부는 1톤 트럭 3대에 싣고 온 80만1263명분의 서명부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 김정근 기자

오 시장의 행보와 함께하는 이들은 누가 있을까. 오 시장은 다른 대권주자처럼 대선캠프를 운영하지 않는다. 대신 대일고·고대 법대 동문과 서울시 공무원, 정치권, 학계 지인들과 밀접한 교류를 하고 있다. 다양한 인맥과 교류를 하면서 정책을 가다듬고 있다.

대일고 동문은 박형준 청와대 사회특보가 대표적이다. 오 시장을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끌어들이는 데 앞장선 박 특보는 고교 동문이자 고대 선배다. 고대 법대 인맥으로는 윤관 전 대법원장의 아들인 윤준 대법원장 비서실장, 박철민 변호사 등이 꼽힌다.

서울시 전·현직 공무원 중 측근 인사로 꼽히는 이는 16대 국회에서 보좌관으로 활동했던 강철원 정무조정실장, 황정일 시민소통특보를 꼽을 수 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의 보좌관 출신인 이종현 대변인은 2006년 서울시장 선거에 합류한 뒤 지금까지 함께 활동하고 있다. 오 시장의 속마음을 잘 알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조은희 부시장 정치적 파트너십 돈독
유창수 정책보좌관은 각종 정책을 옆에서 챙기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오 시장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냈던 김태완씨가 시민불편개선단장으로 채용돼 서울시에서 근무하고 있다.

서울시 최초의 여성 부시장인 조은희 정무부시장도 핵심 인사로 꼽힌다. 여성가족정책관 시절 서울시 ‘여행프로젝트’(여성이 행복한 서울 만들기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이후, 오 시장의 정치적 과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오 시장과 별다른 정치적 인연이 없었지만, 여행프로젝트를 인연으로 정치적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 정무부시장의 뒤를 이어 허미연 여성가족정책관이 지난해 7월 서울시에 채용됐다. 허 정책관은 동부여성플라자 대표, 여성능력개발원 원장 등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분야별로 자문을 해주는 지인도 주목받고 있다. 주택분야를 조언했던 최창식 전 성균관대 석좌교수는 4·27 재선거에서 서울중구청장에 당선됐다. 복지분야의 조언자였던 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는 서울시복지재단 대표이사를 거쳐 지난 1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에 임명됐다.

권영걸 서울대 교수는 서울시 디자인총괄본부장 시절 디자인 서울을 진두지휘했다. 사회부문은 윤은기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이 자문을 맡고 있고, 문화는 서울시 홍보대사를 지내고 있는 배우 최불암씨가 도움을 준다.

서울시장 보좌조직 방대하게 운영
정치권에서는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던 권영진 의원,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출신의 김성태 의원, 김성식·윤석용·조윤선 의원 등과 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성식 의원은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 때 오 시장을 “21세기형 시장”이라고 칭찬한 적도 있다. 보편적 복지를 강조하는 김성식 의원은 오 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 추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까. “이젠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말을 더할 시기는 지났다”면서 “당직자로서 이런 사안에 대해 평가를 하기 어렵다”고 즉답을 피했다.

[표지인물]오세훈의 정치적 동지 누가 있나

오 시장은 정책을 놓고 측근들과 토론할 때 의견을 잘 듣는 편이다. 다만 자신의 소신에 맞는 정책일 경우 측근을 설득해서라도 밀고 나가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 안에 대해서도 보좌진과 측근들은 반대했지만, 오 시장이 뚝심있게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의 장점은 다양한 인맥과 소통 능력이다. 하지만 인사정책은 많은 구설수에 올랐다. 심지어 “서울시장 보좌조직을 대선캠프처럼 운영한다”는 비판도 받는다. 경기도와 비교해도 보좌조직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경기도는 서울시보다 인구가 100만명이 더 많다. 하지만 서울시장 보좌조직이 경기도지사 보좌조직보다 방대하다.

김용석 서울시의원(민주당·도봉구)은 “2006년 이명박 시장 때 12명이던 비서실 정원이 2010년에 두 배로 늘었다”면서 “대변인실과 시민소통기획관에 있는 팀을 보면 대선캠프를 연상하게 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서울시장 보좌조직 현황을 보면 신문팀, 모니터링팀, 보도기획팀, 인터넷뉴스팀, 매체관리팀, 소통전략팀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경기도지사 보좌조직 총 인원은 78명인데, 서울시장 보좌조직은 210여명을 넘어선 것도 ‘대선 조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법적인 보좌기구는 12개이지만, 현재 22개를 운영하는 것은 무분별하게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어느 지자체나 다 있는 조직이다. 시민소통특보는 서울시와 시민사회단체의 가교 역할을 하고, 정무조정실은 정치권과 연결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서울시와 같은 거대조직에서 서울시장의 보좌조직 운영은 필수적이다”라고 항변했다.

<최영진 기자 cyj@kyunghyang.com>

관련기사

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