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차별 없는 보편적 복지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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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정 대전 유성구청장, ‘더불어 잘 사는 사회’ 노력

"'사람’이 중심이 되는 세상으로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유성온천’으로 유명한 대전 유성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진원지는 허태정 구청장(46)이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간판을 들고 나와 지금의 자리에 오른 그는 “뭔가를 새로 짓고 세우고 만드는 SOC(사회간접자본) 중심의 행정에서 교육·복지·문화 등 ‘사람’이 중심이 되는 행정으로 변화시켜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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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구청장 자리에 오르고 1년의 세월이 흘렀고, 변화의 결과물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생각꾸러미 공원 조성 프로젝트’는 ‘허태정 발(發) 변화’를 상징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이들의 아이디어로 공원(놀이터)을 만들 수는 없을까’

허 구청장은 공원을 만드는 데 어린이들의 아이디어를 직접 반영시키기로 하고 아이디어 공모에 들어갔다. 922명의 어린이들이 아이디어를 냈다.

아이들 아이디어로 ‘꾸러미공원’
유성구는 현재 어린이들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설계한 어린이공원(5개)을 만들고 있다. ‘꾸러미공원’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공원은 내년 5월 어린이날에 문을 열 예정이다.

‘걸어서 10분거리 작은도서관 10개 만들기’ 사업은 ‘보여주기 중심’의 대형 사업이 중심이 되고 있는 요즘 시대에 또다른 충격을 준다. 이 사업은 문화시설이 전무한 지역에 질적으로 우수한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주는 사업이다.

허 구청장은 “시행 첫 해인 올해 3개를 만들고 2012년에 4개, 2013년에 3개 등 모두 10개의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주민들이 보다 편하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른 지자체의 관심을 끄는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배경에 대해 “주민들의 눈높이에서 행정을 펼치면 답이 나온다”고 말했다.

허태정 구청장이 추진하고 있는 ‘축제의 정체성 찾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성의 대표 이미지인 온천을 주제로 유성의 전통성과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축제를 만들겠다”고 벼르던 그는 최근 ‘2011 유성온천 핫 페스티벌’이라는 작품을 내놨다. 이 축제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유성온천’을 테마로 기획한 것이다.

유성의 대표 이미지인 온천을 주제로 연 이번 축제는 지난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 동안 45만여명의 관람객이 찾아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허 구청장은 “이 축제의 열기를 내년에 개최할 예정인 ‘대한민국 온천대축제’로 이어갈 예정”이라며 “온천수 치료체험, 에어돔 스파체험, 온천머드 체험 등 온천 관련 체험 프로그램을 대폭 보강해 대전을 대표하는 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유성을 둘러싼 환경이 좋아진 것도 고무적이다. 세종시 건설이 확정된 데 이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거점지구 입지가 유성으로 결정되면서 이 지역은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허 구청장은 “요즘 세종시와 유성구의 상생방안, 과학벨트 지원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종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유성구가 교육, 쇼핑, 의료 등 정주여건을 제공하는 배후도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세종시와 유성구의 상생전략을 담은 ‘스토리가 있는 세종&유성’이라는 제목의 정책자료집을 낸 데 이어 ‘세종&유성 상생발전 TF팀’을 가동하고 각계의 전문가를 중심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그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유성 입지와 관련, “유성구는 대전시와 협력체계를 강화해 거점지구 개발에 필요한 행정절차 등 제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특히 도안신도시나 노은지구, 구즉·관평동 일대를 중심으로 정주여건과 문화·예술 관련 인프라를 조성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유성 상생발전 TF팀’ 가동
허 구청장은 “이번 세종시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태를 보며 비록 국가의 최고책임자라고 해도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릴 수 없고, 국민의 의사를 무시한 정책은 준엄한 심판을 받는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6월부터 유성을 비롯한 대전지역에서도 전면 무상급식이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 학교급식이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이 바로 유성구이고 허 구청장도 강한 의지를 갖고 추진에 나섰지만, 교육청과 일부 구청의 반대로 시행시기가 늦춰진 것이다.

허 구청장은 “무엇보다도 밥 한 그릇에 차별받지 않고 함께 나눠 먹으며 아이들 모두가 동등하다는 가치를 배우면서 스스로 느끼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허 구청장은 “유성구는 지난 1996년에 학교급식지원을 추진해 오늘날 시행되고 있는 학교급식의 원형을 마련한 바 있다”며 “2014년까지 초등학교 전 학년에 무상급식이 원활하게 실현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지역에서 생산된 친환경 농산물을 활용한 친환경급식도 적극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허 구청장은 “취임 후 가장 관심을 갖고 고민한 분야는 바로 복지”라며 “차별 없는 보편적 복지를 통해 ‘행복누리봄’이라는 이름의 복지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장애학생 방과 후 교실 운영, 장애인 보장기구 수리비 지원사업, 찾아가는 어르신 건강교실, 무한돌봄센터 운영사업, 희망나눔 연료뱅크 등 다양한 콘텐츠로 채워져 있다.

허 구청장은 늘 노무현 정신을 잊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5월 15일 유성구 관내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의 2주기 추모콘서트 무대에도 직접 올라갔다.

그는 “‘사람 사는 세상’으로 표현되는 노무현의 정신은 ‘국가균형발전’ ‘참여와 소통’ ‘분배와 복지’ 등의 정책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정신은 노무현 전 대통령만의 가치가 아니고 이 시대 우리 모두가 추구해야 할 가치이기 때문에 나 또한 노무현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태정 구청장 약력
‘386 운동권’ 출신인 허 구청장은 대전지역의 대표적인 ‘친노’ 인사다. 대학 재학시절 총학생회 간부로 일한 것을 계기로 참여정부에 이르기까지 사회운동가의 길을 걸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따라 청와대에 들어가 인사수석실 행정관으로 일했다. ▲대전 대성고 ▲충남대 철학과 ▲대덕연구개발특구복지센터 소장

<윤희일 경향신문 전국부 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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