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특집

순천, 녹색도시의 꿈을 보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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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관광자원 보존으로 성장 발판 마련

■ 주간경향·환경재단 공동기획 ‘그린파워21’

전남 순천만의 6월은 싱그럽다. 청정 갯벌과 파란 물결의 갈대밭, 그곳에 노니는 철새들의 모습에서 순천만의 활기를 느끼게 한다. 순천만이 ‘국내 최대 생태관광지’로 자리잡고 있다. 순천만은 지난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국내외적으로 그리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포구였다.

국내 최대 생태 관광지 전남 순천만은 싱그러운 6월을 맞아 갈대밭이 마치 파란 융단을 깔아 놓은 듯 생기가 넘쳐나고 있다. |순천시 제공

국내 최대 생태 관광지 전남 순천만은 싱그러운 6월을 맞아 갈대밭이 마치 파란 융단을 깔아 놓은 듯 생기가 넘쳐나고 있다. |순천시 제공

지난 2002년 불과 10만명 수준이었던 순천만 관광객이 매년 늘어나 지난해 295만명을 기록했다. 한국 관광공사가 정한 ‘관광객 단순비용’으로 환산해도 연간 1000억원가량의 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이다.

음식점과 숙박업소가 활기를 띠고, 도시 전체도 살아숨쉬는 모습이다. 이제 순천만은 ‘순천 도시 발전의 견인차’로 자리매김했다. 대형 굴뚝 하나 없이 녹색성장의 발판을 확실히 마련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이처럼 ‘순천만=녹색성장’의 표본이 되기까지는 노관규 순천시장과 시의회·시민단체·주민 등이 하나가 돼 힘을 모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특히 노 시장이 순천만에 쏟은 열정은 남다르다. 그는 지난 2006년 민선 4기 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지역의 꿈’을 찾아 나섰다.

습지 관광객 늘어 도시 활기 찾아
당시 순천은 조용한 교육도시였다. 주변의 여수와 광양은 대규모 산업단지에서 창출하는 부가가치를 바탕으로 도시 발전을 이뤄갔다. 노 시장은 “민선 4기 후보시절 어떻게 하면 조용하기만 한 순천을 활력 넘치게 할 것인지 고민하다 순천만을 떠올렸다”고 회고했다.

노관규 순천시장.

노관규 순천시장.

그는 2006년 당선되자 곧 바로 시청의 능력 있는 직원들을 중심으로 ‘순천만 개발 태스크포스’를 꾸렸다. 도시 발전 전략도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으로 정했다. 천혜의 생태자원을 지역경제 활성화와 개발에 접목하겠다는 전략을 짠 것이다.

때 마침 순천 시가지를 가로질러 순천만으로 흘러드는 ‘동천’이 생활하수의 완벽한 정화로 깨끗해지면서 순천만도 생태하천으로 변했다.

2006년 1월 순천만 28㎢가 국내 연안습지 가운데 처음으로 ‘람사르협약 등록 습지’로 지정됐다. 2008년 10월 28일~11월 4일까지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제10차 람사르 총회’ 공식 방문지로 순천만이 선정됐다. 세계 습지 NGO 들이 순천만에 모여 습지 보호에 대해 머리를 맞대면서 순천만의 가치는 상승했다.

순천만의 기적 벤치마킹 움직임도
순천시는 여세를 몰아 2009년 4월 정부 승인을 받아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유치에 나서 같은 해 9월 유치에 성공했다. 여기에는 시민들의 힘이 컸다. 시민들의 생각 속에 순천만이 ‘녹색성장의 주요 자원’이란 사실이 각인된 것이다.

이처럼 순천시가 ‘녹색성장’을 향해 달려가기까지는 지역내 일부 시민단체와 시의회 등의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노관규 시장은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차분하게 일을 추진했다. 2009년 순천만에 서 있던 전봇대 228개를 모두 뽑아내고 철새들의 안정적인 먹이와 쉼터를 마련했다.

전남 순천만의 생동감 넘치는 배경을 바탕으로 만들어진‘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포스터.

전남 순천만의 생동감 넘치는 배경을 바탕으로 만들어진‘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포스터.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는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녹색축제’다. 주제도 ‘지구의 정원, 순천만’이다.

순천만과 인접한 도사·풍덕동 일원 152만7000여㎡를 주박람회장과 국제습지센터, 수목원, 저류지 등 4구역으로 나눠 개발할 계획이다. 주박람회장 55만8000여㎡에 ‘세계의 정원’을 비롯한 참여 정원, 꽃의 정원, 한방약초원, 물의 정원 등 다양한 생태정원이 조성된다.

이미 5월 27일 나무심기를 시작했다. 내년 5월 말까지 큰 나무 1만5000여 그루를 포함해 모두 47만여 그루를 심을 예정이다.

순천만이라는 ‘자연 정원’과 정원박람회를 통해 조성될 ‘인공 정원’이 조화를 이뤄 순천만의 가치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순천시는 정원박람회를 통해 1조3323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6790억원의 부가가치, 1만1000명의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순천시의 녹색성장을 향한 행보는 중앙정부도 주목했다. 노 시장은 지난해 2월 청와대에서 열린 ‘제7차 녹색성장위원회’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노 시장이 일군 순천만의 기적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정부와 기관·단체 관계자들이 줄지어 찾고 있다.

순천은 지난해 11월에는 유엔환경계획(UNEP)의 공인대회인 ‘2010 리브컴 어워즈’에서 ‘세계에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 은상을 차지했다. 지난 2월 문화재청에서는 순천만을 비롯한 서남해안 갯벌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 대상’으로 선정했다.

<나영석 경향신문 전국부 기자 ys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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