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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달구벌을 달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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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막 D-100 카운트다운

올림픽, 월드컵에 이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불리는 제13회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지난 19일부터 D-100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대구육상선수권대회는 8월 27일 대망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9월 4일까지 9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대구대회는 2007년 오사카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열린다. 8월 15일까지 최종 엔트리 제출 기간은 남아 있지만 남녀 47개 세부종목에서 202개국 20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 베를린세계선수권을 넘어서는 사상 최대 규모다. 달구벌을 달굴 세계적인 스타와 대회 준비를 살펴본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주경기장인 대구스타디움의 트랙이 기존 우레탄 포장에서 청색의 몬도 트랙으로 교체됐다. 지난해 12월 17일 준공식이 끝난 뒤 대구체육고 학생들이 100m 트랙을 달려보고 있다. |연합뉴스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주경기장인 대구스타디움의 트랙이 기존 우레탄 포장에서 청색의 몬도 트랙으로 교체됐다. 지난해 12월 17일 준공식이 끝난 뒤 대구체육고 학생들이 100m 트랙을 달려보고 있다. |연합뉴스

우사인 볼트 세계기록 세울까
남자 100m 결승전은 대회 최고 하이라이트다. 세계기록(9초58) 보유자인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는 단연 특급스타. 볼트가 출현하기 직전인 2007년 오사카대회까지 3관왕을 달성하며 100m 지존으로 군림했던 타이슨 게이(29·미국)와 아사파 파월(29·자메이카)은 ‘볼트 타도’를 벼르고 있다. ‘2인자의 오명을 씻겠다’는 당찬 각오 속에 ‘인간 탄환’ 3파전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여자 100m에서도 2008 베이징올림픽, 2009 베를린대회를 제패했던 셸리 프레이저(25)와 2인자 캐론 스튜어트(27·이상 자메이카), 현역 최고기록(10초64) 보유자인 카멜리타 지터(32·미국)의 3파전이 이목을 끈다.

여자 200m에서는 대회 4연패에 나서는 앨리슨 펠릭스(26·미국)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자신에게 패배를 안겼던 캠밸 브라운(29·자메이카)과 라이벌전을 펼친다.

마라톤 강국 케냐는 2시간4~5분대를 뛰는 정상급 마라토너를 전면에 내세워 우승을 예약한 상태. 에티오피아도 베이징올림픽과 베를린세계대회 남자 5000m와 1만m를 싹쓸이한 케네니사 베켈레(29)라는 영웅을 앞세워 장거리를 석권할 태세다. 세계최고기록(2시간3분59초) 보유자인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37·에티오피아)는 출전을 저울질하고 있다.

단거리 지존 미국 명예회복 관심

세계기록 보유자인 우사인 볼트가 2010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에서 우승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기록 보유자인 우사인 볼트가 2010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에서 우승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별 경쟁은 ‘절대강자’ 미국에 맞서 종목별로 어느 정도의 메달을 따낼지가 관전 포인트다. 미국은 12회 대회까지 금메달 120개를 따내 역대 메달 순위에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미국은 매 대회 47개의 메달 가운데 10개 이상을 따낸 육상강국. 하지만 자메이카 출신인 볼트라는 ‘괴물’이 나타난 2008 베이징올림픽 후부터 단거리에서 왕좌를 내줬다. 여자 단거리에서도 자메이카에 밀리면서 2009 베를린세계대회에서는 금메달 숫자가 10개로 줄었다.

단거리에서 ‘만년 2위’였던 자메이카는 베를린대회에서 볼트가 출전한 남자 100m·200m·400m 계주, 여자 100m·100m허들·400m계주 등 단거리 6종목에서 미국을 꺾고 단숨에 최강으로 발돋움했다. 베이징올림픽 이후 주도권을 가져 온 자메이카와 미국의 치열한 메달 레이스가 전망된다.

한국 결선 ‘10-10’ 달성 최대목표
역대 최다인 82명의 선수를 출전시키는 한국은 10개 종목에서 10명의 결선자를 배출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남자의 경우 마라톤을 비롯해 20㎞·50㎞경보, 110m허들, 400m계주, 멀리뛰기, 세단뛰기, 장대높이뛰기, 창던지기 등 9개 종목에서 틈새를 노린다. 여자 100m허들에서도 결선 진출을 타진한다.

한국은 국제육상경기연맹이 지난해 말 세계선수권 출전 기준기록으로 제시한 A기록과 B기록 가운데, B기록 통과에 초점을 맞췄다. 세계선수권에서 한 나라는 한 종목에 최대 4명의 선수를 출전시킬 수 있다. A기록 통과자로 4명을 내보낼 수 있고, A기록 통과자 3명과 B기록 통과자 1명으로 팀을 구성할 수도 있다.

남자 110m 허들의 박태경(31·광주광역시청)은 광저우에서 13초48을 찍고 동메달을 따면서 B기록(13초60)을 넘겨 자력으로 진출권을 획득했다. 2007 오사카세계대회 세단뛰기에서 결선에 올랐던 김덕현도 최근 세계선수권 진출권을 하나 더 보탰다. 6m76을 뛴 바 있는 멀리뛰기의 정순옥은 지금 기록을 유지한다면 A기록을 통과한다. 여자 100m 허들의 이연경도 자신의 기록(13초00)만 달려도 B기록(13초15)을 가뿐히 넘을 수 있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최윤희는 10㎝만 더 날아오르면 한국기록(4m35)을 넘어 B기록(4m40) 기준을 충족한다.

재기 노리는 달구벌 예비스타들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스코트인 ‘살비’. |경향신문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스코트인 ‘살비’. |경향신문

남자 110m허들에서 류샹(28·중국)이 부활에 방점을 찍을지 이목이 쏠린다. 류샹은 부상으로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기권한 뒤 최근 재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5일 상하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다이아몬드리그 110m허들 결승에서 시즌 최고기록인 13초07을 찍고 데이비드 올리버(29·미국)를 0.11초 차로 따돌렸다. 류샹이 20차례 연속 1위를 달리던 올리버의 우승 행진에 제동을 걸었기에 의미는 더 각별하다. 세계기록 보유자(12초87)인 다이론 로블레스(25·태국)와의 숨막히는 3파전이 예상된다. 여자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장대높이뛰기에서 5m를 넘은 ‘미녀새’ 이신바예바(29·러시아)도 최근 2년간의 부진에서 탈출할지 주목된다. 미국이 베이징올림픽과 베를린세계선수권에서 바통을 놓친 400m계주 악몽에서 벗어날지도 관전 포인트다.

최첨단시설 성공개최 ‘이상무’
대구조직위원회는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췄다고 자신하고 있다. 대회시설 등 하드웨어 구축작업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경기운영 등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막바지 점검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선 최근 수년간 열리지 않았던 대규모 국제 스포츠 이벤트라는 점에서 조직위는 기대감 못지않게 부담감도 큰 것이 사실이다.

대회 주경기장인 대구스타디움은 조명과 트랙, 전광판, 음향시설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교체됐다. 지난달 23일 국제육상경기연맹로부터 국제공인 1등급 인증을 받았다. 트랙에는 반발 탄성이 좋은 파란색 몬도사 제품이 깔려 기능 면에서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 특별한 인상을 준다. 대낮보다 더 환하게 밝힐 수 있는 조명시설과 화면을 분할해 연출할 수 있는 초대형 전광판, 클래식 음악을 감상할 수 있을 정도로 명료한 음색을 자랑하는 음향장치 등은 조직위가 내세우는 첨단시설이다.

<김창영 경향신문 체육부 기자 bod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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