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룡 우정사업본부장 “우편물에 감동 실어나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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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과 보험을 합쳐 82조원 이상을 굴리는 금융계의 큰 손, 한해 45억통의 우편물을 가정과 사무실로 배달해주는 보편적 서비스 제공기관, 바로 우체국이다. 다른 어떤 기관보다 국민생활과 밀착돼 있는 우체국의 총괄 지휘자가 얼마 전 바뀌었다. 제6대 우정사업본부장에 김명룡 전 우정사업본부 경영기획실장이 임명돼 취임한 것이다.

[우정이야기]김명룡 우정사업본부장 “우편물에 감동 실어나르겠습니다”

김 신임 본부장은 정통관료 출신이다. 옛 정보통신부의 우정개발과장, 기술정책과장, 전파방송기획과장과 강원체신청장 등을 지내 현장경험과 경영지식이 풍부한 실무전문가로 꼽힌다. 여기에 균형감각을 가진 합리적 리더십의 소유자라는 인물평을 듣는다. 한국 우정이라는 배를 얼마나 잘 이끌고 갈 것인가. 김 본부장을 지난 4월 14일 집무실에서 만나 이에 대해 물어봤다. 마침 이날 아침 우정사업본부의 물류기능을 떼어내 민영화한다는 내용의 국가물류기본계획이 한 경제신문에 보도됐다. 만약 실행된다면 우정의 근간이 달라지는 중대 사안이다. 이에 대한 질문부터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국토부에서 그런 계획을 세웠다고 정부의 정책포털사이트인 공감코리아에서 확인해줬더군요.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 차원의 중·장기 과제이며 관계부처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추진할 사항’이라고요. 민영화, 다시 추진되는 건가요.
“아는 바 없습니다. 협의가 없었으니까요. 정말 추진한다면 우편사업에서 물류기능만 떼어내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부터 검토해봐야 할 겁니다. 물류라고 하면 시골의 작은 우체국에서부터 우편집중국, 물류센터, 이게 다 연결돼 있거든요.”

표현은 조심스럽지만 말인 즉슨 곤란하다는 얘기다. 그는 취임 이후 밝힌 경영전략에서 ‘미래의 먹거리로 물류를 집중 육성한다’고 한 바 있다. 물류기능의 분리, 민영화는 아예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것이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우정사업의 영역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습니다. 타개책을 어떻게 보십니까.
“우편사업의 위축은 우리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우편물 물량은 줄고 있고, 앞으로도 줄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부가가치가 높은 우편서비스, 국제특송이나 택배사업 등에 역점을 두고 상품을 개발하려고 합니다. 물량은 줄어도 매출은 늘릴 수 있는 방안이니까요.”

실제 지난해 통상우편물은 2.5% 줄었다. 그럼에도 우정사업은 사상 최대인 5000억원가량의 흑자를 냈다.

물량이 줄었는데 5000억원이나 흑자 낸 배경은 무엇인가요.
“금융자산의 운용 수익이 컸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지난해 있은 지방선거와 공무원 인건비 동결 덕을 많이 보았죠. 물론 우리 직원들이 꾸준히 비용절감을 한 측면도 무시할 수 없지만요.”

그렇다면 올해는 어떤가요. 선거도 없고 공무원 임금도 3% 올랐잖아요.
“아주 어려운 환경입니다. 자금운용 여건도 지난해 같지 않습니다. 또 우편요금 인상을 전제로 세입예산을 잡았는데 요금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우선 우체국 예금 금리부터 내릴 생각입니다.”
우편요금은 2006년 11월 이후 5년째 동결돼 있다. 편지 한 통 부치는 데 그때나 지금이나 250원이면 된다. 소비자 입장에선 부담이 없어 좋지만 사업자 입장에선 불만이 없을 수 없다. 경제개발협력기구(OCED) 국가 중 우리나라 우편요금이 가장 싼 것도 사실이다.

우체국은 성격상 기업성과 공공성을 다 갖추고 있는데요, 이 성격을 몇 대 몇이라고 봅니까.
“칼로 무자르듯 말할 수는 없지요. 우체국의 존재 의미는 보편적 서비스를 하는 데 있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공공성이 더 중요합니다. 그러나 기업성이 받쳐주지 않으면 운영이 안 됩니다. 결국 둘 다 추구해야지요.”

새 본부장으로서 우정사업에 가장 필요한 것을 무엇으로 봅니까.
“현실의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 이걸 고민하는 기능을 보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외부와 소통을 많이 하라고 강조합니다. 우편물에 감동을 실어 나르고, 예금·보험에 행복을 담아 드리는 서비스를 하려면 소통해야 하니까요.”

<이종탁 경향신문 사회에디터 jt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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