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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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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포탄을 피해 연평도를 급하게 떠났던 주민들이 11월 25일 집으로 돌아갔다가 옷과 세간 등을 챙겨 인천행 배에 올라타고 있다. |김기남 기자

북한군의 포탄을 피해 연평도를 급하게 떠났던 주민들이 11월 25일 집으로 돌아갔다가 옷과 세간 등을 챙겨 인천행 배에 올라타고 있다. |김기남 기자

연평도는 유령섬이 됐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미 연평도를 도망치듯 떠났다. 전기는 복구됐지만 해가 진 연평도에 불이 켜진 집은 없었다. 전쟁이 나 피난을 떠난 마을처럼 인적이 느껴지지 않았다. 골목에는 깨진 유리창이 나뒹굴고, 주인을 잃은 개가 짖는 소리만이 어두운 적막을 깼다. 최성일 대책위원장(47)은 “날씨는 추워지고 집도 파손돼 더 살 수도 없다. 꼭 남아야겠다는 사람들을 빼고 모두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연평도 820여가구는 하루 아침에 빈집들로 변했다. 주민등록상 인구 1756명, 실제 거주자만 1400여명이던 마을엔 20여명이 채 남지 않았다.

한전 직원들이 11월 25일 연평도에서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한전 직원들이 11월 25일 연평도에서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북한의 포 사격으로 연평도에서 숨진 민간인 희생자 2명의 시신이 11월 25일 인천해경 경비함정 502함에 실려 인천항 해경부두에 도착, 빈소가 차려진 인천 길병원으로 운구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북한의 포 사격으로 연평도에서 숨진 민간인 희생자 2명의 시신이 11월 25일 인천해경 경비함정 502함에 실려 인천항 해경부두에 도착, 빈소가 차려진 인천 길병원으로 운구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11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이 연평도에 쏜 포탄을 앞에 두고 북한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김정근 기자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11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이 연평도에 쏜 포탄을 앞에 두고 북한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김정근 기자

적막한 마을 뒤 초등학교 건물엔 공무원, 취재진, 자원봉사자들만 그득했다. 교실 한구석에는 생수, 라면, 빵 같은 구호물품 수십 상자가 쌓여 있었다. 그러나 이 물품들을 받을 주민은 없었다.

북한의 연평도 기습 포격사태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11월 25일 오후 연평도에서 바라본 북한 개머리해안 마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의 연평도 기습 포격사태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11월 25일 오후 연평도에서 바라본 북한 개머리해안 마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인천의 한 찜질방에 대피한 연평도 주민과 학생들이 11월 25일 수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인천의 한 찜질방에 대피한 연평도 주민과 학생들이 11월 25일 수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연평도 주민들이 육지로 피난을 나간 뒤 방공호가 11월 25일 텅 비어 있다. |김기남 기자

연평도 주민들이 육지로 피난을 나간 뒤 방공호가 11월 25일 텅 비어 있다. |김기남 기자

북한군의 공격을 받은 연평도 피해현장에서 11월 25일 기자들이 취재를 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북한군의 공격을 받은 연평도 피해현장에서 11월 25일 기자들이 취재를 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연평도 자주포 진지는 참혹하게 파괴된 상태였다. 북한군 해안포의 무차별 포격이 준 상처는 여전히 곳곳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연평부대는 비교적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대부분 병사들이 막사와 포상 등 주요 군사시설을 지키고 있었다. 우리군의 벌컨포대 너머로 북한 지역 무도와 개머리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북한군의 포격은 멈췄지만 연평도는 여전히 위기감이 감돌았다.

<권순철 기자 i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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