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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이광재 ‘매니페스토 약속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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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자치단체장 선거공약 평가, 강운태·김문수 최우수상 받아

염홍철 대전광역시장과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2010 매니페스토 약속대상’을 수상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최하고 「Weekly경향」이 후원한 광역자치단체장 선거공약 평가에서 염홍철 시장과 이광재 지사는 50점 만점에 35점 이상을 얻어 대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광역단체 부문 최우수상은 강운태 광주광역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수상했으며, 우수상은 각각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우근민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받았다. 시상식은 9월 15일 오후 2시 영등포 아트홀에서 열린다.

(왼쪽)염홍철 시장, (오른쪽)이광재 지사.

(왼쪽)염홍철 시장, (오른쪽)이광재 지사.

염시장, 공약실천 우선순위 제시 명확
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2010 매니페스토 평가단’을 구성해 지난 6·2지방선거 당선자들의 선거공약서, 의정활동계획서 등을 대상으로 평가했다. 점수는 ▲창의성(10점) ▲내용성(20점) ▲형식성(20점) 등 3개 분야 50점 만점이다. 

평가단은 오수길 고려사이버대 교수(행정학), 라영재 협성대 교수(행정학), 이창언 고려대 한국사회연구소 연구교수 등 10명이 맡았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처장은 “이번 평가에서는 광역단체장의 철학이 반영된 창의성을 비롯해 공약의 실현 가능성 등 내용성과 형식성을 두루 평가했다”며 “단체장들이 선거공약서에 단순하게 공약을 나열한 것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상의 영예를 안은 염홍철 대전시장은 공약 실천의 핵심방안과 그에 따른 우선순위를 명확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염 시장은 지방선거에서 대전을 세종시 원안 관철로 제2수도권 기반 구축과 첨단미래기술의 세계적 중심도시로 육성할 것을 공약했다. 구체적으로는 청주공항-대전정부청사-세종시를 연결하는 광역교통망 구축, 대덕특구 내 첨단미래기술연구센터 설립 등이다.

왼쪽부터 _ 강운태 시장, 김문수 지사, 김관용 지사, 우근민 지사.

왼쪽부터 _ 강운태 시장, 김문수 지사, 김관용 지사, 우근민 지사.

염 시장은 시장으로 당선된 이후 대전엑스포과학공원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대전시는 엑스포과학공원 내에 로봇동물원 등 미래기술의 체험장 등을 두는 사이언스테크 뮤지엄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대전시는 충남도청이 이전하는 도청 이전 부지에 향토박물관, 세계문화역사관 등이 들어서는 문화예술복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대전시는 구도심 중심지였던 중앙로에 벤처아트타운, 인쇄특화거리, 목척교 시민문화공원 등의 건립을 통해 중앙로 재창조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현재 대전의 구도심과 신도심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는 것이 우선 과제”라며 “이를 추진함에 있어서 국비를 지원 받고 민간자본을 유치하는 등 예산 확보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도지사 업무에 복귀한 이광재 강원지사는 강원도 발전을 위한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공약에 따른 예산 총계를 제시한 점 등이 후한 점수를 받았다. 오수길 고려사이버대 교수는 “이광재 지사가 독창적인 공약을 내놔 창의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지방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한 개혁적인 이 지사의 철학에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집]염홍철·이광재 ‘매니페스토 약속대상’

이 지사 공약의 핵심은 일자리, 교육, 복지다. 이에 따라 이 지사는 이른바 ‘3당 노선’을 추구하고 있다. 3당 노선은 ‘식당을 하자(일자리)’, ‘서당을 하자(교육)’, ‘경로당을 하자(복지)’이다. 특히 교육과 관련해 강원도는 태백·영월·평창·정선 등 폐광지역 아이들을 대상으로 방학 때 연세대 원주캠퍼스로 초청해 영어·수학·과학·논술 등을 가르치는 ‘유학 같은 과외’를 실시하고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지사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그는 10월부터 해외를 누비며 내년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평창이 개최지가 될 수 있도록 유치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이 지사는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 때문에 정무부지사를 폐지하고 경제부지사를 최근 임명했다”며 “강원지사가 당연직으로 있는 강원문화재단, 강원도체육회 등의 이사장(또는 회장)직을 전문가에게 맡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지사, 독창적 아이디어 후한 점수
광역단체 부문 최우수상은 강운태 광주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가 받았다. 강운태 시장은 광주지역의 경제활성화 정책 등 현안에 대한 정책대안을 잘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관련, 강 시장은 한때 전국 4대 경제도시였던 광주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광주시는 시장 직속으로 ‘기업유치센터’를 설치하고 빛고을자립형 중소기업 1000개 설립과 문화산업선도기업 500개를 육성할 계획이다. 또한 강 시장은 동학혁명, 광주학생운동, 5·18민주화운동의 발상지인 광주를 세계적 민주인권 평화도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강 시장은 “광주가 세계 최로로 유엔으로부터 인권도시로 지정받을 예정”이라며 “광주는 앞으로 인권지수 등을 개발해 인권의 가치를 널리 확산시킬 예정”이고 말했다. 이와 함께 광주시는 시민들의 숙원인 커뮤니티형 야구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 야구장에는 야구역사박물관, 명예의 전당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특집]염홍철·이광재 ‘매니페스토 약속대상’

김문수 지사는 공약과 관련한 연도별 목표와 사업계획, 임기 내 달성 목표, 임기 후 계속사업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이 돋보였다. 라영재 협성대 교수는 “김문수 지사는 공약 내용에서는 선언적 구호가 아닌 현상인식, 원인분석, 대안마련 등의 논리적 정합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주요 공약사업에 대한 소요예산 추계와 연도별 재원이 상대적으로 잘 명시되어 있다”고 밝혔다.

김문수, 계속사업 청사진 돋보여
김 지사는 요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건설에 올인하고 있다. 경기도가 내년에 착공을 예정인 GTX 노선은 고양-동탄, 청량리-인천(송도), 의정부-군포(금정) 등 3개 노선이다. 최근 정부가 이 사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경기도는 또한 차상위 계층을 지원하는 ‘무한돌봄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며, 말라리아 방역물자 등을 지원하는 대북사업도 다시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경기도청은 최근 종교담당 전담부서를 신설했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기독교, 불교 등 여러 종교단체에서 그동안 많은 민원이 들어왔다”며 “도청의 종교과 신설을 통해 이들의 민원을 효과적으로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유문종 사무총장, 이광재 사무처장 등이 지난 7월 서울시의회 건물 앞에서 매니페스토 실천약속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제공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유문종 사무총장, 이광재 사무처장 등이 지난 7월 서울시의회 건물 앞에서 매니페스토 실천약속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제공

김관용 경북지사와 우근민 제주지사는 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관용 지사는 소속 정당인 한나라당과 정강정책 및 이념과 공약이 조화롭게 구성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 지사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역시 지역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이다. 이를 위해 김 지사는 임기 내 22만개의 일자리 창출과 20조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약속했다. 그는 공공부문(일자리 8만개)과 사회적 기업 육성 등을 통해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경상북도는 포항·구미 등 국가산업공단과 경제자유구역을 조기에 추진하고, 기존의 부품소재공단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경북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영양·청송·봉화군 등 농촌지역도 발전시킬 계획이다. 김 지사는 임기 내에 연소득 1억원이 넘는 농어가를 현재의 7000여 가구에서 2만 가구로 끌어올리고, 농민사관학교를 설립해 농민들에게 기업정신을 심어줄 계획이다.

우근민 지사는 특별자치도라는 권한의 범위와 재정환경, 지역환경에 맞는 선거공약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제주도는 우 지사의 공약과 관련해 교수 등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공약실천위원회를 구성, 앞으로 4년 동안 공약실천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우 지사의 핵심 공약은 자립형 제주경제 기반 구축이다. 이를 위해 그는 제주의 청정 환경과 농축수산물을 활용한 신산업 육성을 통해 일자리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식품산업, 한방·바이오 산업, 물산업, 신재생에너지산업, 프랜차이즈산업 등이 그것이다. 특히 제주는 최근 물산업(제주개발공사, 삼다수)의 성공을 기반으로 맥주제조업에까지 진출할 예정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도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통상마케팅 본부를 신설할 예정”이라며 “우근민 도지사가 직접 수출진흥회의를 주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관광도시인 제주도는 성형·미용·피부 등 의료관광을 기존 관광에 접목시켜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권순철 기자 i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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