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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대선서 야당 승리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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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유시민

서영석 지음·리얼텍스트

서영석 지음·리얼텍스트

이명박 정부가 반환점을 돌았다. 여야 정치인들과 그 주변 책사들이 2012년 대선을 향한 암중모색을 시작할 시점이다. 여당에는 박근혜라는 유력한 후보가 있다. 박 의원은 잠재적 대선후보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 자리를 지켰다. 야권은 할거 양상이다. 몇몇 정치인들의 이름이 거론되기는 하지만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는 이는 없다. 정치평론가인 서영석 전 <데일리 서프라이즈> 대표는 과감하게 단언한다. “야권이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유시민이 야권의 단일후보가 되는 길 외에 다른 길은 없다.” <데일리 서프라이즈>가 2009년 운영난으로 문을 닫은 후 그는 이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책을 한 권 썼다. 최근 출간된 「Why 유시민」이다.

결론은 이미 정해져 있다. 야권은 단일화해야 하고, 그 후보는 유시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관심사는 그러므로 결론이 아니라 거기에 이르는 과정이다. 왜 유시민인가.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형세다. 인물이 좋아도 흐름을 타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 저자는 정치구도 분석으로부터 논의를 시작한다. 그는 한국 정치구도의 핵심이 지역구도라고 본다. 지역감정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정적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제압하기 위해 ‘만들어낸 현실’이라 하더라도, 그 현실적인 지배력은 2012년 대선에서도 유효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 정치의 지역구도는 ‘영남 포위 구도’와 ‘호남 포위 구도’로 요약된다. 대선에서 영남이 고립됐을 때는 야권이 선거에서 이겼다. 반대로 대선이 호남이 포위되는 구도로 치러지면 야권이 필패했다. 저자는 이러한 전제에 입각해 2012년 대선에서 야권이 승리하려면 “호남의 지지를 바탕으로 영남에서 의미 있는 득표를 할 수 있는 사람”을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고는 “비록 2007년 야당 경선에서는 중도에 탈락했지만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유시민이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사실이 저절로 도출된다”고 말한다.

저자가 제기하는 ‘유시민 필승론’의 두 번째 근거는 ‘개혁세력 15%’의 존재다. ‘개혁세력 15%’란 노무현 정권에 대한 최소 지지율이었던 15%의 지지층을 뜻한다. 저자는 “이들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큰 후보”가 유시민이라고 주장한다. 저자가 개혁세력 15%가 유시민을 지지할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당시로서는 그렇게도 인기 없었던 노무현 정신의 계승을 공개적이고 지속적으로 천명했던 거의 유일한 인물”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유시민 개인의 강점은 무엇인가. 저자는 유시민의 3대 강점으로 ‘공감을 유발하는 능력’ ‘진정성과 일관성’ ‘진화하는 능력’을 꼽는다. 유시민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젊은층의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고, 일관된 정치적 신념을 지켜왔으며, 까칠한 논객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인내할 줄 아는 정치인으로 변모해 왔다는 것이다.

유시민은 박근혜 의원을 이길 수 있을까. 저자는 2012년 대선이 보수연합세력 대 진보자유주의 연합세력 간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저자는 민주당에서 어떤 후보가 나오든 민주당 후보로는 호남 포위 구도에서 선거를 치르게 될 가능성이 높아 선거에서 이길 확률이 떨어진다고 본다. 반면 18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에서 30% 이상 득표율을 올린 유시민은 대구·경북 표를 흡수할 저력이 있다. 이 때문에 야권 단일후보로 가장 적합한 인물은 유시민이라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저자는 이명박 정부의 실정이 박근혜 의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지역구도의 관점에서도 야권이 단일화를 통해 부산의 표를 흡수하고 유시민 자신이 영남에서 상당한 득표율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므로, 승리는 유시민의 것이라고 전망한다.

저자는 유시민에 대한 책을 쓰기 위해 그에 관한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는 동안 “유시민이 이미 나라를 경영할 만한 지도자의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의 전망이 현실정치에서 얼마나 정합성을 보일지는 저자의 ‘믿음’이 아닌, 여야 정당들의 ‘포석’과 유권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정원식 기자·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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