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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2030년 17조 ‘그린카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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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친환경차 투자개발 경영전략 전환…8만8천여명 고용 유발도

[줌인]현대기아차, 2030년 17조 ‘그린카 효과’

자동차가 진화하고 있다. 진화의 방향은 명확하다.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수소연료차. 이름은 달라도 하나의 화두는 ‘친환경’을 모토로 삼는 ‘그린카’라는 점이다. 세계 자동차업계는 수 년 전부터 이어져 온 만성적인 수요 정체와 최근의 글로벌 경기 위축의 직격탄까지 맞아 이제는 저마다 생존을 걱정해야 할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특히 고유가로 인해 중대형 차종의 판매가 급감하면서 자동차업계는 고부가가치와 수익성 위주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해 진 것은 물론 감산, 구조조정과 같은 뼈를 깎는 자구 노력까지 요구되는 상황이다. 국내 생산과 국부 창출의 대부분이 수출주도형 산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무역수지에서 자동차의 흑자 폭이 가장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자동차 산업의 생존과 미래 성장을 위한 활로 모색이 절실한 실정이다.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는 ‘그린카’ 개발은 한국의 자동차업계가 넘어서야 할 산이자 피할 수 없는 세계 자동차업계의 트렌드인 셈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지난 2003년 6월 환경경영전략을 기업의 핵심 경영전략으로 승격시키고 세계자동차산업 환경 부문 톱 5 진입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글로벌 환경경영 선포식’을 국내 자동차 업계 최초로 실시한 바 있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환경 방침에 따른 핵심 과제로 ▲환경 친화 제품의 개발 시스템을 구축해 환경 규제 대응능력 및 환경차량 개발능력 향상으로 제품 환경성 강화 ▲오염물질 배출 저감 및 그린 구매 체제를 구축해 청정생산체제 정착 ▲ 환경 친화적인 마케팅, 판매, 서비스 체제를 구축하고 대고객 접점에서의 체계적인 환경경영전략을 수립해 수행하고 있다.

자동차 환경기술·재활용 사업 박차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2011년형.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2011년형.

현대기아차의 친환경 분야 연구개발(R&D) 투자는 전 세계 자동차업계에서도 선도적이다. 2005년 9월 세계 완성차업계로는 최초로 환경기술 전 분야에 걸친 핵심 연구를 체계적으로 수행할 현대기아자동차 환경기술연구소를 설치한 것이 그것이다. 연구소에서는 친환경 차량 개발 등 자동차와 관계된 환경 관련 전 부문의 독자적 연구를 수행하는 등 환경경영의 메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구성읍에 위치한 환경기술연구소는 700기압 수소 충전소, 연료전지 내구시험기, 전기동력시스템 환경시험기, 폐차해체 시스템 등 400여 종의 환경 관련 핵심 시스템 및 부품 개발을 위한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환경 기술 관련 부문을 통합 운영해 제품 개발을 비롯해 생산, 판매, 애프터서비스,폐차 등 전 과정에서 일관된 환경 정책을 펼 수 있어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더욱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5년 11월 국내 최초로 준공된 친환경 폐차 처리장인 ‘자동차 리사이클링 센터’ 역시 현대기아차가 친환경 분야 투자에 대한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를 잘 보여 준다. 현대기아차 남양종합기술연구소 내에 위치한 이 센터는 연간 4000대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함은 물론 그동안 폐차 처리 과정에서 불완전하게 회수되던 각종 액상류와 가스를 85% 이상 회수해 환경 오염을 방지하고, 각종 내·외장품을 소재에 따라 분류하는 등 재활용 가능률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또한 첨단 유비쿼터스 기술을 이용해 폐차 투입 및 재활용, 폐기물 처리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대기아차는 자동차 리사이클링 센터 운영을 통해 얻은 기술을 바탕으로 선행 설계 단계에서부터 부품의 리사이클링 및 친환경 처리 방법을 강구하고 그 결과를 반영하고 있다. 또한 국내 폐차 처리 업계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 운영 기술 및 노하우를 제공, 폐차 처리의 표준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 .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 .

도요타를 비롯한 글로벌 메이커들은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역시 글로벌 메이커답게 친환경차 개발에 전사적으로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현대차는 2008년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모터쇼에서 친환경 브랜드인 ‘블루 드라이브’를 공개한 바 있다. 지난해 4월 일산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열린 ‘2009 서울모터쇼’에서는 ‘블루 드라이브’의 첫 시작인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콘셉트카인 ‘블루윌(HND-4)’를 최초로 공개하고, 현대차의 미래 친환경 자동차 개발과 친환경 기업으로의 성장을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수소연료전지차 기술 세계적 수준
현대차의 첫 양산형 그린카인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는 현대차의 준중형 모델 아반떼를 기반으로 현대차의 독보적인 LPI 엔진기술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접목시킨 친환경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현대차가 3년 7개월 동안 2508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이 차는 ‘세계 최초로 청정연료를 사용하는 고성능·고연비·저유지비의 준중형 LPI 하이브리드’를 콘셉트로 개발됐다. 기아차 역시 지난해 3월 친환경 브랜드 ‘에코 다이나믹스’를 발표하고 친환경차 개발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기아차는 로체 이노베이션을 선보이면서 국내 최초로 에코드라이빙 시스템을 적용한 데 이어 유럽 지역에 국산차 최초로 ISG(Idle Stop&Go) 시스템이 적용된 ‘씨드ISG’모델을 선보였으며, 지난해 8월에는 기아차 첫 하이브리드 차량인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를 선보였다.
 
총 25개월 동안 2400억원을 쏟아 부어 완성한 최첨단 친환경 하이브리드카인 포르테는 아반테 LPI 하이브리드와 같은 ‘최고의 경제성과 첨단 신기술을 겸비한 친환경 자동차’를 콘셉트로 개발됐다. 기아차는 내년에는 중형차에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며, 2012년에는 수소연료전지차를 조기 실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았다.

현대차의 투싼 연료전지차가 주행하는 모습.

현대차의 투싼 연료전지차가 주행하는 모습.

현대기아차는 현재 상용화된 하이브리드카 외에 미래의 친환경차로 각광받고 있는 수소연료전지 차량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차량의 경우 2012년에 조기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현대차는 2012년 1000대, 2018년에 3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2004년 9월 미국 에너지부(DOE)가 주관하는 수소연료전지차 시범사업자로 선정돼 미국 전역에서 수소연료전지차 32대를 지난해까지 시범 운행했다. 국내에서도 2006년 8월부터 지식경제부가 주관하는 수소연료전지차 모니터링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승용차 30대, 버스 7대 등 모두 37대의 수소연료전지차가 운행되고 있다.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진 현대기아차의 수소연료전지차 부문에서도 핵심 부품인 115㎾의 스택을 독자기술로 개발에 성공했으며, 올해 안에 필요한 부품의 99%를 국산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기아차는 투싼 연료전지차 2대와 스포티지 연료전지차 1대 등 자체 개발한 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한 차량으로 미국 동부 메인 주의 포틀랜스 시에서 출발해 캘리포니아 LA에 도착하는 미국 대륙 동서 횡단에 성공한 바 있다. DOE와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파트너십(CaFCP) 주관으로 열린 ‘수소연료전지차 로드 투어’ 행사에서 총 7300㎞ 구간 중 수소 충전을 할 수 없는 3300㎞를 제외한 4000㎞를 완주했다.

이 밖에 현대기아차는 현재의 하이브리드 기술을 바탕으로 최근 들어 주목 받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 및 ‘전기차’ 양산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4월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용 콘셉트카인 ‘블루윌’은 현대차가 지닌 미래 콘셉트카의 역량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리드미컬하게 교차하는 캐릭터 라인으로 다이내믹한 스타일을 형상화한 블루윌의 외장 디자인은 차세대 하이브리드카의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아차의 스포티지 연료전지차가 주행하는 모습.

기아차의 스포티지 연료전지차가 주행하는 모습.

현대기아차는 블루윌을 기반으로 2012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현대차는 지난해 9월에 개최된 ‘2009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소형 하이브리드 스포츠형 다목적 차량(CUV) 콘셉트카 ‘ix-Metro(HND-5)’와 ‘i10’전기차를 선보였다. 현대차가 최초로 선보이는 소형 하이브리드 CUV 콘셉트카 ‘ix-Metro(HND-5)’는 젊고 도시적인 감각을 반영한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에 CUV의 실용성과 다목적성을 겸비했다. 순수 전기차는 배터리와 전기모터만으로 구동하기 때문에 배터리의 수명과 저장 능력에 따라 차량 성능을 좌우한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다른 배터리에 비해 고출력, 고용량의 성능을 자랑하는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적용했다.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는 니켈수소 배터리에 비해 무게가 30% 가볍고, 부피가 40% 적어 효율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차량 내부공간 활용성도 높다. 또한 과충전 및 충돌 시 안전성을 고려해 복합 안전 설계가 반영됐으며, 수십만 ㎞에 이르는 자체 내구실험을 통해 안전성까지 확보했다.

차세대 블러그인 하이브리드카 역점
이 같은 그린카 산업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는 크다. 현재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차 개발 관련 협력업체만 1차에서 3차까지 약 350개에 이르는 상황에서 당장 하이브리드 양산차 3만대 체제를 갖추게 되는 올해에는 2200여 명의 고용 및 42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2018년 50만대 양산 때는 3만7000여 명의 고용증대 효과와 7조원의 생산 유발액이 기대되는 등 친환경 차량 보급 확대에 따른 관련 부품업체의 고용 및 이익 증대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연료전지차 부문에서도 현재 33개의 1차 업체와 87개의 2차 업체들과 함께 상생협력 중에 있으며, 부품협력 업체들은 2018년에 9000여 명의 고용 증대와 1조7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아가 100만대가 양산될 2030년에 이르면 8만8000여 명의 고용 증대와 16조8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연료전지차량 사업이 미래의 친환경 차량에서 고부가가치 핵심 산업으로서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물론 국가의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활로가 될 전망이다.

지구 살리는 친환경 그린차 3대 키워드

*하이브리드카
하이브리드(hybrid) 자동차는 ‘잡종·혼혈’을 의미하는 단어의 뜻 그대로 두 가지 동력원을 함께 사용하는 차를 말한다. 내연 엔진과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엔진을 동시에 장착하거나 차체의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여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등 일반 차량에 비해 연비를 높이고 유해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차세대 자동차다. 많은 경우 유해 가스를 기존 차량보다 90%이상 줄일 수 있고, 대도시의 공기와 주변 환경을 개선할 수 있으며, 교통통제·도로계획과도 잘 맞아 ‘환경자동차(eco-car)’라고도 부른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lug-in hybrid car)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이용해 움직이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가정용 배터리를 장착한 차세대 자동차다. 배터리 충전 시에는 모터만으로 달리다가 배터리 소모 시 엔진과 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주행한다.

*수소연료전지차
압축수소나 메탄올을 산소와 결합해 발생하는 물과 전기를 이용해 동력을 얻는 자동차로, 소음이 적고 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석유를 사용하지 않아 고유가 시대에 대비할 수 있고 환경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 세계 자동차업체들이 개발과 보급에 혈안이 돼 있다. 일본의 도요다와 혼다는 2002년에 처음으로 연료전지 차량을 임대 판매하기 시작했고, 현대자동차도 지난해 4월 미국 에너지성이 주관하는 ‘연료전지차 시범운행 및 수소 충전소 인프라 구축 사업’ 시행자로 선정돼 미국 주요 도시에서 시범 운행하고 있다.


<김태열 기자 yol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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