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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도 혹평하는 강만수의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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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 “아시아 국가 중 유독 한국만 달러 부족 시달려”

강만수 장관(맨 오른쪽)이 국무회의 전 전광우 위원장, 박병원 수석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우철훈 기자>

강만수 장관(맨 오른쪽)이 국무회의 전 전광우 위원장, 박병원 수석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우철훈 기자>

요즘 한국 경제에 대한 외신의 관심이 뜨겁다. 한국 입장에서는 거북하기 짝이 없는 관심이다. 한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진단이 지배적인 탓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0월 10일 ‘침몰하는 느낌(sinking feeling)’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 경제의 부정적인 단면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신문은 10년 전 외환위기를 겪은 아시아 국가들이 현재 대체로 건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유독 한국만 10년 만에 통화 가치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달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강만수 장관이 달러를 구하기 위해 시티그룹과 모건스탠리의 최고경영자를 만날 예정이라면서 “한국 기업과 소비자가 미국과 마찬가지로 과도한 부채를 안고 있고 신용 경색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한국의 단기외채가 800억 달러에 이르고 민간 부문의 채무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180%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근 경제적 어려움이 “비교적 최근 출범한 인기 없는 정부의 감독 아래에서 벌어지고 있다”면서 한국경제연구원의 한 연구원의 말을 빌려 “정부가 통화 정책에 실패하면서 신뢰를 잃었다. 국민이 정부의 위기 관리 능력을 믿지 못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에 앞선 2월 17일에는 이명박 당선자의 7??공약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칼럼을 게재한 바 있다. 칼럼을 쓴 리드 대학의 포스터 카터 교수는 “7??이 이륙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을 던진 뒤, “7% 성장은 경제대국이 최상의 상태에 있을 때도 달성하기 어려운 주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세계 7대 경제강국이 되겠다는 공약에 대해서도 “어떤 나라가 순순히 그 자리를 내줄 것인가”라고 비꼬았다.

월스트리트저널 “제2 아이슬란드 우려”
‘월스트리트저널’과 ‘무디스 이코노미닷컴’의 시선도 호의적이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은 10월 9일 ‘한국은 아시아의 아이슬란드인가’라는 기사에서 아이슬란드가 국가 부도 위기에 몰리면서 아시아에서도 비슷한 국가가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제한 뒤,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한국이 가장 유력한 후보일 것”이라고 썼다. ‘무디스 이코노미닷컴’도 10월 8일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적인 신용 경색이 특히 한국에 나쁜 상황을 가져오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특히 강만수 장관이 “은행이 외환 유동성 부족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말해 은행 주가가 급락했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금융 시장을 진정시키려는 정부의 말과 행동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면서 자기실현적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는 15일 외신 보도의 문제점을 반박하는 해명 자료를 발표하면서 서둘러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그러나 외신 보도의 문제점을 반박하기는 쉬워도 시장에 드리운 강만수 경제호(號)에 대한 짙은 불안의 그림자까지 걷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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