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세계 최대 조력발전소 | 시화조력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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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간만의 차로 청정에너지 생산

시화조력발전소의 공사현장 최근 항공사진.

시화조력발전소의 공사현장 최근 항공사진.

2010년이면 우리나라에서는 최초, 세계에서는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가 서해안 시화방조제 한가운데 장대한 모습을 드러낸다. 자원 빈국 대한민국의 에너지 영토를 확장시켜줄 주인공. 바로 시화조력발전소다. 시화조력발전소는 그 규모 면에서뿐 아니라 최근 청정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해양에너지의 실용화·대형화라는 관점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만한 대역사(大役事)다.

시화조력발전소는 프랑스의 랑스(Rance)조력발전소와 비슷한 규모지만 캐나다 안나폴리스(Annapolis) 조력발전소나 중국의 소규모 조력발전소 등에 비해서는 용량과 효율 면에서 월등히 앞선 규모를 자랑한다. 시화조력발전소 건립의 역사는 1997년 담수호였던 시화호가 환경오염 등으로 ‘죽음의 호수’라는 오명을 가질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당시 해양수산부(현 농림수산식품부)는 시화호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2000년 시화호를 담수호에서 해수호로 변경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한국수자원공사가 시화호의 오염된 수질 개선 및 조력발전소 건설로 청정에너지를 생산하는 계획을 세웠고, 2004년 12월 30일 역사적인 첫 공사를 시작했다. 현재 공사 중인 시화조력발전소는 기존 시화방조제를 이용해 건설하는 것으로 현재 60% 정도가 진행되었다. 한국수자원공사 조력발전소건설단 건설관리과 김기철 과장은 “당초 2009년 상반기에 준공 예정이었으나 예기치 않은 방조제 접속부 누수로 공기가 174일 연기되었을 뿐 모든 공정이 순조롭게 진척되고 있다”면서 “2010년 상반기에 조력발전소가 준공되면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에너지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시화호조력발전소는 발전시설용량이 254㎿로 200㎿의 소양강발전소보다 에너지 부문에서 더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연간 5억5200만㎾ 전기 생산 계획
시화조력발전소 공사 현장은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행정구역 상으로는 경기 안산시 대부동 시화방조제 내 작은 가리섬이다. 이곳은 주말이면 가족이나 연인끼리 방조제를 지나 대부도와 영흥도 등으로 조개구이를 먹으러 가는 차량 행렬이 끊이지 않으며, 약 12㎞에 달하는 시화방조제 한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을 지나가면서 시화조력발전소의 건설 현장을 보기는 좀처럼 힘들다. 왜냐하면 방조제보다 26.5m나 낮은 곳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수차구조물공사가 한창인 이곳은 당초 섬(작은 가리섬)이 있던 자리다. 이곳에서 파낸 흙만 150만㎥(10t 트럭 20만 대 분량)에 달하는데, 이 흙으로 옆에 있는 바다를 메워 6만6000㎡의 레저단지 부지를 조성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반대로 현장은 13만8000㎡로, 축구장 12개 넓이의 지하광장으로 변했다. 발전시설 건설 현장 바로 옆에는 발전기의 집 역할을 할 원통형 구조물이 어마어마하게 큰 입을 벌리고 있다. 기초공사가 끝나면 직경 11∼14m에 달하는 이 원통형 구조물 10개가 나란히 놓이고, 그 속에 7m 길이의 날개 3개를 가진 회전체(러너)가 들어간다.

시화호 수질 개선까지 일거양득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시화조력발전소의 총사업비는 3551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시화호 조력발전의 원리는 최고 9.16m에 달하는 조수간만의 차다. 밀물 때 시화호 바깥쪽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시화호로 물이 유입되는 압력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것. 이렇게 조력발전소는 하루 두 차례 밀물 때(10시간)를 이용, 하루 25만4000㎾, 연간 5억5200만(생산전력×시간)의 전기를 생산한다. 지금까지 세계 최대로 알려진 프랑스 랑스조력발전소(하루 24만㎾, 연간 5억4400만)를 넘어서는 규모로 50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다. 지금까지는 프랑스의 랑스발전소가 최대 규모였지만 시화조력발전소가 완공되면 그 자리를 물려받게 된다. 세계적으로 현재 가동 중인 주요 조력발전소로는 프랑스의 랑스(1967년 준공, 24만㎾), 캐나다의 아나폴리스(1984년 준공, 2만㎾), 중국의 지앙시아(1986년 준공, 3200㎾) 등이 있다. 프랑스 랑스발전소는 40년 동안 성공적으로 운영해오고 있으며, 영국·캐나다·프랑스·미국·인도·러시아·아르헨티나·호주·스웨덴·스페인·독일 및 네덜란드 등이 조력에너지 실용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서해안만큼 입지상으로 최상의 조건을 갖춘 부지는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청정해양에너지원을 생산할 수 있는 지리적 여건을 구비한 나라라는 뜻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차흥윤 부장은 “서해안의 경우 조석차가 최대 9m로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조력발전소를 짓기 위한 최상의 조건을 갖춘 곳”이라면서 “환경오염원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천혜의 에너지”라고 소개했다

주변에 관광단지 조성 문화공간 꾸며
시화조력발전소의 초기 건립 목표는 시화호의 수질 개선이었다. 하지만 수질 개선은 물론, 조력발전소를 건설함으로써 최근 이슈로 부각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원인 전력을 생산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박창준 차장은 “조력발전은 우리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가 찾아야 할 대안”이라면서 “연간 86만2000배럴(390억 원)의 유류 대체효과와 31만5000t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전력 생산뿐 아니라 해양에너지의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로 CDM(Clean Developmnet Mechanism·청정개발체제) 사업도 진행 중이다. 시화조력은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공법이니만큼 토목·기계·전기공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공사다.

따라서 성공적으로 완공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공사 관리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2004년 처음 착공한 이래 210만 시간 무재해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의 한 관계자는 “본격적인 공사는 2005년 우회도로와 가물막이, 접안시설 등의 매립공사를 추진하면서 시작했고, 수차, 수문구조물 공사를 비롯해 발전기와 터빈 등의 본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시화조력의 사업 계획을 밝혔다. 이 프로젝트의 건설 공법은 항만공사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던 사석공사식 가물막이공법에서 벗어나 원형 셀식 가물막이를 적용, 효율성을 극대화해 공사비 절감을 비롯해 공기단축의 효과를 올리고 있다.

또한 시화조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가장 눈에 띄는 공법은 영구 구조물과 같은 구조적 안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돌을 투하하고 제거하는 데 따른 해양오염과 외부에서 흙의 반입을 최대한 억제함으로써 환경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 서해대교 주탁 교각기초의 가물막이 공사의 경우 육상 조립 후 해상 기중기로 이동해 해상에서 조립하는 공법을 적용한 바가 있으나 시화조력의 경우 시공 설계 시부터 면밀한 검토와 해외 시공 사례를 조사, 해상에서 직접 시공하는 방법을 채택했다. 특히 정밀도가 필요한 해상 장비가 파도의 움직임에 따른 오차를 줄이기 위해 수상에서 해저면 아래까지 고정할 수 있는 특수 장비를 활용해 최종폐합오차를 방지하도록 시공하는 등 다양한 공법을 시도한 점이 눈에 띈다. 시화조력발전소의 준공으로 주변 지역의 환경도 획기적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발전소와 더불어 조성되는 66,000㎡의 관광단지는 발전소에서 나온 흙을 이용해 건설하며 다양한 문화공간을 만들어 연간 110만 명에 이르는 관광객이 이곳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단지에는 자연생태체험 테마공간을 비롯해 각종 편의공간을 마련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따른 막대한 관광수입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시화호조력발전소건설단 신종이 단장
“연간 86만 배럴 유류 수입대체효과”

착공 3년 반 정도가 흘렀는데 현재 어느 정도까지 진척되었나.
“2004년 말 착공하여 임시 물막이 및 기초 굴착을 완료하고 구조물 콘크리트 타설 및 발전설비를 중점 설치 중이며, 현재 공정률은 약 60%로 2010년 6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추진 중이다.”

조력발전소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데 완공하면 경제적인 효과가 어느 정도인가.
“발전소를 준공하면 연간 5만5200만의 전력이 생산된다. 이 경우 연간 86만2000배럴의 유류수입대체효과(약 1000억 원) 및 연간 31만5000t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또한 CDM(청정에너지개발체제) 사업에 따른 CO2 배출권 판매가 연간 약 80억 원의 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하며 시화호의 수질도 서해바다와 같은 수준으로 개선할 것이다.”

조력발전이 기존의 다른 발전설비와 비교해 경제성 면에서 어떤 점이 탁월한가.
“설비 면에서는 조력발전이 기존 수력발전과 동일하지만, 수력발전소는 우기 시에 상류 댐저수지에 담수한 물을 이용하여 발전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물의 양이 유한하다. 반면 조력발전소는 조수간만의 차이로 무한정 제공되므로 비고갈성 무공해 청정에너지원이라고 할 수 있다.”

안산시와 함께 시화방조제 조력발전소 부지와 ‘큰 가리섬’을 개발해 인구 3만 명 규모의 도시를 건설하려는 계획도 추진 중이라는데.
“안산시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e사이언스 파크’는 조력발전소 부지와 바다 건너 인접해 있는 ‘큰 가리섬’을 이용해 조력과 바람, 태양, 오션이라는 자연자원에서 얻은 에너지를 이용한 복합 주거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새롭게 건설하는 도시는 청정에너지를 부지 내 모든 시설의 에너지원으로 활용해 도시 전체가 친환경적 에너지로 자급자족하는 첨단도시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김태열 기자 yol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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