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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그라운드 풍성한 빅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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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가 막판 4강 전쟁에 불이 붙고 있다. 두산과 한화 역시 우승을 향해 추석 연휴도 잊어야 할 듯하다. <이석우 기자>

프로야구가 막판 4강 전쟁에 불이 붙고 있다. 두산과 한화 역시 우승을 향해 추석 연휴도 잊어야 할 듯하다. <이석우 기자>

일찍 찾아온 올해 한가위에는 풍성한 스포츠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야구 영웅들이 한국과 일본에서 그라운드를 누비고, 축구도 국내 리그뿐 아니라 박지성과 김두현, 박주영 등이 유럽리그 활약을 예고했다.

보름달 아래 4강 티켓 전쟁
국내 프로야구는 연휴 동안 페넌트레이스 막판 순위싸움을 벌인다. 두산-KIA(잠실), 히어로즈-LG(목동), SK-한화(인천), 삼성-롯데(대구)가 13~15일 벌이는 3연전은 최종 순위를 가리는 분수령이다.
두산은 선두 SK 추격을 포기하고 2위 굳히기를 시도하고 있다. 플레이오프에 직행해야 출혈을 최소화하며 한국시리즈를 치를 수 있다. 두산은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한화를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 2연승을 먼저 따내고도 뒷심이 부족해 4연패로 주저 앉았다.

올림픽 금메달을 이끈 김경문 두산 감독은 “지난해 준우승에 머문 감독의 목표는 우승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최소 2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전의를 불사르고 있다. 4강권에서 멀어진 KIA는 추석 연휴가 반등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다. 부진에 빠진 메이저리그 출신 서재응과 최희섭이 반격의 열쇠를 쥐고 있다.

최하위 LG는 7위 히어로즈를 상대로 탈꼴찌를 시도하지만 둘의 승차가 5경기 이상 벌어져 있어 쉽지 않아 보인다. 사실상 1위를 굳힌 SK는 비교적 편안하게 한화와 3연전을 맞는다. 반면 투수력이 바닥나 4강권 언저리에서 힘겹게 싸우고 있는 한화로서는 SK에 일방적으로 밀리면 포스트시즌 티켓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이승엽-임창용 해외파 빅매치
4강 후보 롯데와 삼성이 맞붙는 대구 경기가 가장 뜨거울 전망이다. 카림 가르시아·이대호·강민호를 앞세운 강타선으로 후반기 최고 승률을 올리고 있는 롯데는 삼성을 밀어내면 2위권까지 넘볼 수 있다. 위기는 곧 기회. 삼성으로서는 롯데와 맞대결을 싹쓸이해 3위권 내 진입한다는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장종훈(현 한화 코치)이 보유하고 있는 통산 최다 홈런(340개) 기록과 경쟁하고 있는 삼성 양준혁도 추석 보름달을 맞아 홈런포를 조준했다.

이승엽은 올림픽 준결승(일본)과 결승(쿠바)에서 연달아 투런홈런을 때려냈지만 여전히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소속팀 요미우리로 돌아가 1군에 복귀했지만, 지난 4일 2군으로 떨어졌다. 하라 다츠노리 요미우리 감독은 “14일 야쿠르트전에 이승엽을 다시 1군에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팀 전략상 1보 후퇴한 이승엽은 복귀 후 홈런포를 보여주지 않으면 시즌 막판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될 수도 있다.

다급한 이승엽 앞을 야쿠르트 마무리 임창용이 가로막는다. 지난 4일 시즌 30세이브를 돌파한 임창용은 이 기간 동안 한·일 통산 200세이브(한국 168개·일본 32개)를 달성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선동열 삼성 감독(해태 132개, 주니치 98개)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후반기 매서운 방망이를 선보이고 있는 주니치 이병규는 같은 기간 요코하마와 원정경기를 벌인다. 요미우리, 주니치, 야쿠르트는 시즌 끝까지 2~4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메이저리그도 시즌 마무리가 한창이다. 8월 맹타를 9월까지 이어가고 있는 클리블랜드 추신수는 한국시간으로 12일 볼티모어, 13·14일 캔자스시티를 상대한다. 지난해 왼 팔꿈치 인대 수술을 받은 추신수는 여름부터 통증을 완전히 떨쳐내며 클리블랜드 간판타자로 도약하고 있다. 내년 시즌 더욱 확고한 팀 내 입지를 다지기 위해 불꽃타를 터뜨릴 필요가 있다. 아울러 연휴 기간 추신수는 최희섭이 2004년 세웠던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고 성적(15홈런, 46타점) 경신을 조준한다.

박찬호가 불펜투수로 뛰고 있는 LA 다저스는 13·14일 콜로라도와 원정 2연전을 벌인다. 백차승이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돼 있는 샌디에이고는 같은 기간 샌프란시스코와 맞붙는다.

추석 스페셜 박주영 데뷔전
박주영의 유럽 리그 데뷔전은 올 추석 최대 이벤트다. FC 서울에서 3년여간 뛰었던 박주영은 국내 K-리그에서 모두 발산하지 못한 천재성을 프랑스리그에서 시험받는다. 박주영은 빠르면 14일 FC로리앙과 정규리그 5차전에서 데뷔전을 치를 전망이다.

이달 초 전격적으로 AS모나코에 입단한 박주영은 계약서에 사인하자마자 귀국도 미루고 팀에 합류했다. 리그 하위권에 처진 채 명가 재건을 외치고 있는 모나코가 박주영의 합류를 그만큼 간절하게 바랐다.

프랑스리그는 2008 세계축구리그 순위에서 잉글랜드,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 이어 8위에 올라 있다. 세계 70위인 K-리그와 기량 차이를 부정할 수 없다. 티에리 앙리, 다비드 트레제게, 에마뉘엘 아데바요르 등 세계적인 골잡이들이 거쳐간 모나코에는 프레데릭 니마니(프랑스) 등 쟁쟁한 선배들 뒤를 잇는 유망주들이 성장하고 있다. 당장 박주영이 주전 공격수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할 상대다. 리그 적응, 나아가 빅리그에 입성하기 위해 박주영이 유럽에 심어줄 첫 인상은 설명할 필요도 없을 만큼 중요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도 A매치 기간을 끝내고 13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뜨거운 축제를 벌인다. 박지성이 뛰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13일 리버풀을 상대한다. 지난 시즌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08-2009 정규시즌 개막 후 2승1패로 3위를 기록 중인데, 2승1무로 2위에 올라 있는 리버풀과 초반 기싸움을 벌인다. 공격진의 부상으로 고민하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박지성의 무릎 부상 회복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지성은 지난 3개월 동안 무릎 부상으로 고생하며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 빠졌다가 8월 말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 교체 출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김두현이 뛰고 있는 웨스트브롬위치도 이날 밤 웨스트햄을 상대로 리그 4차전을 벌인다. 웨스트브롬위치는 2부 리그에 있다가 이번 시즌 1부 리그로 승격했지만 1무2패로 최하위(20위)에 떨어져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팀 전력의 중심을 잡고 있는 김두현에게 웨스트햄전은 좋은 데뷔골 찬스다.

축구, 씨름도 잔칫상
K-리그는 13일 7경기가 연다. 부산-전남(부산), 대구-포항(대구), 대전-성남(대전), 제주-서울(제주), 울산-수원(울산), 인천-경남(인천), 전북-광주(전주) 경기 등이다. 삼성 이천수, 성남 이동국 등 유럽 리그에서 돌아온 스타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매치다.

모래판 잔치도 준비돼 있다. 추석 전국체급별 장사씨름대회가 13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다. 첫날부터 백마, 거상, 백호, 청룡장사 4체급 장사 결정전이 펼쳐진다. 이번 대회에서는 개최도시 수원시청 선수 1명에게 예선을 거치고 않고 곧바로 8강에 올라가는 시드가 배정된다. 이에 따라 한승민(백마급), 이주용(거상급), 김진우(백호급), 윤정수(청룡급)는 준준결승전부터 시작한다.

<스포츠칸 체육부·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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