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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하나로텔레콤·태웅·메가스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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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의 스타기업 4인방

부산광역시 송정동에 위치한 태웅 링공장 전경. <태웅 제공>

부산광역시 송정동에 위치한 태웅 링공장 전경. <태웅 제공>

"코스닥 진입 종목을 늘려 활성화를 꾀하기보다 부실 코스닥 종목을 퇴출시키는 게 더 큰 과제다.”
코스닥 기업들의 명암은 뚜렷하다. 작전세력이 개입된 부정거래나 허위공시 등을 일삼는 이른바 ‘불량 종목’도 존재한다. 하지만 상장 이후 괄목상대할 만큼 발전해 타 기업들의 모범이 되고, 꾸준한 실적 상승으로 코스닥지수를 이끄는 원동력이 된 기업도 많다.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다른 종목에 비해 월등히 높은 기업이 NHN, 하나로텔레콤, 태웅, 메가스터디 네 곳이다.

서정문 증권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팀장은 “코스닥에 상장한 뒤 기업이 성장하면 주가 부양 등의 이유로 거래소로 이전 상장하는 기업도 있지만, 코스닥에 남아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하고, 다른 기업들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는 큰 기업도 있다”며 “그런 기업들이 어떻게 성장해왔고,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를 받았는지가 다른 기업들의 모범사례가 된다”고 전했다.

NHN | 코스닥 최고 기업은 논할 여지 없이 NHN이다. 8월 19일 기준으로 NHN의 시가총액은 7조2239억 원. 시총 2위인 하나로텔레콤의 4배가 넘는다. 2002년 10월 공모가 2만2000원, 시가총액 3272억 원으로 시작한 이래 22배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1999년 설립한 네이버컴을 모체로 인터넷 검색포털 서비스 사업을 시작한 NHN은 2000년 인터넷 게임 업체인 한게임과 합병하고 2001년 NHN으로 사명을 바꾸었다.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삼성SDS 기술연구소에서 근무했던 네이버컴의 이해진 사장과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의 김범수 사장이 합병 후 NHN의 공동대표이사를 맡았다. 이후 창업주인 이해진 전 사장은 최대주주이자 CSO(최고전략임원)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는 최휘영 대표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2002년 상장 당시 NHN의 위치는 단지 인터넷 기업 중 상위그룹에 불과했다. NHN의 네이버는 국내 검색엔진 분야에서 36%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점하고 있었지만, 2위인 야후가 31%로 큰 차이를 벌리지 못했다. 1일 방문자 수 기준으로는 다음에 이어 2위에 불과했으며, 이 역시 야후와 앞서거니 뒤서거니했다. 하지만 이후 네이버는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자체 개발한 검색엔진의 우수성, 지식인과 같은 새로운 서비스의 성공으로 2004년 검색 점유율 50%를 넘어 확고부동한 1위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현재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하나로텔레콤 | 1997년 국내 시내전화 시장의 KT독점 체제를 깨고 하나로텔레콤(구 하나로통신)이 출범할 당시만 해도, 지금과 같은 성공을 예상한 사람은 드물었다. 하지만 하나로텔레콤은 1999년 초고속인터넷 및 시내전화 서비스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연 2조 원 이상의 공격적인 설비 투자로 1년 만에 KT를 누르고 초고속인터넷서비스 가입자 수 1위로 떠올랐다. 그 후 후발 업체들과의 과도한 경쟁으로 구조조정의 고비를 겪기도 했지만, 현재 명실상부한 2위의 시내전화와 인터넷서비스업체 자리를 굳히고 있다.

[커버스토리]NHN·하나로텔레콤·태웅·메가스터디

하지만 지난해 말 SKT에 인수된 하나로텔레콤이 계속해서 코스닥시장에 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끊임없이 SKT와 합병 이슈가 제기됐기 때문. 하나로텔레콤과 SKT 측이 공식적으로 합병에 대해 밝힌 바는 없지만, 경쟁사인 KT와 KTF의 합병이 가시화하면서 어떻게든 논의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게 업계의 추측이다. 또 SK의 자회사로 편입됨에 따라 9~10월 중 SK의 이름을 넣어 사명을 변경할 예정이다. 현재는 ‘SK브로드밴드’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나로텔레콤이 SKT와 합병된다면 거래소에 통합 상장되는 안이 유력해 보인다”며 “하지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니만큼 코스닥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태웅 | 2007년 이후 급격한 주가 상승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 오른 태웅은 다른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반인들에게 덜 알려진 기업이다. 1981년 단조업계 출신의 허용도 대표이사가 불과 자본금 1300만 원으로 설립한 이후, 현재 풍력 단조품 세계 시장 1위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굴지의 단조업체로 떠올랐다. 단조란 금속을 가열, 압축해 선박이나 기계 등에 사용하기 적합한 형태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태웅은 단조업체의 주 수요처인 조선·선박엔진용 부품 생산에 주력했으나 최근 풍력발전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풍력 단조품 부문에 집중해왔다. 김종근 태웅 IR팀 차장은 “2004년부터 조선과 산업기계에서 풍력 부품으로 주력상품을 변화시켜왔다. 현재 매출의 45%를 풍력 단조품이 차지하고 있으며, 업황 호황에 따라 태웅의 성장성도 높아졌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등 신흥시장 수요 증가와 조선·철강주 호황에 힘입어 주가가 연초 2만6000원대에서 1년 사이 5배 가까이 상승한 10만2800원을 돌파했다. 지분 43.11%를 보유한 허 대표도 더불어 주식가치 7217억 원으로 최근 코스닥 최고 주식부자로 기록되기도 했다.

메가스터디 | 교육주의 대장주라고 할 수 있는 메가스터디 역시 꾸준한 주가 상승을 기록하며 코스닥 증시를 부양했다. 특히 온라인 교육시장의 급격한 성장세를 타고 2004년 12월 상장 이후 4년이 채 못 돼 10배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메가스터디의 온라인교육 시장점유율은 현재 고등부 40%, 중등부 30%로 추정된다. 2000년 7월에 설립한 메가스터디는 그 해 9월부터 메가스터디닷넷이라는 고등부 온라인 교육 사이트를 오픈했다. 당시 IT붐을 타고 다른 온라인교육업체들도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상황이었다. 메가스터디의 차별점은 IT 기술보다 교육 콘텐츠에 중점을 뒀다는 점이다. 당시 국내 최고의 스타강사로 활약하던 손주은 대표가 설립한 회사였기에 가능했다. 초창기 메가스터디 매출의 70%를 손 대표의 강의로 냈을 정도로 손 대표의 유명세는 메가스터디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온라인교육시장에 대한 요구가 예상 외로 매우 뜨거웠기에 메가스터디는 설립 후 1년 만인 2001년도에 4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2002년에는 매출액 200억 원을 돌파했다.

창립 멤버인 손은진 메가스터디 전무는 “회사가 성장하면서 2003년부터 오프라인 학원사업도 시작했다. 이미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브랜드파워를 과시하던 때라 충분히 승산이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고등부 오프라인 학원과 중등부 온라인교육 사이트(엠베스트)에 잇따라 진출한 메가스터디는 올해 초에 의치학전문대학원 입시시장에 진출하면서 성인 교육 시장에도 발을 들여놨고,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한 엠주니어도 오픈하는 등 계속해서 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김다운<매경이코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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