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스타벅스는 정용진의 ‘효자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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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합작 결정 국내서 고속 성장… 그룹 경영권 승계 후광 작용 전망

전 세계적으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스타벅스가 한국에서는 승승장구다. 스타벅스를 론칭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경향신문>

전 세계적으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스타벅스가 한국에서는 승승장구다. 스타벅스를 론칭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경향신문>

스타벅스가 본고장인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만 국내에선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어 스타벅스를 국내에 론칭하고 현지화에 성공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45개국 16000여 매장에서 매주 5000여만 명의 고객이 이용하는 스타벅스. 하지만 최근 그 성장세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미국에선 내년 3월까지 실적이 좋지 않은 매장 600개를 없애기로 했고, 호주 역시 61개 매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국 내 스타벅스의 위력은 꺾이기는커녕 오히려 확장일로로, 매년 수백 억 원의 영업이익을 남기며 그 중 수십억 원을 미국 본사에 송금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1990년대 초 미국 브라운대 유학 시절, 고급스러운 맛을 접한 후 그 가능성을 보고 수입을 결정했다고 한다. 이후 신세계와 스타벅스 미국 본사는 각각 50%씩 지분을 출자해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법인을 설립하고, 1999년 이대 앞에 1호점을 냈다. 이후 2008년 7월 현재 전국 30개 도시에 240여 개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이용 고객은 10만 명 정도. 매출도 2001년 200억 원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 1350억 원에, 영업이익도 140억 원에 달했다. 매년 20~25% 성장을 보여온 셈이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성공엔 브랜드가 갖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도 컸지만 정용진 부회장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사업 초기 지방을 중심으로 매장을 늘린 정 부회장은 이후 은행과 병원, 대형 서점을 공략하며 스타벅스를 고급 브랜드로 확실하게 자리매김시켰다. 또한 전 매장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하여 맛과 서비스를 확실하게 관리했으며, 특히 임대료가 다소 높더라도 공격적으로 주요 상권에 입점한 것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로열티 등 ‘미국 자본’ 인식 극복해야
재벌 3세인 정 부회장의 음식료업 성공은 대그룹 사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가의 이재용 전 삼성전자 전무나 현대가의 정의선 기아차 사장에서 보듯 경영권 후계자들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 부회장의 실적이 돋보인다는 것.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성공이 정 부회장의 신세계 그룹 경영권 승계에 큰 후광이 될 것이라는 게 재계의 평가다.

하지만 정 부회장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현재 112개 이마트 점포 중 8개점에 그친 이마트 입점도 늘려야 할 과제고, 지난 2월 이화여대생들이 교내 매장의 스타벅스 입점을 반대했던 것처럼 ‘외국 자본’이라는 인식을 씻어내리는 것도 중요하다. 실제로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미국 본사에 보내는 로열티는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현재 매출의 5%를 로열티로 송금하고 있는데,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송금한 로열티만도 277억 원에 달한다.

비싼 커피 값 역시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지난 5월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스타벅스 커피 값은 선진국 중 한국이 세계 1위였다. 지난해 사회의 조롱 대상이었던 ‘된장녀’의 이미지에 스타벅스 커피잔이 들려 있던 이유도 비싼 커피 값에서 기인한다. 실제로 스타벅스 본사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9% 미만인 데 비해 한국 스타벅스의 영업이익률이 12%를 넘는 것은 단순히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조득진 기자 chodj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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