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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받는 온실가스 주범, 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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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리더십 과정

제9강 - 포스코의 기후변화 대응전략
정준양 포스코 사장

[지상중계]칭찬받는 온실가스 주범, 포스코

포스코는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기업이다. 국가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 중 포스코가 배출하는 양이 10% 이상으로 발전소를 제외하면 순위 1위다. 한편 포스코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가장 열심히 뛰는 기업이다.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선도적이어서 온실가스 배출 주범이긴 하지만 미움을 받기보다는 오히려 칭찬을 받는다. 이 때문에 기후변화 리더십 과정의 수강생인 정준양 포스코 사장은 지난 7월 7일 강연자로 연단에 서게 됐다. 정준양 사장은 포스코가 에너지 절약과 효율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자평했다. 일찌감치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에 눈을 떠 국내 최초로 사업장 옥상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포스코의 기후변화 대응전략이 돋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사회적 공헌활동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올해부터 사회복지시설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난방비용 부담도 덜어주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철은 자연 상태에서 산소와 결합된 산화물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산소를 떼어내는 환원 과정을 거쳐야 소재로 활용 가능하다. 산소를 떼어낼 수 있는 물질 중 가장 값싸고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탄소(석탄 연료)라는 점이 문제다. 철은 자연 상태에서는 철광석의 형태로 존재하는데, 순수한 철을 얻어내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물질이 바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2)인 것이다. 철광석을 정련해 쇳물을 만드는 ‘제선 공정’에서 탄소와 산소가 결합된 CO2가 다량 발생할 수밖에 없다. 1t의 조강(粗鋼: 가공되지 않은 강철)을 생산할 때 약 2t의 CO2가 발생한다.

철강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2%를 차지한다. 국내에선 철강산업이 국가 전체 온실가스 양의 12.5%를 배출한다. 2005년 기준으로 포스코의 온실가스 배출량(6280만t)은 국가 전체 배출량(5억9110만t)의 10.6%를 차지하고 있다.

에너지 절감과 효율 향상
포스코는 1999년부터 자발적 협약을 이행하여 2008년까지 총 285만TOE의 에너지를 절감했다. 이를 CO2로 환산하면 712만t을 감축한 효과다. 1998년 에너지 사용량을 100이라고 했을 때, 2008년 현재 20.5%를 절약한 셈이다. 복합발전, 제강 보일러 개선 등 2100건의 과제를 수행한 결과다. 이를 위해 1999~2008년 동안 에너지 회수 설비에 1조4300억 원을 투자했다.
포스코는 특히 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장 굴뚝을 통해 그냥 버려지던 저온 폐열(350℃ 이하)을 활용해 전력과 열을 회수하는 ‘연돌 배열회수 발전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펌프는 오래 쓸수록 닳고 변형돼 마찰력이 증가하면서 효율이 감소한다. 이에 따라 세라믹 등 내구성이 우수한 소재로 펌프의 날개를 코팅해 펌프의 효율을 3∼10% 정도 향상시켰다. 그 결과 수리 주기도 연장돼 정비비도 절감하는 효과가 있었다.

슬러그 이용 환경 복원
원료의 사전 처리가 불필요해 에너지 효율이 높고 대기 오염물질의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인 새로운 제철 프로세스, 파이넥스(FINEX)를 구축했다. 기존 과정에 비해 황산화물의 배출 수준은 19%, 질소산화물은 10%, 먼지는 52% 수준이다.

7월 7일 기후변화 리더십 과정 수강생들이 ‘STOP CO2 지구 사랑(LOVE EARTH)’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들고 다같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7월 7일 기후변화 리더십 과정 수강생들이 ‘STOP CO2 지구 사랑(LOVE EARTH)’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들고 다같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CO2 배출량도 대폭 줄일 계획이다. 지금도 아시아와 유럽 14개 제철소 용광로 공정의 이산화탄소 배출 평균 수준을 100%라고 할 때 포스코의 수준은 97%로 낮은 편이다. 여기에 추가로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90% 수준으로 더 낮출 계획이다.

발생한 CO2를 처리하는 기술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CO2를 분리해 저장하는 기술, CO2를 CO가스로 환원시켜서 다시 활용하는 아주 어려운 기술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탄소 대신 수소를 활용해 아예 CO2를 배출시키지 않는 기술 개발도 구상, 추진 중이다. 공기 중에서 CO2만 분리한 뒤 파이프 라인이나 선박을 이용해 수송해 해양에 격리시키거나 땅 속에 저장하는 방안을 국토해양부와 공동 연구하고 있다.

쇠를 만들면서 나오는 부산물인 슬러그를 유용하게 활용하는 기술도 주목할 만하다. 바이오 슬러그를 이용해 블럭을 만들어 바닷 속에 넣으면 조류가 살 수 있다. 포스코는 갯녹음 현상이 발생한 피해 해역을 복원하는 이 같은 기술을 개발해 지난해 국토해양부와 해양기후변화 대응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또한 슬러그를 시멘트 생산에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생석회 대신 슬러그를 재활용하면 CO2 배출량을 간접적으로 줄이는 효과가 있다. 2007년 수재 슬래그 776만t을 재활용해 CO2 613만t을 감축하는 효과를 거뒀다.

신재생 에너지와 CDM, 사회공헌
포스코는 신재생 에너지에도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2007년 4월 광양제철소에 자연 낙차를 이용한 소수력 발전 설비를 준공했다. 이를 통해 연간 3000t의 CO2 감축 효과를 내고 있으며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으로 등록되도록 추진 중이다. 제철소 지붕에는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고 있다. 포항과 광양에 각각 1㎿급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는데, 이를 통해 연간 2500㎿h의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이는 5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며 연간 1540t의 CO2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 횡성에는 풍력발전소를 착공해 올해 12월 준공 예정이다. 영일만 배후산업단지에는 발전용 연료전지 공장을 착공했다.

연료전지는 1㎾h당 CO2 배출량이 화력발전의 평균 63% 수준이다. 또한 CDM 사업을 통해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4건의 사업을 유엔에 등록하도록 추진하고 있고, 계획 단계에 있는 사업도 4건 있다. 해외 조림을 통한 CO2 감축 사업도 추진 중이며 탄소 펀드에도 100억 원을 출자했다.

사회와 함께 온실가스 감축을 실천하기 위한 공헌활동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UNEP와 함께 소규모 사회복지시설 6곳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난방비용 부담도 덜어주는 사업을 실시한다. 환경재단 기후변화센터와 함께 STOP CO2 캠페인을 벌여 저소득층 공부방 시설에 고효율 전구를 달아주고 CO2 감축을 위한 도구를 나눠주면서 기후변화 관련 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다.

영화 ‘지구’ & STOP CO2 지구 사랑 티셔츠 캠페인

[지상중계]칭찬받는 온실가스 주범, 포스코

지난 7월 7일 기후변화 리더십 과정 제9강이 진행된 장소는 영화관이었다. 평소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진행됐지만, 이날은 소공동 롯데시네마 에비뉴엘(7층 5관)에서 영화 ‘지구’의 특별 시사회가 함께 열렸다.

영화 ‘지구’는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변화와 야생동물의 생활을 담은 대작 다큐멘터리. 영국 BBC에서 5년여의 제작 기간을 들여 세계 200여 곳에서 촬영해 제작했으며 북극에서 남극까지, 계절의 변화와 함께 지구 곳곳 생명의 신비를 펼쳐 보여 호평을 받았다. 특히 지구온난화로 녹아내리는 북극의 설원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북극곰 가족, 칼라하리 사막의 건기를 피해 물을 찾아 먼 길을 떠나는 아프리카 코끼리 떼의 이야기 등은 가슴이 먹먹해질 만큼 생생하다. 먹잇감을 앞에 두고도 굶어죽는 가련한 북극곰의 모습은 애처롭기 그지 없다.

영화 ‘지구’는 지난 1월 일본에서 개봉해 박스 오피스 1위에 올랐으며, 30억 엔(한화 약 300억 원)의 수익을 올리며 일본 역대 다큐멘터리 개봉작 사상 최고의 흥행 성적을 거뒀다. 독일에서는 4주 연속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5월 환경재단 주최 서울환경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감독은 알레스테어 포터길과 마크 린필드. 올 하반기 중 공식 개봉될 예정이다.

수강생들은 많은 야생동물의 그림과 ‘STOP CO2 지구 사랑(LOVE EARTH)’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들고 다같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는 환경재단 기후변화센터가 ‘STOP CO2 캠페인’의 일환으로 기획한 ‘지구사랑 티셔츠 프로젝트’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자는 의미가 담긴 티셔츠 판매를 통해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기금을 모으는 이번 캠페인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함께한다. 최근 4박 5일 일정으로 방한했던 반 총장은 지난 7월 4일 최열 환경재단 대표와 만나 캠페인에 대한 소식을 듣고 기꺼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STOP CO2 지구 사랑(LOVE EARTH)’ 티셔츠는 패션 브랜드 쌈지와 친환경상품 전문점 에코숍을 통해 판매되며, 판매 기금은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활동 기금으로 쓰인다.

다음은 기후변화 리더십 과정 수강생들의 영화 ‘지구’ 감상기다. 인간이 불러일으킨 기후변화의 심각성, 그로 인해 죄 없는 야생동물이 얼마나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 영화를 통해 강한 메시지를 전달받았다고 다들 입을 모았다.

고건 기후변화센터 이사장
“두들겨 맞은 듯한 느낌이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을 느꼈다. 영화의 마지막은 아기 북극곰 두 마리가 성장해가는 장면으로 끝나는데, 이것은 생명의 복원력을 의미한다고 본다. 생명의 복원력에 희망을 걸고 싶다.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이 바로 변화의 시점이고, 모든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는 메시지를 기억해야 한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영화 보는 내내 걱정이 태산이었다. 내가 남극과 북극을 보러 가기 전에 그곳의 얼음이 다 녹아버릴까봐 걱정이다. 언젠가는 남극과 북극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빨리 갈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내가 갈 때까지 아무쪼록 더 이상 녹지 않고 유지되었으면 좋겠다.”

김영란 대법관
“그야말로 남극에서 북극까지, 아름다운 지구의 모습을 잘 담아냈다. 너무 아름다워서 지구의 미래가 더욱 걱정스럽게 느껴졌다. 그 아름다움이 극대화된 효과를 낳았다고 본다.”

이만의 환경부 장관
“훌륭하고 감동을 주는 영화다. 주인공과 스토리가 분명한 그 어떤 영화보다 더 감동적이었다. 모든 생명과 자연은 아름답다. 파멸을 막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노력한다면 아직 늦지 않았고, 모든 것은 우리 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이만득 삼천리그룹 회장
“그동안 환경 영화를 거의 본 적이 없었는데 오늘 새로운 경험을 했다.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공부도 해야 하고 할일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앞장서서 무엇이든 실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김성곤 의원
“한마디로 경이롭다. 자연 자체도 경이롭지만 촬영기술도 경이롭다. 영화의 주요한 메시지는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이다. 우주에 하나뿐인 아름다운 지구를 멸망하게 놓아둘 것인지 묻고 있다. 나는 낙관론자여서 결국은 회복할 것이라고 믿는다. 인간은 지혜로운 존재여서 시간이 있으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본다.”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
“고래, 코끼리, 북극곰을 잘 살게 해줘야 우리 인간도 잘 살 수 있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
“우리의 역할이 뭔지 생각하는 기회를 준 의미 있는 영화다. 인간과 자연이 하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보는 것은 기후변화 방지를 위해서도 도움이 될 것이다. 더 많은 사람이 이 영화를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기업과 기관 등이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 오늘은 북극곰, 내일은 인간이다. 곰과 인간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곰이 살 수 없는 환경에서는 인간도 살기 어렵다.”


정리 | 정희정<환경재단 기후변화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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