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으로 석·박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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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의 미국 교육통신]온라인 수업으로 석·박사까지?

몇 해 전 친구 파비오의 집에 저녁 초대를 받아 갔을 때의 일이다. 그의 서재에서 함께 이야기하던 중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그의 석·박사 학위증이 벽에 걸린 것을 보고 상당히 놀랐다. 캐나다 출생의 이탈리아 사람인 그는 10여 년 전에 캐나다의 한 제약회사 지사장으로 미국에 왔다가 독립하여 지금은 자신의 회사를 바쁘게 꾸려가고 있다. 언제나 꽉 찬 해외 출장 일정에 따라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느라 한 달 중 거의 반은 집에 있지 않다. 그리고 그의 집은 늘 여러 나라에서 온 손님과 친구로 북적거린다. 그런 그가 따로 시간을 할애하고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얻은 큰 성과에 진심으로 축하를 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시간적 여유가 없는 그가 어떻게 석·박사과정을 끝낼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잠시 후 다시 보니 그의 학위는 온라인으로 취득한 것이었다.

각종 학위 프로그램 300만 명 수강
고등학교 졸업 후 YMCA에서 15년 넘게 일하고 있는 조앤은 이혼 후 초등학생인 딸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다. 그는 보수가 더 좋은 곳으로 직장을 옮기고 싶어도 쉽지가 않은데다 회사에서 승진이 잘 안 되는 것도 대학 졸업장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몇 해 전부터 온라인 대학으로 잘 알려진 유니버시티 오브 피닉스의 학사 프로그램에 등록하여 저녁마다 집에서 공부하며 대학 과정을 밟고 있다. 조앤은 이제 10개월 정도만 있으면 학사학위를 받는다고 기뻐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온라인 학위 프로그램(degree program)이나 증서 프로그램(certificate program)이 그리 많지 않았고 전공 분야도 다양하지 못했다. 그러나 가이드투온라인스쿨스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그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수많은 프로그램이 생겨나면서 현재 미국 내 300만 명 이상이 각종 온라인 프로그램에 등록해 있고 개설한 온라인 코스도 2만5000개가 넘는다. 이는 전 세계 온라인 프로그램의 76%를 차지한다. 온라인의 여러 교육 과정 가운데 학사 학위 프로그램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비즈니스 관련 전공이 가장 인기 있으며 컴퓨터, 정보공학, 엔지리어링, 교육학, 인적자원 관리 등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학비 저렴하고 시간에 구애 안 받아
온라인 수업은 보통 인터넷으로 하고 숙제나 질문 등은 이메일과 메시지 보드로 주고받는다. 최근에는 라이브 채팅을 통한 토론 등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수업이 이루어지고 몇 회 이상 직접 캠퍼스를 방문하여 수업에 참가할 것을 의무화하는 곳도 있으며 전반적으로 수준 높은 온라인 교육을 위해 많은 노력과 방법을 동원한다. 학생들은 강의를 듣기 위해 어느 특정시간에 특정 장소에 갈 필요가 없고 자신의 일정에 맞추어 자기가 원하는 곳에서 수업하면 된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있는 곳이면 그곳이 강의실이 되는 것이다. 온라인 수업은 한 번 들었던 강의를 언제든지 다시 들을 수 있으며 평균적으로 전통적인 캠퍼스 수업에 비해 학비도 저렴하고 추가 비용도 거의 없다.

온라인 프로그램은 나이, 직업, 부족한 시간, 장거리 통학 문제 등 여러 가지 현실적 장애를 넘어 많은 사람에게 원하는 공부를 계속하거나 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하며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반면 교수와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에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어렵고 캠퍼스 생활을 통한 배움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또한 숙제나 리포트, 시험 등도 개인 스스로 열성적으로 부지런히 하지 않으면 계획한 대로 수업을 해나가기가 어려울 수 있다.

온라인 프로그램이 점차 인기를 얻고 있고 많은 사람이 이를 통해 학위와 증서를 취득하고 있는 가운데 여러 직장과 단체가 온라인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사회적으로 전통적인 캠퍼스 생활과 수업을 통해 얻은 학위나 증서를 더 높이 평가해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제니퍼 성〈美 교육 상담 전문가〉jennifer@jseconl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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