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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를 21세기 첨단 산업기술 허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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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규 대구시 정무 부시장 인터뷰 (대구기계부품연구원 이사장)

[이사람]“대구를 21세기 첨단 산업기술 허브로”

“대구는 섬유산업에 너무 안주했습니다. 한때는 섬유산업이 대구의 대표산업으로 각광받았지요.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섬유산업만으로는 대구를 먹여살릴 수 없습니다. 섬유산업이 사양산업이라서가 아니라 이미 섬유산업은 패션산업으로 탈바꿈한 지 오래입니다. 디자인이 제품의 질을 결정짓는 시대 아닙니까. 그런 의미에서 대구의 발걸음은 좀 늦었다고 볼 수 있죠.”

“더이상 섬유산업에 의존할 수 없어”
박봉규 대구시 정무부시장은 대구의 변신이 늦은 데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면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나라 지자체 간 국민 1인당 소득을 비교하면 대구는 거의 꼴찌에 가깝습니다. 산업사회에서 정보화시대로 가는 기차에 올라타지 못한 대가죠. 구미의 기계전자 산업이나 포항의 철강, 울산의 자동차 산업 등 인근 지자체들이 발 빠르게 새로운 산업 동향에 적응해 나갈 동안 대구는 산업 구조조정에 실패했습니다.” 대구기계부품연구원 이사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현재 대구에는 변변한 대기업 하나 없다”며 “대기업이 없으니 기본 인프라 시설이 구축되어 있지 않고, 인프라 시설이 없으니 대기업이 들어오기가 마땅찮은 악순환이 계속되었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2001년 6월 지역 기계금속산업체의 시험평가 및 기술 개발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으로 국제 경쟁력을 강화한 고부가가치 산업화로 촉진해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산업기술 기반 조성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대구기계부품 연구원을 설립했다. “대구 경제의 미래는 대구를 둘러싸고 있는 구미, 포항, 울산, 창원 등지의 대규모 조립산업단지에 모듈형 부품을 얼마나 공급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다행히 대구는 전자, 기계를 비롯하여 소위 메카트로닉스가 기반이 된 산업에 큰 강점이 있습니다. 이런 강점을 살려나가야만 합니다. 이런 새로운 기업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지역 중소기업들의 기술 경쟁력 강화, 생산 제품의 고부가가치 지향, 끊임없는 신기술 개발 등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중소기업이 이런 환경을 극복하고 남는 장사를 하기 위해서 개별 기업이 각각 시스템을 갖추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기업의 애로를 들어주고자 (재)대구기계부품연구원을 설립한 거죠. 연구원은 우선 기업 및 확충 지원시스템을 구축하고 신속한 시험평가서비스 생산 제품의 품질 개선 및 신뢰성 제고를 소관 기업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연구원 22명 등 신기술 개발 중점
박 이사장은 연구원의 목표는 무엇보다 신속 밀착형의 중소기업 지원을 첫 번째로 꼽는다. 연구원의 근항을 살펴보면 우선 인력 현황은 연구원 22명 기술원 10명 행정원 11명 등 총 43명의 식구가 있으며 시설규모로는 대지 1만552㎡에 건물 1만3367㎡의 규모다. 시설물로는 메카트로닉스센터와 금형센터가 시설되어 있는 연구동 1개와 시험평가센터가 갖춰져 있는 시험동 1개 있다. 메카트로닉스센터에는 354억 원, 차세대 금형기술혁신센터에는 125억 원, 기계부품시험평가센터에는 197억 원 등 총 676억 원 등 국비 및 지방비를 출연했다. 연구원의 센터별 사업 현황을 살펴보면 기계부품, 소재시험평가센터의 경우 신기술 개발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 시스템을 갖추고 국제공인시험기간으로서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115개 규격에 대한 국제공인시험(KOLAS) 및 성적서를 발행하고 있으며 시험(연구) 분야로는 소재분석(투과전자현미경 외 17종) 특성 및 신뢰성 평가(만능재료시험기 외 17종) 정밀측정 및 역공학(3차원 측정기 외 14종) 등 크게 3개 분야로 나누어 운영되고 있다. 이 외에도 중소기업 애로 기술 지원 연구 개발 및 수탁연구지원 컨설팅 및 기술교육 등도 아울러 실시하고 있다.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메카트로닉스경진대회 모습.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메카트로닉스경진대회 모습.

메카트로닉스 부품산업화센터의 설립 목적은 지역 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의 지식집약형 하이테크산업으로 육성하여 첨단산업 과학도시로 그 위상을 높이는 데 있다. 사운드 카메라 외 90여 종의 장비가 갖춰져 있으며 크린룸, 전자파 무향실, 소음진동실, 신뢰성평가실 등 다양한 실험실이 설치되어 있다. 차세대 금형기술혁신센터는 획기적인 신제품 개발을 통하여 지역기반산업으로 정착시키고 대외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둔다. 시제품 제작 평가 지원사업 소재 개발 및 전처리 기술 지원 사업 금형 설계 및 분석지원 사업, 인프라 구축 사업 개발, 기획 평가 사업 등을 펼치고 있으며 금형 기술 개발-공정관리 최적화-기술 정보 교류 활성화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중소기업 기술지원 및 교육 실시
현재 기업의 연구원 이용률을 살펴보면 정밀측정, 재료시험, 소재분석, 환경시험 분야에서 본격적인 기업 지원을 시작한 2004년 4월 이래 현재까지 4000여 개 기업에 1만6000여 건의 기술 지원이 이루어졌으며 전동기계, 금속산업의 메카트로닉스화를 위해 164개 기업과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 연구 장비 공동 이용 클러스터 사업 및 신뢰성 쿠폰 지원 사업을 추진해 연구원이 보유하고 있는 연구 장비를 중소기업 측이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기업의 연구 개발 지원 및 기술력 향상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한편 127개 지역 기업과 함께 연구 장비 공동 이용 클러스터를 구축하여 비용 절감 및 품질 경쟁력 향상 지원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올해에는 32개 지역 기업과 연계하여 40여 개의 기술 개발 과제를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대부분 중소기업은 고가 장비를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기계산업의 경우 고가 장비가 없으면 소재의 강도나 나노 레벨의 가공품 표면 상태 평가, 미세 조직의 결함 분석, 파손, 고장 원인 분석 등 다양한 실험을 수행할 수 없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기업의 애로를 해소하고자 연구원은 다양한 고가 장비를 구입하여 중소기업이 언제든지 필요에 따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우리 대구의 경우 대규모 조립 기업이 없는 것이 큰 약점입니다. 부품 소재의 중견 기업을 키우는 것이 가장 급선무죠. 이런 의미에서 연구원은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제공하고 시험과 평가를 거쳐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노 카페 기업 CEO 초청 간담회.

이노 카페 기업 CEO 초청 간담회.

박 이사장은 중소기업이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과 시험 및 평가를 동반해야 실제적인 비전 부가가치로 창출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지역 기업의 기술 고도화 및 마케팅 지원을 위해 한국 및 일본 테크노파트와 기술교류협정을 체결하고 미국 메릴랜드주립대 초소형 지능 시스템 센터와 메카트로닉스 분야에 대한 기술교류협정도 맺었다. 또 이노카페를 개설해 기업 간 네트워크 부족을 해소하고 기술 교류 및 협력 알선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는 각 연구원이 분야별 기업군을 선정하여 자기 분야별 기업군과 지속적인 고리를 갖고 기술 지원과 연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여 전문성을 강화하고 효과적인 기술 지원을 동시에 이룰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또 연구원의 향후 발전 방향과 연계하여 기계 부품의 신뢰성 평가 기능 및 생산기술지원 기능을 확충할 예정입니다.”

메카트로닉스 부품산업화센터 설립

‘無信不立(무신불립)’. ‘신용이 없으면 출세도 없다’는 뜻으로 박봉규 이사장의 생활신조다.

‘無信不立(무신불립)’. ‘신용이 없으면 출세도 없다’는 뜻으로 박봉규 이사장의 생활신조다.

그의 경영철학은 명쾌했다. 연구원의 전문성 확보와 기업에 대한 기술 등의 지원이 그것이다. “앞으로 부품연구원은 대구의 차세대 먹을거리가 될 기계와 전자, 로봇, 항공 우주 부품, 의료기기 산업이 자라는 데 허브 구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부품연구원 측은 기업 지원에 따른 최소의 수수료를 받는다.”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수료지만 그렇다고 무료로 해줄 수는 없는 입장이다. “많이는 받을래야 받을 수도 없죠. 요즘 기업환경이 다 어려우니까 힘들죠. 그러나 연구원의 입장에서도 연구에 전념할 수 있을 정도로 예산 뒷받침이 안 되다 보니까 기업에 최소한의 수수료를 부담시킬 수밖에 없죠. 공공성과 상업성의 조화가 참 어렵습니다.” 부품연구원을 운영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이 기업에 부담을 지우는 것이란다. “작년에 대구경제자유지역이 지정되면서 분위기가 많이 나아졌어요. 또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도 지역 분위기를 띄우고 그 성과를 경제 활성화로 연계시키면 지역경제에 큰 활력소가 될 겁니다.”

그는 경북 청도생으로 행정고시 17회 출신이다. 상공부에서 행정사무관으로 출발하여 산자부 무역투자실장까지 주로 산업계 쪽에서 잔뼈가 굵다. 이노 카페 개소기념 세미나 주제를 ‘중소기업의 국제 환경 규제 대응’으로 잡을 만큼 국제 감각도 탁월하다. 중소기업의 경우 국제환경규제규격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실정이고 보면 이런 세미나를 통해 다양한 대책을 미리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부품연구원은 경북대를 비롯 계명대, 영진전문대학, 영남이공대학 등과 기술지원협정을 체결하여 중소기업에 대한 종합 지원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였으며 해외 전문기관과도 제품 인증 및 해외 마케팅 지원 기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제 대구는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21세기 첨단산업기술의 중심지로 거듭날 것입니다. 그 가운데 부품연구원은 중소기업 지원의 전초 기지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영원한 기술 동반자로 선도적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그의 굳은 결의에서 대구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이노 카페란

이노 카페는 대구기계부품연구원이 운영하는 지식카페다. 매월 수요일 최근 과학기술 동향 및 관심 주제에 대해 관련 분야 전문가를 초청하여 정기 교류회를 개최, 지역의 주요 기업, 대학, 지자체, 연구소 등 산학연대는 물론 연구소와 관의 교류를 통해 네트워킹을 활성화하고 기업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교류의 장이다.

이노 카페의 목적을 보면 첫째 대민 접촉을 통해 지역 혁신 주체들 간의 인적·물적 교류 및 협력 그리고 다양한 정보 획득, 둘째 기업 혁신에 대한 확실한 아이디어 제공, 셋째 산·학·연·관 혁신 주체들의 만남의 공간 제공, 넷째 새로운 사업 기회 및 생산 요소 제공이다.

이노 카페를 방문하면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나
“첫째, 기업의 기존 애로사항을 해결해준다. 대구기계부품연구원의 중소기업 지원 사업과 연계하여 개별 기업의 기술적 애로사항을 해결해주며 기계부품소재 시험평가센터, 메카트로닉스 부품산업화센터, 차세대 금형기술혁신센터 등의 기술과 정보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전문 연구원과 기술 상담을 통해 기업 진단 및 기업 리스크 예방 등에 관해 조언받을 수 있다.

둘째, 지역 내 다양한 혁신 주체들이 미팅, 동업, 세미나, 간담회 등을 장소로 활용 이를 통해 상호간의 정보 교류를 활성화하고 이들 정보를 구체화·통계화하여 각 기업에 제공한다. 셋째, 우수 마케팅 지원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지역 기계부품 소재 금속산업 등 우수 제품을 전시할 기회를 제공하며 홍보용 영상 및 인쇄 매체 캐릭터 등을 통해 중소기업 이미지 제고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넷째, 기업 지원 종합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각 기업은 호황이든 불황이든 국내외의 정세, 증시 상황, 원자재 값의 등락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이노 카페는 이런 복잡다단한 국내외 동향들을 취합, 분석하여 각 기업들에 제공해 종합적인 체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기업들은 연수원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장비 시설과 인적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관련 기술에 대한 이해 및 국내외 특허법령 판매 경향 등을 분석하고 특허명세서 작성 및 지식재산권 관련 교육을 실시한다. 대구기계부품연구원 이노 카페 온라인 홈페이지(innocafe.dmi.re.kr)에 회원가입한 후 이노 카페 신청 게시판 또는 메일(innocafe@dmi.re.kr)로 신청하거나 대구기계부품연구원 기획연구소(053-584-9302)로 연락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영남본부|이경자 기자 lk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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