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과학도시 대전

우주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하는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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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올림픽’ IAC 총회 대전 유치로 과학기술도시 위상 높여

[우주과학도시 대전]우주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하는 대전

2009년 10월, 전 세계 60개국의 20여만 명이 참가하는 ‘우주축제’가 대전에서 열린다. IAC(국제우주대회)는 1950년 파리 총회 이후 해마다 열리는 우주 분야 최고의 국제행사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중국, 인도에 이어 네 번째로 대전에서 개최된다.

2006년 10월 스페인 발레시아에서 열린 IAF(국제우주항공연맹) 총회 투표에서 대전시는 31표를 획득, 각각 14표와 7표를 얻는 데 그친 프라하와 상하이를 압도적인 표차로 제치고 IAC 총회를 유치했다. 표결 결과는 압도적 우위였지만 표결에 가기까지는 피말리는 전쟁이었다. 선정위원회, 그리고 짐머만 회장(미국)도 결정하지 못하고 57년 역사상 처음으로 총회의 비밀투표로 이뤄졌다. 사실 짐머만 회장은 프라하의 손을 들어줄 생각이었지만 대전과 한국을 지지하는 국가들이 끈질기게 비밀투표를 요청해서 얻은 쾌거였다.

대전시는 ‘대전 엑스포’의 성공적 개최 경험과, 대전이 대덕연구단지가 소재한 과학기술도시이며 세계과학도시연합(WTA) 창립을 주도한 도시라는 점을 적극 홍보해 경합을 펼친 다른 후보 도시들을 제쳤다고 설명했다. 박성효 대전시장은 “이번에 IAC 총회 같은 대규모 국제회의를 자력으로 유치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향후 다른 국제 행사를 유치하는 데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우리나라 우주산업 발전에 기폭제가 되고 관광 등 지역경제에도 많은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IAC 총회는 우주기술, 우주법, 환경, 천연자원, 과학기술, 우주의 평화적 개발 촉진 등에 대한 학술회의를 열어 세계 항공분야 흐름을 주도하고, 항공 관련 전시회 등을 개최해 학술 및 관광 효과도 배가시키는 ‘우주올림픽’이다. 황진영 항공우주연구원 정책협력부장은 “IAC 총회 유치는 내년에 세계에서 9번째로 발사할 ‘KSLV-I’이라는 발사체 등 한국의 우주개발 위상을 평가받은 것으로, 앞으로 우주 분야에 대한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 2009 국제우주대회 대전 개최 계약서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래) 인도 2007 국제우주대회에 참석한 한국 대표단이 2009 대전대회를 유치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위) 2009 국제우주대회 대전 개최 계약서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래) 인도 2007 국제우주대회에 참석한 한국 대표단이 2009 대전대회를 유치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내년에 60회를 맞아 ‘지속가능한 평화와 발전을 위한 우주’(Space for Sustainable Peace and Progress)라는 주제로 열릴 ‘2009 대전국제우주대회’는 10월 12일∼16일 5일 동안 갑천 둔치와 엑스포과학공원 남문광장, 컨벤션센터 일원에서 학술회의, 공식·문화행사, 기념축제(스페이스 페스티벌), 전시회 등을 마련해 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과학축제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다.

IFA(국제우주연맹), IAA(국제우주학회), IISL(국제우주법학회)이 공동주관하는 이번 행사에는 미국을 비롯해 일본, 독일, 영국의 우주 산업 관련 기업 총수들도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또한 국제사법재판소 재판관과 국제법학자들, 우주과학자 등 관련 전문가도 다수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의 IAC 활동에 참여했던 윤주미(여)씨는 “나사 수장은 CIA 국장과 같은 수준의 경호를 받는다”라고 전제하면서 “세계 각국이 얼마나 우주산업에 공을 들이는지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IAC 대회가 끝나야 한국에서도 우주산업의 중요성을 알게 될 것”이라며 국내의 우주산업에 대한 무관심을 안타까워했다.

이 학술회의(2009년 10월 9일~16일)는 대전컨벤션센터, 대덕특구지원본부, 엑스포과학공원, 유스호스텔 등에서 60여 개국, 3000여 명의 세계 항공우주 관련 석학들과 전문가들이 참가한다. 행사기간 1주일 동안에는 무려 1000여 편의 석학논문이 발표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6월 과학기술부, 외교통상부, 국방부, 산업자원부 등 9개 부처 장관이 연서를 한 ‘제1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을 마련하면서 본격적인 우주 개발 계획을 세웠다. 한 우주과학자는 “소위 인공위성을 발사한 나라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뒤늦은 조치이며 오래전에 마련했어야 할 계획”이라면서 “아무튼 IAC를 개최하면 한국의 우주산업은 괄목할 정도로 발전할 것”이라면서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국 항공우주연구원들이 장비를 시험하고 있다.

한국 항공우주연구원들이 장비를 시험하고 있다.

박성효 대전시장은 “이번 국제우주대회는 한국 항공우주과학의 발전 역량을 전 세계에 과시하는 동시에 대전이 명실상부한 국내·외 과학도시로 부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대전이 그동안 1993년 대전엑스포 이후 별다른 국제행사를 유치하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20여 만 명의 관람객과 320억 원의 경제 유발효과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학술회의에 참석하는 학자만 60개국에서 3000여 명이나 된다.

전문가 중심의 회의 탈피해 시민 축제의 장으로

한국 최초의 우주인 고산, 이소연씨

한국 최초의 우주인 고산, 이소연씨

대전시는 오는 10월 국제과학도시연합(WTA) 총회, 2010년에는 국제과학단지연합(IASP) 총회도 계획하고 있다. WTA는 10년 전 대전시가 주도해서 만든 세계의 과학기술도시(테크노폴리스)들의 협의체다. 이를 위해 오는 4월 준공 예정인 대전컨벤션센터와 2008년에 개관하는 ‘과학기술 창조의 전당’을 중심으로 국제 컨벤션산업 등 관련 산업의 활성화는 물론 개최 시의 이미지 제고, 홍보 효과 등 유·무형의 파급 효과가 상당히 클 것으로 분석된다.

대전시 경제통상국 IAC 지원담당 관계자는 “내년 대회는 전문가 중심의 회의를 탈피해 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축제의 장으로 마련할 것”이라며 “우주과학도시, 문화예술도시 대전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이니만큼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시는 이번 대회를 통해 국가적으로는 전 세계 우주기술 전문가와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우주산업의 발전을 촉진하고, 최근 아리랑2호 발사 성공, 최초의 한국우주인(고산, 이소연씨) 배출, 외나로도 우주센터 건립 등 국가 우주개발 성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또 지역적으로는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삼아 대덕특구의 연구개발 성과의 사업화 촉진 및 특구 활성화로 연계시킬 기회로 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역사

1992년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가 개발한 소형과학위성 우리별1호 발사

1993년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가 개발한 소형과학위성 우리별2호 발사

1993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과학로켓(KSR-I) 발사

1995년 KT, 통신방송위성 무궁화1호 발사

1996년 KT, 통신방송위성 무궁화2호 발사

1997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과학로켓(KSR-II)발사

1999년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가 개발한 소형과학위성 우리별3호 발사

1999년 KT, 통신방송위성 무궁화3호 발사

1999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실용급 위성 다목적실용위성 1호 발사

2002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액체추진 과학로켓(KSR-III) 발사

2003년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가 개발한 소형위성 과학기술위성1호 발사

2006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실용급 위성 다목적실용위성 2호 발사

2006년 KT, 통신방송위성 무궁화5호 발사

2008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건설하는 소형위성 발사장 건설 완료 예정

2008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주도로 개발하는 소형위성발사체(KSLV-I) 개발 완료 예정

2008년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가 개발한 소형위성 과학기술위성2호 발사 예정

2009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하는 정지궤도위성인 통신해양기상위성 발사 예정

2010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하는 다목적실용위성5호 발사 예정

2011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하는 다목적실용위성3호 발사 예정


<김태열 기자 yol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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