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설연휴, 료칸에 머물며 온천 즐겨봐?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환율, 노비자 정착으로 따뜻한 남쪽나라 일본여행 붐

[여행]설연휴, 료칸에 머물며 온천 즐겨봐?

미혼인 직장인 김유진씨(32)는 올 구정 연휴에 친구들과 함께 일본여행을 하기로 했다. 후쿠시마에서 료칸에 묵으며 온천을 즐기고 쇼핑도 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일찌감치 예약해뒀다. 그렇지 않으면 방일 여행객이 많아 항공권 등을 구할 수 없을 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그동안 주말 도깨비여행(금요일 밤에 출발해 월요일 새벽 출근 전에 귀국하는 일정) 등을 통해 도쿄 등을 다녀왔는데 거리가 가깝고 즐길 거리가 많은데다 대중교통을 잘 이용하면 비용도 크게 들지 않아 종종 일본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여행]설연휴, 료칸에 머물며 온천 즐겨봐?

‘일본여행’ 붐이 일고 있다.
역사적 배경으로 인한 반일감정과 관계없이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한국인에게 일본은 가장 친근한 나라다.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한국인, 대만인, 중국인 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역시 일본인이 가장 많으며, 그 다음이 중국인, 미국인 순(2006년 기준)이다. 한국관광공사는 2007년 한 해 동안 해외에 나간 여행객 수를 1336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고, 일본국제관광기구는 이중 일본을 여행한 한국인 수를 260만 명으로 보고 있다. 일본을 여행하는 한국인은 2006년 처음으로 200만 명을 돌파한 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일본을 여행한 한국인 수가 한국을 찾은 일본인 수를 웃돌면서 40여 년 만에 한·일 여행객 수가 역전되기도 했다. 지난 연말까지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220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이처럼 한국인 여행객의 사랑을 받는 것은 환율과 노비자의 정착 때문이다.
한때 13배까지 치솟던 엔화가(100엔=1300원)는 올해 초 7.5배(100엔=750원)까지 내려갔다. 한국인 입장에서는 앉은 자리에서 호텔요금, 식사요금이 40% 정도 할인된 셈이다. 현재 엔화 대비 원화값은 100엔당 800원대다.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일본에서 보냈다는 김호정씨(34)는 “환율변동으로 한국보다 일본이 물가가 싸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의 물가 상승률은 거의 10년 넘게 10% 안쪽에 머물고 있고, 버블경제 붕괴 이후 내수여행시장이 침체되면서 한국인에 대해 파격적으로 호텔 숙박비 등을 제공하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 일본여행 전문인 여행박사의 이상필 홍보팀장은 “항공료나 현지 호텔비가 거의 10년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데다 2006년 주5일 근무제가 확대되면서 금·토·일요일을 이용해 월차휴가를 내지 않고도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주말여행지로 일본이 제격인 것도 방일 여행객 증가의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몇 년씩 돈을 모아 해외여행을 하는 게 아니라 평소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주말 특가 도쿄여행상품이 뜨면 ‘어, 그래? 이번 주엔 도쿄나 다녀올까?’ 하는 식으로 충동구매도 많아졌다. 하나투어 김희선 홍보팀장은 “주말여행은 10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기존 호기심과 단순한 관광 차원을 넘어 지금은 일본 문화를 즐기고 향유하는 여행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또 2005년 3월부터 시행된 일본의 비자 면제 조치도 일본여행이 증가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일본은 2005년 아이치박람회 개최기간인 3~6월 한시적으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으며, 2005년 10월~2006년 2월 무비자 입국을 연장했고, 2006년 3월부터 영구적으로 비자를 면제했다.

일본을 다시 찾는 여행객도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게 여행업계의 분석이다. 재방문(Repeater)은 여행상품 가격, 첫 여행에서 받은 인상, 거리, 편안한 일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일본여행의 형태로는 자유여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가이드가 있는 패키지여행 대신 스스로 항공권과 호텔숙박권, 여행책자 등을 가지고 떠나는 자유여행시장이 확대됐다. 이는 다양한 여행정보를 담고 있는 웹사이트, 여행책자의 다수 발간 등으로 현지 정보를 쉽게 얻고 여행에 자신감을 갖는 여행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 1980년대 배낭여행 경험이 있는 이들이 40대가 돼 가족여행까지 자유여행을 가는 경우도 늘었다. 일본국제관광진흥기구에 따르면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 여행객의 관광형태는 자유여행이 80%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일본 정부의 노력도 크다. 2008년 10월에는 일본국토교통성 산하에 관광청을 신설할 예정인 일본은 20~30대 여성을 대상으로 계절별로 쇼핑, 온천료칸, 스키, 테마여행 등에 대한 홍보를 집중적으로 할 계획이다. 일본국제관광진흥기구 이주현 마케팅 팀장은 “현재 일본 모든 지역이 수학여행과 교육여행을 유치하기 위해 힘쓰고 있으며 기타 현별로 골프나 스키를 세일 포인트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쇼핑

[여행]설연휴, 료칸에 머물며 온천 즐겨봐?

일본으로 쇼핑관광을 떠나는 25~35세 여성이 많다. 엔저로 일본상품 가격이 떨어지는 효과가 발생하면서 일본에서 쇼핑을 즐기려는 여성이 늘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신흥 명품숍이 밀집해 있는 도쿄의 롯폰기힐스는 홈페이지와 팸플릿까지 한국어로 만들 정도로 한국인 여행객을 주시하고 있다. 일부 명품 매장은 한국인 전담 직원이 있을 정도.

도쿄는 쇼핑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제1의 명품 소비도시답게 명품 브랜드의 신상품이 가장 빨리, 많이 들어온다. 최근 환율이 100엔당 800원대로 하락하면서 서울에 비해 5~10% 싸게 구입할 수 있다. 도쿄는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가격은 백화점 푸드코트나 레스토랑 런치세트 메뉴의 경우 우리 돈으로 1만 원 정도이고, 길거리 음식점에서 파는 국수나 라면, 덮밥 등은 우리 돈으로 5000~7000원 정도다.

관서지역 최대 도시이자 상업의 중심지인 일본 제2의 도시 오사카도 쇼핑지로 각광받고 있다. 동서남북 어디를 가더라도 쇼핑단지가 형성돼 있다. 북쪽에 위치한 오사역과 우메다역 주변의 기타 지역은 최고급 브랜드점 광장과 복합시설이 많고 뤼이뷔통, 에르메스, 베르사체 등 명품 매장이 즐비하다. 남쪽에 자리한 미나미 지역은 젊은 층을 위한 캐주얼 상점이 밀집해 있다. 우리나라의 명동이나 이태원을 연상케 하는 아메리카무라는 오사카에서 가장 패셔너블한 곳으로 유명하고, 명품거리인 신사이바시 브랜드 스트리트와 옥상공원으로 유명한 난바파크스도 쇼핑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료칸

도쿄 긴자 미스코스백화점 전경과 롯폰기힐스 저경, 그리고 오사카 도톤보리(위부터). <경향신문>

도쿄 긴자 미스코스백화점 전경과 롯폰기힐스 저경, 그리고 오사카 도톤보리(위부터). <경향신문>

2006년 이후 ‘붐’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일본의 온천료칸이 한국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예전에는 일본 온천 하면 하코네, 벳푸밖에 모르던 여행객들이 지금은 구로가와 온천, 유후인 온천, 오쿠히다 온천, 게로 온천, 노보리베츠 온천 등 일본의 명탕을 줄줄이 꿰고 있을 정도다. 국내 여행사들도 료칸(전통여관)을 테마로 한 여행상품을 앞 다투어 내놓고 있다.

료칸은 일본을 대표하는 전통 숙박시설이다. 길게는 300년 이상 가문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료칸은 일본 전역에 걸쳐 6만여 개에 달한다. 자연 속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으며 여느 호텔 객실과 다른, 일본 전통을 체험할 수 있다. 다다미가 깔린 고급스러운 객실은 멋스러운 가구와 골통품 등으로 장식돼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객실마다 평균 1~2명의 나카이상(료칸의 여종업원)이 시중을 들며 조식과 석식을 카이세키(일본 전통요리이자 연회요리)로 제공한다.

료칸의 모든 숙박지에는 온천욕장이 있다. 또 모든 료칸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별채나 특실을 갖춘 곳도 있다. 특히 개인 노천탕이 딸린 별채(특실)는 한 료칸에 1~2실밖에 없기 때문에 예약하기 어렵고 가격도 일반 객실의 2~3배 정도다. 다소 가격이 바싸도 가족 여행이나 허니문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개인 노천탕이 딸린 별채가 제격이다.

이오스여행사의 홍은주 과장은 “웰빙여행을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일본의 고급 료칸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위치와 시설, 서비스에 따라 이용료는 천차만별이고 1박 숙박요금은 보통 1만 엔부터 10만 엔 정도”라고 말했다.

스키 & 골프 천국

[여행]설연휴, 료칸에 머물며 온천 즐겨봐?

스노보드나 스키, 골프를 즐기기 위해 일본으로 향하는 한국인 관광객도 적지 않다.
거리가 가까운 데다 700개 이상의 리조트가 있는 일본에서는 리프트와 곤돌라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산이 많은 열도의 지리적인 특성상 스키장이 포화상태라고 할 정도로 많기 때문에 사람들과 부딪히며 지루하게 차례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국내에서 하루종일 12~13번 탈 것을 이곳에서는 3시간이면 타고 내려온다.

일본 스키 여행은 아오모리, 이와타, 아키타 등 혼슈 북쪽과 훗카이도를 포함한 동북부 지역이 중심이다. 이 가운데 훗카이도는 4월까지 스키를 탈 수 있다.

훗카이도에는 루스츠 리조트 스키장, 사호로 리조트 스키장, 기로로 리조트 스키장, 도마무 리조트 스키장 등이 있으며 아오모리에는 앗피 고원 스키장, 아지가사 스키장 등이 있다.

[여행]설연휴, 료칸에 머물며 온천 즐겨봐?

후쿠시마도 스키를 타기에 안성맞춤이다. 비행기로 1시간 50분 정도 걸리는 가까운 거리인 데다 일명 분설(粉雪)이라고 불리는 좋은 설질과 막대한 강설량을 자랑한다. 그랑데코와 알츠반다이, 리스텔 환타지아 이나와시로 등 26개 스키장이 해발 1819m 반다이산을 둘러싸고 자리하고 있다. 내일여행이 나가노 동계올림픽 스키점프와 크로스컨트리 경기가 열렸던 일본 하쿠바로 떠나는 스키&보드 2박3일 상품을 52만9000원부터 판매하는 등 각 여행사는 실속 있는 스키상품을 판매 중이다.

일본은 골프장이 미국 다음으로 많은 나라다. 우리나라의 골프장 수는 260개인 데 반해 일본은 2600개에 달한다. 시지투어가 2월 28일까지 매주 목요일(3박4일·72홀)과 일요일(4박5일·99홀) 출발하는 일본 규슈 가고시마 골프여행 상품을 99만9000원에 판매하는 등 일본 골프여행상품도 여행사마다 다채롭다.

<박주연 기자 jypark@kyunghyang.com>

실속파가 알아두어야 할 일본여행 Tip

1숙소는 지하철역 근처로 정하고 현지 교통패스를 활용하라
일본은 살인적인 교통비로 유명하다. 따라서 숙소는 무조건 지하철 근처로 예약하는 게 합리적이다. 또 일본은 오래전부터 다양한 교통패스가 발달해왔다. 이 교통패스를 정확히 선택함으로써 몇 배 더 즐겁고 편한 일본여행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여행 경비도 아낄 수 있다.

하루종일 도쿄 시내만 구경할 것이라면 630엔(약 5300원)짜리 ‘JR 도쿠나이 패스’만 사면 된다. 이 패스 하나로 도쿄 시내의 JR(일본 국철)을 무제한 마음대로 타고 내릴수 있다. JR은 도쿄 시내의 주요 관광지를 모두 지나기 때문에 따로 택시나 지하철 요금도 아낄 수 있다.

오사카로 여행한다면 ‘간사이 스루패스(KANSAI THRU PASS)’가 필수다. 3일간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교통패스인데, 오사카·고베·교토·나라·히메지까지 간사이 지역의 전철, 버스, 케이블카 등을 무제한으로 타고 내릴 수 있다. 요금은 단돈 5000엔(4만 원 정도).

후쿠오카·벳푸·나가사키·구마모토 등의 북큐슈 지역을 여행한다면 3일간 무제한 버스카드인 산큐패스(SUN-Q PASS-5만5000원)이나, 3일권 철도 무제한 이용패스인 북큐슈레일패스(6만 원)를 사면 된다.

교통패스는 잘 이용하면 사용하지 않을 때보다 확실히 절약할 수 있고, 무엇보다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현지에서 목적지와 요금을 확인하고 티켓을 끊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시간이 돈인 여행자의 입장에선 매우 유용하다.
산큐패스나 간사이스루패스의 경우 현지 관광지의 입장료 할인까지 받는 다목적 패스이므로 여행경비를 더 줄일 수 있다.

2햇반에 고추장까지 챙기기? NO NO
일본 물가와 음식 걱정 때문에 여행가방 한가득 햇반과 사발면, 고추장까지 챙겨가는 여행객이 있다. 생필품을 한가득 챙겨간 여행객들, 일본 100엔 숍에 가면 땅을 치고 통곡한다. 햇반 100엔, 고추장 100엔, 사발면 100엔! 한국보다 더 맛있고 더 싸다.
이민 가는 것이 아니라면 생필품은 현지에서 조달하는 것이 좋다. 비가 오지 않으면 필요 없는, 우산이나 술, 신발 등도 일본이 더 싼 경우가 많다.

3.자전거 대여소를 눈여겨보라
일본은 웬만한 도시의 기차역이나 버스 터미널 주변에는 반드시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원하는 만큼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도보보다 자전거가 편하고 빠른 것이 당연하다. 여권을 보여주고 보증금만 내면 하루 500엔 정도에 빌릴 수 있으니 자전거 여행도 한 번 해볼 만하다.
물론 길거리에 핀 작은 꽃에 감동받는 사람이라면, 천천히 걷자.

4.아침은 든든하게, 점심은 런치메뉴로
호텔에 숙박하는 경우 대부분 조식 뷔페가 제공된다. 별로 당기지 않더라도 여행지에서는 체력소모가 평소의 몇 배이므로 아침식사를 든든하게 하자.

점심식사는 오전 11시~오후 2시까지 각 식당에서 특별히 내놓는 ‘런치메뉴’를 이용하면 좋다. 일본은 상당히 많은 식당이 ‘런치메뉴’ 또는 ‘오늘의 정식’ 같은 특별 할인 메뉴를 마련하고 있다. 이 메뉴는 양과 질은 같으면서 가격이 40~50% 이상 저렴한 경우가 많다.

5.쇼핑은 귀국 전날에 하자
여행 초반에 선물을 사면 여행기간 내내 그 짐을 들고 다녀야 한다. 또 나중에 더 싸고 좋은 물건을 발견했을 때 후회할 일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고 귀국하는 날 시간에 쫓겨 물건을 구입하는 것도 급한 마음에 바가지 쓸 확률이 높다. 쇼핑은 귀국 하루 전쯤 하는 게 정석이다.
(자료제공 / 여행박사)

바로가기

주간경향 댓글 정책에 따라
이 기사에서는 댓글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