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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당선의 숨은 공신, 선진국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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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는 소위 ‘투캅스’로 불리는 박영준 팀장-김대식 팀장

오른쪽부터_장영철 공동의장, 박영준 후보 비서실 네트워크 팀장, 김대식 후보 비서실 네트워크 팀장, 이상직 공동의장

오른쪽부터_장영철 공동의장, 박영준 후보 비서실 네트워크 팀장, 김대식 후보 비서실 네트워크 팀장, 이상직 공동의장

오른쪽부터_정인철 대변인, 유선기 사무총장, 구인호 사무처장

오른쪽부터_정인철 대변인, 유선기 사무총장, 구인호 사무처장

“스스로 지갑을 여는 조직.”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이명박 ‘대통령’으로 만든 숨은 공신이라고 평가받는 선진국민연대(이하 ‘국민연대’) 구인호 사무처장의 자평이다. 국민연대 회원들의 자발성을 강조한 말이다.

국민연대는 흔히 ‘노사모’와 비교된다. 정치적 기득권 획득을 목표로 뭉친 정당 조직원들과는 달리, 특정 정치인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조직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노무현 대통령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노사모에 고마움을 표시한 것처럼 이명박 당선인도 “여러분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됐다”며 국민연대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세간의 이런 평가에 대해서 구 사무처장은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노사모는 단일 조직이지만 국민연대는 말 그대로 여러 단체가 연대한 조직이다. 노사모와 달리 우리는 전국적으로 탄탄한 조직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국민연대는 2007년 3월 한나라당 경선 국면에서 ‘대외협력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조직화의 시동을 걸었고, 대외협력위 소속 170여 개 단체를 묶어 지난해 10월 24일 ‘선진국민연대’라는 이름으로 공식 출범했다. 조직의 얼굴인 상임의장으로 중도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하는 이영희 인하대 법대 교수와 권영건 한양대 석좌교수를 추대했다. 이 교수는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을 지낸 중도우파의 좌장으로 꼽히는 인물이고, 권 교수는 안동대 총장과 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을 지낸 대표적 보수 인사다.

출범 당시에는 100만여 명이었지만, 회원 1명이 3명의 지지자를 모아 500만 회원을 만든다는 뜻의 ‘135 운동’을 전개하여 대선이 끝난 지금 회원 수를 463만여 명으로 불렸다. 국민연대는 ‘135’로 대표되는 회원 배가 운동을 통해 ‘한나라당은 싫어하지만 MB(이명박)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한나라당과는 뜻이 다르지만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사람들’을 회원으로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이명박 당선인 지지 세력의 외연을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층과 보수층 너머로 확대하는 데 기여한 것이다.

국민연대 회원들은 매우 다양하다. 연합기구 성격인 국민연대의 주축 세력은 크게 포럼, 팬클럽, 직능단체, 고대 동문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팬클럽에는 MB연대, 명박사랑, 명사랑, 명박연합 등의 모임이 소속돼 있고, 직능단체 구성원은 미용사, 의사, 소상공인, 조기축구회 등을 망라한다.

자발적 회원들 ‘노사모’와 비견돼
국민연대의 핵심 실세는 소위 ‘투캅스’로 불리는 이명박 당선인 비서실 네트워크팀의 박영준 팀장과 김대식 팀장이다. 두 사람은 선거 기간 내내 읍·면·동 단위까지 전국을 6번이나 돌면서 이명박 당선인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유명하다. 박영준 팀장은 11년간 이명박 당선인의 형인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했고, 서울시 정무국장을 맡으면서 이 당선인과 인연을 맺었다. 김대식 팀장은 동서대 교수 출신으로 2006년 12월 박영준 팀장의 소개를 받아 구인호 사무처장과 함께 안국포럼에 합류했다. 박영준 팀장이 무뚝뚝하고 저돌적인 스타일이라면 김대식 팀장은 깔끔한 학자 스타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팀장과 김 팀장은 각기 인수위 총괄팀장과 사회교육문화 분과 위원 직책을 맡아 인수위에 합류했다.

고대 정외과 84학번인 구인호 사무처장은 2006년 7월 이명박 당선인을 알게 됐고, 지난해 7월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 당시 서울시 홍보기획관이던 강승규 인수위 부대변인의 소개로 박영준 팀장을 만났다. 구인호 사무처장은 강원도 도의원 출신으로 현재 인수위 정무분과 실무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다소 상반된 스타일의 박영준 팀장과 김대식 팀장이 유권자들을 상대로 공세적인 선거전을 펼친 ‘활동가’라면 구 사무처장은 묵묵하게 조직 관리에 전념한 ‘실무형’이라고 알려졌다.

유선기 사무총장과 정인철 대변인은 국민연대의 중도개혁 노선을 기획하고 주도한 인물들이다. 대외업무를 총괄하는 유 사무총장은 신용보증기금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현재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상임자문위원이다. 그는 신용불량자 모임과 백수 모임 등을 포괄하는 민생포럼 대표로 이 당선인의 민생 관련 정책과 공약을 설계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경제신문 전문기자 출신인 정 대변인은 대표적인 외유내강형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인수위 기획조정분과위 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국민연대 정책위원회 위원장인 허증수 경북대 교수는 역할에 비해 언론에 상대적으로 노출되지 않은 인물이다. 그는 지난 1년간 지역 대학 교수들로 구성된 지역교수 포럼을 주도하며 각 지역의 아젠다들을 수렴하여 이 당선인의 지역공약들로 다듬어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 당선인의 국가과학단지 건설, 한반도대운하 건설, 동남아권 신공항 건설 등의 공약이 지역교수포럼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허 교수는 현재 인수위 산하 국가경쟁력강화 특위의 기후변화 및 에너지대책 태스크포스 팀장이다.

이명박 당선인의 고대 인맥 중 빼놓을 수 없는 이는 장영철 국민연대 공동의장이다. 그는 국민연대 내 선진시민연대 집행위원장으로서 이 당선인의 핵심 지지세력이라 할 고대 동문들을 조직화하는 데 기여했다. 그뿐 아니라 포럼, 팬클럽, 직능단체, 고대 동문 등 국민연대 핵심 조직들을 하나로 아울러 통합하는 매개체 구실을 한 인물로 알려졌다.

공동의장 이상직 대구산업정보대학 교수는 14대 국회의원 시절 이 당선인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2006년 2월 국민연대의 근간이 된 ‘선진한국 국민포럼’ 창립을 주도했으며, 국민연대에서는 전국 15개 지역포럼을 조직하고 관리하는 책임을 맡았다.
총선을 앞두고 기존 정치권에서 정치세력화를 도모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구인호 사무처장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국민연대는 성공한 대통령과 성공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 이명박 당선인을 후원하는 사람들일 뿐”이라며 순수한 지지자 모임으로 남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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