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물 조각, 전통의 지혜와 현대과학 접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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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흥공예의 임병시 대표는 자신이 이제껏 해온 작업을 하나씩 되짚어보고 있다. 강화도를 건너다보는 김포에 1000여 평의 터를 닦아 작업장을 새로 만들고 30년 넘게 해왔던 조형물 조각의 성과를 한 곳에 모아 전시관을 새로 세우고 있다.

[사람@세상]조형물 조각, 전통의 지혜와 현대과학 접목

그가 명성을 얻은 것은 주로 대규모 불상과 인물상의 조각을 통해서다. 설악산 신흥사 청동대불 조성에 몸을 담아 시작한 일이 자연스레 이어졌다. 일본 모리오카현의 대불을 비롯해 지난해 조계사 대웅전 불상 조성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큰 규모의 조형물을 제작하는 일에는 그의 일손이 닿았다.

“10m가 넘는 대형 조각의 경우 자칫하면 균형과 비례가 틀어지기 쉽습니다. 처음에 작은 크기로 조각했을 때는 잘 드러나지 않던 문제들이 큰 크기로 조각해놓으면 바로 나타납니다. 보는 이에게 감동을 주려면 세세한 부분까지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는 국내 박물관을 위해 국보급 문화재의 복제 작업을 맡아 일하면서 전통조각의 섬세한 아름다움을 배울 수 있었다. 백제금동향로나 고구려 반가사유상을 보는 그의 관점은 작품을 조각했던 예술가의 시선과 손길에 닿아 있다. 궁극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했던 기법과 재료의 선택, 그리고 그 속에 담은 미학을 제작자의 눈길로 읽어내는 것이다.
“백제금동향로는 당시에도 똑같은 작품을 만들 수 없었을 것입니다. 밀랍에 섬세하게 조각한 후 그 위에 주물 틀을 만들고 쇳물을 부어 원형 자체가 녹아 없어지는 기법을 썼기 때문입니다. 국보급 작품을 보면 그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기 위해 얼마나 고심했는지 느껴집니다.”

그의 꿈은 과학을 통해 전통방식을 완성하는 것이다. 요즘 들어 옛 주물방식을 새로 공부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는 전통의 지혜와 섬세함을 기틀로 삼고 과학적인 이론과 방법으로 오늘의 아름다움을 만들기 위해 애쓴다. 새로 만드는 전시관이 완성되면 그의 작품과 노력을 한 눈에 보게 될 것이다.

<김천 자유기고가 mindtempl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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