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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 무항생제 한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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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괴산증평축협 한우브랜드 ‘자연의 약속’ 친환경축산에 새 장

국내 최초 무항생제 한우 인증을 취득한 괴산증평축협의 한우들이 무항생제, 유전자 비변형 사료를 먹고 있다.

국내 최초 무항생제 한우 인증을 취득한 괴산증평축협의 한우들이 무항생제, 유전자 비변형 사료를 먹고 있다.

농약과 항생제로 우리의 먹을거리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은 이제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각종 야채 등 농산물에 뿌려지는 농약, 닭과 돼지 및 소 등 축산물이 섭취하는 사료에 함유된 항생제, 양식한 어류 역시 항생제를 섭취, 그 영향을 받고 있다. 항생제가 우리의 식탁을 위협하고 있지만 여전히 농축산물이 농약과 항생제로 길러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은 좁기만 하다. 그나마 유기농 농산물이 시판되고 있으나 서민들에게 가격이 부담스러우며 농약이나 항생제를 사용한 일부 가짜 유기농이 시중에 나돌고 있어 주부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한·미FTA 체결로 미국에서 건너오는 쇠고기는 광우병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초로 무항생제 한우가 인증을 취득해 관심을 끌고 있다. 충북 괴산증평축협은 지난달 20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괴산출장소로부터 친환경농업육성법에 근거해 ‘자연의 약속’ 한우 2019마리가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을 취득했다.

항생제가 함유된 사료로 소를 기르는 농가와 브랜드에 무항생제 한우는 적잖은 충격이었다. 무항생제 및 유전자 비변형(Non-GMO) 사료를 사용한 축산의 경우 시설투자비와 노동력이 적잖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괴산증평축협은 조합원 농가들을 독려해 그 어려운 무항생제 한우인증에 성공했다.

유전자 비변형 곡물 사료로 사용

괴산증평축협은 2004년부터 무항생제 한우의 인증 준비를 시작했다. 축협과 조합원들은 유전자 비변형 곡물을 소들의 사료로 사용했다. 유전자 변형 곡물의 안전성을 확신할 수 없어 한우의 사료로 적합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전자 비변형 곡물로는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부족했다. 유전자 비변형 곡물로 키운 한우가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한 것이다. 이에 괴산증평축협은 더 친환경적이고 소비자들의 건강을 보장할 수 있는 한우 육성을 연구했다. 그 결과 무항생제를 통한 100% 친환경 한우 축산을 시도한 것.

그러나 무항생제 한우 사업도 그 시작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비변형 곡물 한우가 큰 호응을 얻지 못해 무항생제 한우도 그 결과가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조합원들의 우려가 첫 번째 난관이었다. 또 기존의 한우 사육 방식으로도 큰 어려움이 없었는데 무항생제 한우의 경우 시설투자비는 물론 수질검사를 비롯해 소의 분뇨를 퇴비로 활용하여 조사료를 생산해야 하는 등 각종 어려움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괴산증평축협은 무항생제 한우 사육의 필요성을 조합원들에게 계속 알렸다. 항생제의 위험성을 인식한 농가들과 친환경 한우의 필요성을 느낀 조합원들이 무항생제 한우 사업에 하나둘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31농가에서 무항생제 한우 ‘자연의 약속’ 브랜드에 합류해 총 2019마리의 한우를 기르고 있다. 또 2019마리의 한우에서 향후 1년간 761마리의 송아지를 생산하고 567마리의 무항생제 한우를 출하할 예정이다. 현재 무항생제 한우 인증을 받은 농가는 31곳이지만 200농가에서 무항생제 한우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더불어 축협은 관내 15%인 31가구의 무항생제 한우 사육 비율을 조만간 60~70%로 끌어올려 괴산과 증평을 명품 무항생제 한우 고을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워 놨다.

괴산증평축협이 지난달 20일 열린 ‘명품한우 자연의 약속 무항생제축산물 인증식’ 에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을 받았다.

괴산증평축협이 지난달 20일 열린 ‘명품한우 자연의 약속 무항생제축산물 인증식’ 에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을 받았다.

소 쾌적한 생활 위해 축사도 차별화

‘자연의 약속’ 무항생제 명품 한우.

‘자연의 약속’ 무항생제 명품 한우.

취재 중 기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총 2019마리의 한우에 각각 관리서류들은 물론 무항생제 한우 사육 농가 및 시설에 대한 서류들이 축협 상담실 한쪽 벽면을 메우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유전자 비변형 및 무항생제 사료의 사용량을 매일 작성해야 하며 한우의 분뇨 양도 매일 확인하는 까다로운 절차 속에서 무항생제 한우가 탄생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우공(牛公)들이 마시는 식수의 성분도 확인해 부적합한 경우 무항생제 한우 인증을 받을 수 없다. 또 농장에 방문자가 있을 경우 누가, 언제 다녀갔는지 기록해야 한다. 소들의 건강상태가 악화할 경우 방문자로 인한 감염 여부도 확인, 역학조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축사 청소 및 소독일지도 작성해야 하며 사용 농기계까지 모두 적어놔야 한다. 이렇게 방대한 양의 기록지들을 보며 무항생제, 유전자 비변형 사료의 축산법의 어려움을 체감할 수 있었다.

축사도 넓고 높게 건축해 소들이 여유롭게 공간을 사용할 수 있고 환기도 원활하다. 또 개폐형 지붕과 천정 쪽에 설치한 팬 등 현대화 시설은 우공들의 쾌적한 생활을 이끌어 맛있고 안전한 쇠고기 생산의 한 요소가 되고 있다.

‘자연의 약속’ 한우는 ▲경영관리 ▲축사 및 사육조건 ▲가축의 입식 및 번식방법 ▲전환기간 ▲사료의 영양관리 ▲동물복지 및 질병관리 ▲운송·도축·가공과정의 품질관리 ▲가축분뇨의 처리 등 대항목 하의 세부항목의 조건을 모두 충족시킨 최고급 명품 한우다.

특히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을 적용해 생산에서 도축, 가공, 판매까지 그 청결상태를 유지하는 등 까다로운 작업을 거치면서 ‘자연의 약속’ 한우가 탄생하는 것이었다.

괴산증평축협 조합원과 조합원들은 국민들의 안전한 먹을거리를 위해 오늘도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축사에서 건강하게 자라는 우공을 보며 훗날 우리의 식탁에 항생제가 사라지길 기대한다.

“최고급 괴산 한우가 우리 밥상 지킬 것”

[우리 것이 좋은것이여]전국 최초 무항생제 한우 성공했다

“국내 최초의 무항생제 한우로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겠습니다.”
정헌 괴산증평축협조합장이 지역에서 사육하는 한우 브랜드 ‘자연의 약속’을 두고 한 약속이다. 괴산증평축협 한우 브랜드인 자연의 약속은 국내 최초로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사육한 한우다.

정 조합장은 자연의 약속은 기존 고급육에 무항생제의 개념을 접목시킨 최고급 한우라며 지난달 친환경농산물인증서를 받아 그 품질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 31가구가 무항생제 한우 사육 사업에 동참해 지금 2019마리의 한우가 항생제 없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며 맛 또한 일품이라고 강조했다.

정 조합장은 시민들이 보약이나 헬스클럽 등 2차적인 건강생활에는 지갑을 열면서 정작 1차적 건강생활, 가장 중요한 먹을거리에는 신경을 덜 쓰는 것 같다며 올바른 먹을거리 섭취를 다른 어떤 것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조합장은 “무항생제를 통한 친환경 개념을 접목시킨 최고급 괴산 한우가 우리의 밥상을 지켜줄 것”이라며 “우리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우리 몸에 맞는 우리 한우를 생산하기 위해 조합원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전·충청·강원본부|박병립 기자 riby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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