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볼보 S80‘브레이크의 진화’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추돌 경고음 울리며 ‘작동’ 준비… 반응속도 빨라져 제동거리 단축

[CAR]볼보 S80‘브레이크의 진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차’라는 물음에는 딱히 어느 한 가지 모델이 떠오르지는 않지만 ‘볼보’라고 답하는 사람이 많다. 볼보자동차가 안전에 기울이는 노력은 전 세계 자동차 업체 중 으뜸이다. 국내에서도 볼보자동차는 마케팅의 중심에 늘 ‘안전’을 세워둔다.

디자인과 성능을 우선으로 하는 최근 트렌드로 볼 때 마케팅의 초점을 안전에 맞추는 것은 불리할 수 있다. 게다가 모든 자동차 업체가 자동차에 첨단 안전장치를 장착하고 있어 안전을 강조하는 것은 새삼스러울 수 있다. 그런데도 볼보자동차는 고집스레 안전을 표방하고 나선다.

지난 8월 말, 싱가포르에서 열린 볼보의 프리미엄 세단 S80의 2008년 형 시승 행사에서도 볼보는 안전을 가장 앞자리에 두었다. 당초 취지는 아직 국내에 출시하지 않은 2008년 형 S80의 시승이었지만 싱가포르 시승 행사에서 볼보자동차가 특히 방점을 찍은 부분은 ACC(Adaptive Cruise Control, 적응식 크루즈 컨트롤)와 브레이크 서포트 기능이 있는 충돌방지장치(Collision Warning with Brake Support)다.

국내는 전파관리법 저촉 출시 미뤄

이 두 가지 장치는 얼핏 비슷해보이나 조금 차이가 있다. ACC는 주행 전 앞차와 거리를 설정하면 자동으로 차 간 거리를 조절해주는 장치다. 앞차가 속도를 높이면 내 차도 속도를 높이고 앞차가 속도를 줄이면 내 차도 자동으로 속도를 줄이면서 처음 설정한 거리를 유지해준다. 반면 CWBS는 차량 속도를 자동 조절하지는 않는다. 앞차와 추돌 위험이 감지되면 경보음이 울리면서 브레이크가 준비하고 있다가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더욱 빨리 반응하면서 제동거리를 줄여준다. 경보음이 울리면 브레이크 디스크와 패드의 간격이 좁아지면서 즉각 반응한다.

2008년 형 S80은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다. 또 광각카메라를 이용하지 않고 라디에이터 근처에서 레이더를 쏘면서 앞차를 인식하는 CWBS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적용할 수 없는 장치다. 국내의 자동차관리법과 전파관리법에 저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르면 내년쯤 관련 법규가 완화되어 ACC와 CWBS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형 에드벌룬을 단 차량을 앞에 두고 ACC와 CWBS를 장착한 2008년 형 S80을 시승했다. 본능적으로 추돌 위험을 느껴 액셀러레이터를 천천히 밟았는데 보조석에 탄 볼보 측 인스트럭터가 걱정하지 말라며 속도를 높이라고 했다. 대형 애드벌룬과 내 차의 거리가 불과 5m 정도 됐을까, 경보음이 ‘삐삐’ 울렸다. 경보음을 듣자마자 브레이크를 밟았다. 브레이크가 일반 주행 시보다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느꼈다.

[CAR]볼보 S80‘브레이크의 진화’

사각지대정보시스템도 유용

볼보의 안전철학과 장치를 설명하기 위해 볼보 본사가 있는 스웨덴에서 싱가포르에 온 리처드 닐슨 볼보 안전특성 매니저는 “ACC와 CWBS는 도심지역보다 고속도로에서 훨씬 유용한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단점은 레이더가 좌우 15도 각도를 커버하기 때문에 급커브길에서는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큰 비나 눈이 오면 오작동할 수도 있다. 이를 해결하는 것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2008년 형 S80 시승은 싱가포르 도심에서 했다. 싱가포르는 우리와 달라서 영국, 일본처럼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다. 운전석이 반대편에 있어 출발하고 나서 몇 분간 적응하느라 혼난 것, 싱가포르 도심 지리에 어두워 길을 헤맨 것을 빼면 최첨단 안전장치로 무장한 2008년 형 S80은 매우 편안했다.

닐슨 매니저의 말마따나 도심에서는 ACC와 CWBS를 시험해볼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S80의 다양한 안전장치를 체험해볼 수 있었다. 그중 가장 유용하다고 느낀 장치는 BLIS(사각지대정보시스템)였다. 이 장치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볼보의 일부 모델에도 적용된 것인데 양 사이드 미러에 소형 카메라를 장착, 양쪽 사각지대에 물체가 접근하면 경보등이 들어와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BLIS는 여성 운전자나 초보 운전자에게 특히 유용할 듯하다.

이 외에도 S80에는 경추보호시스템, 측면보호시스템, 전복방지시스템, 액티브 바이제논 헤드라이트, 후방어린이안전시트 등 최첨단 안전장치들이 차량 전체를 둘러싸고 있다. 너무 안전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닐슨 매니저는 “안전에는 타협이 없다”며 “볼보는 결코 안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 i30을 타보니

[CAR]볼보 S80‘브레이크의 진화’

해치백 스타일 하면, 제일 먼저 폭스바겐의 골프가 떠오른다. 그러나 현대차의 i30를 대하는 순간,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만큼은 이제 골프를 떠올리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껏 우리나라에서 해치백은 그리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세단과 SUV를 선호하는 성향이 강한 것도 한 이유겠지만 국내 완성차 업체가 그동안 출시한 해치백의 디자인과 성능이 세련되지 못했던 것도 큰 원인이다.

i30는 우선 디자인이 눈에 띈다.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은 지금까지 본 국내 업체의 해치백과 다르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국내 시장을 겨냥하기보다 해치백의 주무대인 유럽 시장에 초점을 맞춰 개발했다는 현대차 측의 공언이 ‘오기’만은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시승한 차는 디젤 모델이었다. U-1.6ℓ VGT 엔진을 탑재한 i30 디젤은 최대토크 26.5㎏.m을 발휘해 동급에서 최고를 자랑한다.

운전석에 앉자마자 편의장치가 현란하다는 데 놀랐다. 준중형급에서 i30만큼 핸들과 센터페시아에 다양한 편의장치가 장착돼 있는 모델은 없을 것이다. 고급 중형차 못지않은 편의장치다. 이 장치들의 편리함은 운전 중에 더욱 빛을 발한다. 그러나 이 때문에 차량 가격은 올라가게 마련이다.

디젤 모델이라고 해서 시끄러울 것이라는 생각은 이제 옛날 이야기다. 최근 디젤 엔진 기술은 오히려 가솔린 엔진 기술을 능가할 정도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솔린 엔진보다 적고 힘과 연비에서 가솔린 엔진보다 뛰어나다. 디젤 엔진을 탑재한 i30는 출발할 때는 물론 주행 중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정숙했다. 가속페달을 그리 세게 밟지 않아도 속도를 높이는 데 무리가 없었다. 다만 가속할 때는 엔진 소리가 조금 들렸다.

핸들링이 매우 가볍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이 장점을 잘못 활용하면 큰 일이 날 수 있다. 너무 가벼워 핸들이 쉽게 꺾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i30가 차를 처음 구입하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엔트리급이니만큼 초보 운전자들은 더욱 조심해야 할 듯하다. ℓ당 16.5㎞에 달하는 연비도 매력적이다.

i30는 예상과 달리 국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출시하자마자 국내 시장 준중형급 판매량에서 단박에 2위로 뛰어오른 것이다. i30가 국내 시장에서 해치백의 성공시대를 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i30는 차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점,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이 변화해가고 있다는 점을 증명한다.


<싱가포르·임형도 기자 lhd@kyunghyang.com>

CAR바로가기

주간경향 댓글 정책에 따라
이 기사에서는 댓글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