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브라우저 ‘춘추전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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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익스플로러 아성에 애플 ‘사라피’ 넷스케이프 새 버전으로 도전장

웹브라우즈 넷스케이프(오른쪽)와 익스플로러. <경향신문>

웹브라우즈 넷스케이프(오른쪽)와 익스플로러. <경향신문>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독주가 끝날 것인가? 인터넷 초창기 웹브라우저의 강자였던 넷스케이프가 새로운 버전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 애플이 윈도용 ‘사파리’ 브라우저를 출시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파이어폭스나 오페라 등 새로운 브라우저들이 점차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을 깍아내리고 있다. MS 인터넷익스플로러(IE)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07 세계개발자회의(WWDC 2007)’에서 사파리 윈도 버전인 ‘사파리 3’을 발표했다.

애플, 윈도용 ‘사파리’ 출시 그동안 매킨토시를 통해 컴퓨터 강자로만 알려졌던 애플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아이팟, 아이튠스 등을 선보이면서 자신들의 영역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사파리 윈도 버전은 이 같은 애플 전략의 일환이다.

웹 사이트 통계를 내는 ‘더블유쓰리카운터(W3Counter)’에 따르면 6월 현재 전 세계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6.0과 7.0 각각 49.52%와 16.96%를 차지하며 총 66.48%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 다음이 파이어폭스로 전체 시장의 24.86%를 차지하고 있다. 사파리는 1.86%를 기록 중이다.

이처럼 사파리 점유율이 부진한 것은 그 동안 윈도 버전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애플 측의 주장이다. 스티브 잡스는 사파리 3이 본격적으로 공급될 경우 브라우저 시장에 또 다른 회오리 바람을 몰고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티브 잡스는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가 여기 가져온 것은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강력한 브라우저”라며 사파리가 경쟁 제품보다 2배가량 빠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파리는 ▲북마크 ▲멀티탭 ▲RSS(맞춤형 정보배달) 기능도 강화했다. 애플은 웹사이트를 통해 사파리 3의 공개 베타버전을 무료로 다운로드 서비스하고 있다.

사파리는 6월 29일 출시 예정인 아이폰과 잘 연동하도록 설계했다. 아이폰에 설치될 애플리케이션들은 사파리 브라우저에서도 잘 구동할 것이라고 애플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익스플로러에 최적화한 웹사이트가 많아 사파리가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추억의 넷스케이프, 새 버전 발표 최근 넷스케이프가 출시한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 9.0 버전’은 과거 넷스케이프의 향수를 기억하고 있는 일부 네티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인터넷 태동 초기 웹 브라우저 시장은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가 독보적인 존재였다. 1990년대 후반 MS가 자사의 운영체제(OS)인 윈도에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끼워 팔기 시작하면서 양사는 치열한 경쟁을 시작했다.

넷스케이프는 막대한 자본과 풍부한 인력을 바탕으로 한 익스플로러의 공세와 시류를 받아들이지 않은 ‘오만’이 겹쳐 브라우저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후 넷스케이프는 아메리카 온라인(AOL)에 인수되는 수모를 겪었으며, 이후 몇 차례 새로운 버전의 내비게이터를 출시했으나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최근 선보인 넷스케이프 9.0 버전은 무엇보다 가벼운 느낌이 최대 장점이다. 브라우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 웹 사이트의 로딩 속도가 빠르다. 편리한 기능 중 하나는 URL 자동 수정 기능. 만약 URL 창에‘inews24com’
으로 ‘.’을 뺀 주소를 쳤을 경우, 넷스케이프 9.0은 이를 자동으로 ‘inews24.com’으로 수정한다. 쉽게 범할 수 있는 30여 가지 실수 유형을 파악하고 있다. 또 기억하고 싶은 웹사이트를 따로 모아놓을 수 있는 링크패드 기능도 유용하다. 하지만 과거의 향수만으로 넷스케이프가 다시 일어설 순 없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사용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만만찮은 군소 웹브라우저들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나 애플의 사파리 이외에도 파이어폭스나 오페라 등 군소 웹브라우저들도 만만치 않은 기세를 보이고 있다. 2004년 11월 등장한 파이어폭스는 모질라 재단이 만든 오픈소스 웹 브라우저로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핀란드의 경우 점유율이 40% 이상이다. 파이어폭스는 익스플로러에 비해 속도도 빠르고, 확장성이 높아 국내에서는 일부 IT 분야 ‘얼리어답터’들 사이에서 호응이 높다.

오페라는 탭 브라우징, 속도, 프라이버시, 보안 등에서 익스플로러에 비해 강점을 보이며 마니아층을 구축했다. 오페라의 전 세계 시장점유율은 1%가 채 안 되지만 최근에는 모바일 전용 브라우저로서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MS 완승으로 끝난 브라우저 1차전쟁

‘넷스케이프’는 1994년 당시 23세였던 마크 앤드리슨이 만들었다. ‘모자익 커뮤니케이션 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를 만든 앤드리슨은 1994년 10월 13일 ‘모자익 넷스케이프 0.9’라는 이름의 웹 브라우저를 출시했다. 이 브라우저는 이후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로 이름이 바뀌었으며 모자익은 ‘넷스케이프 커뮤니케이션 코퍼레이션’으로 사명을 바꿨다.

넷스케이프는 웹 브라우저 시장을 기반으로 승승장구를 거듭, 이듬해인 1995년 8월 9일 상장에 성공했다. 윈도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PC와 웹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던 MS는 넷스케이프의 공격적인 사업확장에 위기를 느끼고 웹 브라우저의 사업영역을 나누자고 제안했다. 제안을 거절당한 MS는 자사의 운영체제인 윈도에 익스플로러를 끼워 파는 수법으로 넷스케이프의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넷스케이프와 익스플로러 간에 이른바 ‘브라우저의 전쟁’이 전개됐다.

두 회사는 서로를 견제하기 위해 새로운 기능를 추가한 버전을 끊임없이 발표했으나 결국 막강한 자본을 바탕으로 한 MS에 넷스케이프는 무릎을 꿇고 만다. 이후 넷스케이프는 점차 입지가 좁아지고 1998년 11월 아메리카 온라인(AOL)에 매각되면서 점차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난해 8월 AOL에서 독립한 넷스케이프는 2007년 웹 브라우징에 충실한 ‘넷스케이프 9.0 버전’을 선보이며 재기의 발판을 노리고 있다.


강희종〈아이뉴스24 기자〉 hjka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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