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SW로 ‘불법 천국’ 오명 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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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성능도 우수… 누구나 무료로 다운받아 사용 가능

세계지적재산권의 날을 앞두고 관련 단체가 불법 소프트웨어를 버리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세계지적재산권의 날을 앞두고 관련 단체가 불법 소프트웨어를 버리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아마도 개인 PC 사용자 가운데 워드 등이 포함된 ‘오피스’ 프로그램이나 사진, 그림을 편집하는 ‘포토샵’ 등의 소프트웨어를 직접 구매해 사용하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오피스 프로그램과 ‘포토샵’ 등이 필요하긴 해도 수십만 원에 달하는 거액을 들여 구매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 게다가 불법으로 오피스 프로그램과 ‘포토샵’ 등을 다운로드하기 쉬운 환경이다보니 P2P 사이트를 이용해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률이 세계 평균치보다 훨씬 높아 ‘불법 소프트웨어 천국’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율은 45%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20%보다 2배 이상 높다. IT강국이라는 그럴싸한 명함 뒤에 ‘불법 소프트웨어 천국’이라는 오명으로 국가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직은 개인 사용자가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소송당하거나 벌금을 낸 사례는 많지 않다. 그러나 최근 저작권에 대한 인식과 단속이 강화하고 있어 앞으로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 모르는 일.

‘윈도’ 운영체제서 아무 문제없어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키며 이 같은 소프트웨어를 불법으로 사용하기보다 모든 사용자에게 공개된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사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여기 값비싼 ‘오피스’ 프로그램과 이미지 프로그램 등을 대신할 수 있는 뛰어난 무료 프로그램들이 있다.

공개 소프트웨어는 말 그대로 사용이 공개된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라고도 하는 공개 소프트웨어는 프로그램을 이루는 근본 기술인 ‘소스’를 공개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 공개 소프트웨어들은 누구나 다운받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우리가 돈을 주고 사서 사용해야 하는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이 공개 소프트웨어로 대체할 수 있다. 우선 마이크로소프트와 한글과컴퓨터가 판매하고 있는 워드, 수식계산, 발표용 프로그램 등을 포함하고 있는 ‘오피스’ 프로그램은 ‘오픈오피스’를 이용하면 된다. 그림, 이미지 편집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포토샵’은 ‘김프’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메일을 관리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웃룩’ 같은 프로그램도 ‘썬더버드’ 등의 메일 관리 프로그램으로 대신할 수 있다.

일단 공개 소프트웨어들을 사용하면 라이선스 걱정과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한 최근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의존도도 낮출 수 있다. 게다가 각 공식 웹사이트를 방문해 다운로드만 하면 되기 때문에 바로 공개 소프트웨어 사용자로 전환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 공개 소프트웨어들을 이용하면 혹시 마이크로소프트나 한글과컴퓨터, 어도비가 제공하는 수준만큼의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 있다. 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OS)인 ‘윈도’에서 구현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걱정은 접어도 된다. 이 공개 소프트웨어들은 대부분 ‘윈도’에서도 아무 문제없이 구현될 뿐 아니라 기존 유료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기능의 대부분을 제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의존도 줄여

최근 미니홈피나 블로그 등이 인기를 끌면서 사진과 이미지를 편집하는 프로그램인 ‘포토샵’ 의 사용자도 크게 늘고 있다.

최근 미니홈피나 블로그 등이 인기를 끌면서 사진과 이미지를 편집하는 프로그램인 ‘포토샵’ 의 사용자도 크게 늘고 있다.

우선 마이크로소프트와 한글과컴퓨터의 오피스 프로그램을 대신할 수 있는 ‘오픈 오피스’는 미국의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만든 것으로 ‘윈도’와 ‘리눅스’ 등 다양한 운영체제(OS)를 지원하고 있다. ‘오픈 오피스’를 사용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파일을 무리없이 읽고 쓸 수 있다. 한글과컴퓨터의 ‘한글’ 프로그램도 역시 읽고 쓰는 데 지장이 없다.

흔히 ‘엑셀’이라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고유명사로 알려진 수식계산 프로그램은 ‘스프레드시트’라는 이름으로 수식계산, 편집, 데이터베이스 관리 기능 등을 제공하며 만들어진 표를 그래프로 변환하는 기본적인 기능도 포함하고 있다. 발표용 프로그램인 ‘프리젠테이션’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의 ‘파워포인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게다가 오픈오피스는 문서를 보호하는 ‘PDF’ 포맷으로 바로 저장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값비싼 ‘오피스’ 프로그램을 대체할 수 있는 ‘오픈오피스’는 공식 웹사이트(www.openoffice.org)에서 자유롭게 다운로드해 이용하면 된다.

최근 미니홈피나 블로그 등이 인기를 끌며 사진과 이미지를 편집하는 프로그램인 ‘포토샵’의 사용자도 늘고 있다. 전문가가 아니어도 이젠 누구나 간단한 사진편집 등은 포토샵을 이용하기 때문. 이 ‘포토샵’은 공개 소프트웨어인 ‘김프(GIMP)’로 대신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사진과 그림 편집 면에서 ‘포토샵’과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많은 기능을 제공한다. 다만 ‘김프’는 ‘오픈 오피스’가 기존 오피스 프로그램과 비슷한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사용했던 것과 달리 ‘포토샵’과는 전혀 다른 인터페이스로 꾸며져 있다. 이 때문에 기존 ‘포토샵’ 사용자는 처음 적응이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프로그램이든 손에 익으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김프’ 사용이 그리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김프’ 프로그램 역시 ‘윈도’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관련 웹사이트(gimp-win.sourceforge.
net/stable.html)에서 다운로드하면 된다.

메일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공개 소프트웨어 가운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썬더버드’로 이 소프트웨어는 ‘파이어폭스’라는 웹브라우저를 만든 모질라재단이 선보인 것이다. 흔히 마이크로소프트웨어의 ‘아웃룩 익스프레스’, ‘아웃룩’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이를 대신해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이 제품은 ‘아웃룩’의 인터페이스와 유사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있어 기존 ‘아웃룩’ 사용자들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주소록, 메일필터 등의 기본적인 기능은 물론 메일을 중요한 순서대로 분류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검색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썬더버드’는 모질라 공식 웹사이트(www.mozilla.com/en-US/thunderbird)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나라는 ‘불법 소프트웨어 다운로드’로 원치 않게 유명해졌다. 공개 소프트웨어 사용은 불법 소프트웨어 다운로드를 줄여줄 뿐 아니라 IT 산업의 근간이 된다고 평가받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거대 기업에 종속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올 초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새 버전인 ‘윈도 비스타’가 출시됐을 때 ‘윈도’에 종속된 우리나라 PC 사용자들과 사업자들은 큰 혼란을 겪어야 했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이런 일이 생기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도 공개 소프트웨어를 육성하는 한편 사용을 장려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오픈 오피스’를 비롯한 공개 소프트웨어들이 물론 값 비싸게 팔리는 제품들보다 다소 기능이 부족할 수는 있다. 그러나 사용법과 기능을 잘 숙지하고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무료로 다양한 효과를 누리는 셈이다. 국가 이미지를 생각하고 소프트웨어 산업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데 한몫 하고 싶다면 지금 공개 소프트웨어 사용자가 되는 것은 어떨까.

함정선〈아이뉴스24 기자〉 min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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