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배우 ‘월드스타’로의 첫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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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장면]한국 여배우 ‘월드스타’로의 첫 초대

1987년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강수연’이 호명됐다. ‘영화의 변방’인 한국에서 여우주연상을 탈 것이라고 예상했던 이는 거의 없었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양반집에 씨받이로 들어간 여인에게 가해지는 은밀하면서도 비인간적인 풍습과 임 감독의 독특한 영상미학은 심사위원들에게 충격을 줬고, 강수연을 ‘월드 스타’로 만들었다. 당시 스물한 살의 강수연이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한국 영화 60년 사상 최고의 쾌거로 꼽힌다.

20년 후 제2의 ‘월드 스타’가 탄생했다.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칸국제영화제’에서 전도연이 영화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 강수연 이후에도 칸은 한국 영화인에게 문턱이 높았다. 하지만 이번에 전도연이 그 문턱을 넘은 것. 영화제 기간 동안 ‘밀양’은 ‘이 영화는 현실감 넘치는 화법으로 인간의 진심을 표현한다’ ‘영화의 마지막은 인생의 현실을 잘 담고 있다’ 등 호평을 받았다.

강수연과 전도연. 20년의 시간차만큼 여우주연상 수상의 이유도 다르다. ‘씨받이’가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한국적인 것’이었다면, ‘밀양’은 한국을 넘어 세계인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다뤘다는 것이다. 가수이자 프로듀서인 박진영이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한국 문화도 한국적인 것을 넘어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줘야 할 때다.

<최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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