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만은 부족해, 모습까지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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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통화 서비스 경쟁 본격화… 단말기 값도 내려 소비자 유혹

화상통화 이용자가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6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향신문>

화상통화 이용자가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6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향신문>

사람들은 시대가 바뀌고 있다는 걸 언제 실감할까. TV, 신문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최신 상품이나 서비스를 새로운 트렌드인 양 소개한다. 하지만 사실은 일반 소비자들과는 거리가 멀거나 관계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것들이 대중에게 확산하기까지는 몇 년이 걸리며 상당수는 기억에서 사라진다.

3년 전 화상통화가 그랬다. 2003년 12월 우리나라는 WCDMA라는 걸 처음 서비스했다. ‘광대역 코드분할다중접속’이라는 어려운 말로 번역되는 WCDMA는 쉽게 말해 ‘보면서 통화할 수 있는 휴대폰’이다. 당시 각종 언론에서는 드디어 화상통화 시대가 열렸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정작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수년 동안 몇 천 명에 불과했다.

KTF는 쇼, SKT는 3G+

그리고 지금 다시 화상통화가 회자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 주위에서 화상통화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4월 말 기준으로 사용자는 60여 만 명으로 아직은 많지 않다. 하지만 모든 디지털 기기가 그렇듯 한번 발동이 걸리면 대중화하는 건 시간 문제다. MP3와 카메라폰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지난 2월부터 TV, 신문 등 각종 매체에는 ‘쇼(SHOW)’ 광고가 도배되다시피 했다. “3월 새로운 세상이 시작된다”라는 ‘쇼’의 티저 광고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3월이 되니 ‘쇼’의 실체가 드러났다. KTF가 내놓은 3세대 영상통화 서비스 브랜드였다.

KTF의 ‘쇼’가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지며 관심을 일으키자 경쟁사인 SK텔레콤이 당연히 긴장하고 나섰다. SKT는 작년에 내놓은 ‘3G플러스(+)’ 브랜드를 다시 내세웠다. 이번에는 ‘라이브 온(Live on) 3G+’라는 수식어도 붙였다.

‘쇼’나 ‘3G+’는 WCDMA의 서비스 브랜드다. WCDMA부터는 기존 2세대와 구분해 3세대(3G)라고 부른다. 1세대는 아날로그, 2세대는 디지털 통화로 구분한다. 3G의 가장 큰 특징은 영상통화다. 그래서 3G 이동전화를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영상통화 서비스라고도 부른다.

2세대 번호는 010으로 바꿔야

WCDMA는 유럽의 이동전화 표준인 GSM에서 발전한 3세대 이동통신 표준 기술이다. 2세대 디지털 이동전화는 크게 CDMA와 GSM 표준이 전 세계를 양분하고 있는데 비율은 2 대 8 정도로 GSM 계열이 앞서있다. 우리나라는 2세대에서는 CDMA를 국가 표준으로 삼았다. 그런데 3세대로 가면서 글로벌 로밍이 중요한 기능으로 떠오르면서 전 세계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GSM에서 발전한 3세대 기술을 도입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SKT와 KTF가 WCDMA 사업자다.

WCDMA가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때는 2003년 12월이다. 이때는 서울 지역에서만 서비스가 제공됐고 기존 CDMA와의 기술 격차도 크지 않았다. 사업자들도 WCDMA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 후 WCDMA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HSDPA 기술이 개발되면서 사업자들이 3세대 서비스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HSDPA는 고속하향패킷접속이라고 번역한다. 즉 기존 WCDMA에서 데이터다운로드 속도를 높인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14Mbps까지 다운로드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현재는 단말기의 한계로 최고 속도는 3.6Mbps다. 한 기지국에서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이용할 때는 그만큼 속도가 떨어진다. 결론은 HSDPA도 WCDMA의 일종이다.

사업자들은 HSDPA 전국 서비스가 가능해진 올해 3월부터 본격적인 가입자 모집에 나섰다. KTF는 ‘쇼(SHOW)’라는 브랜드를 새로 내놨고 SKT는 작년에 선보였던 ‘3G+’의 마케팅을 다시 시작했다.

휴대폰도 새로 내놓았다. 과거 WCDMA 휴대폰은 투박하고 비쌌다. 하지만 새로 나온 HSDPA 전용 단말기는 가격도 싸고 디자인도 슬림해졌다. 제조사가 이동통신사에 납품하는 단말기 가격은 30만 원대. 여기에 이동통신사들이 보조금을 지급해 10만 원 안팎의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영상통화라는 최신 기능의 휴대폰을 10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니. 가입자가 느는 것은 당연했다.

KTF가 지금까지 출시한 ‘쇼’ 전용 휴대폰은 삼성전자 SPH-W2500, LG전자 LG-KH1300, LG-kh1200, KTFT의 EV-W100, 팬택의 U500이다. KTF는 상반기까지 10여 종, 연말까지 총 30여 종의 전용 단말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 2월부터 TV, 신문 등 각종 매체를 뜨겁게 달군 ‘쇼(SHOW)’ 광고는 KTF가 내놓은 3세대 영상통화 서비스 브랜드였다. <경향신문>

지난 2월부터 TV, 신문 등 각종 매체를 뜨겁게 달군 ‘쇼(SHOW)’ 광고는 KTF가 내놓은 3세대 영상통화 서비스 브랜드였다. <경향신문>

SK텔레콤도 3월에 전국 서비스를 선언했지만 전용 단말기 출시는 KTF보다 늦었다. SKT는 4월 말에서야 LG전자의 전용 단말기(LG-SH130)를 내놓았다. 이미 2세대 이동전화 시장에서 가입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SKT는 KTF에 비해 3G 확산에 적극적이지 않다.

단말기 가격은 싸졌지만 영상통화의 경우 요금이 음성통화보다 비싸고 전화번호도 바꾸어야 한다는 점은 불편하다. 영상통화 요금은 10초당 30원이다. 보통 음성통화 요금이 10초당 18원인 점과 비교하면 40% 정도 비싸다. 그래도 올해 3월 이전까지만 해도 영상통화 요금이 10초에 100원 이상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으로 인하한 것이다. 또 영상통화량이 많지 않다면 부담스럽지는 않은 금액이다. 커플 요금제에 가입하면 영상통화 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011, 016, 017, 018, 019 등 기존 2세대 번호를 갖고 있는 가입자가 3세대 서비스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010으로 번호를 바꾸어야 한다. 정부가 3G부터는 010 번호로 통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번호를 바꾸어야 한다는 점은 고객들이 3G을 꺼리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 따라서 이동통신사들은 3G 가입 후 1년간 무료로 번호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원래 010 번호를 갖고 있는 고객은 그 번호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LG텔레콤 고객은 3세대에서 소외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LG텔레콤은 올해 9월부터 기존 CDMA를 업그레이드한 CDMA2000 1x EV-DO 리비전A 상용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리비전A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도 3세대 서비스로 규정하고 있다. 리비전A는 3.1M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구현한다. 향후 리비전B로 업그레이드하면 이보다 속도가 늘어날 전망이다.

강희종〈아이뉴스24 기자〉 hjkang@inews24.com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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