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첨단 송달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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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이야기]설 ‘첨단 송달작전’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 때 우편물을 부치면 얼마나 늦게 들어갈까. 우편법시행규칙에 따르면 편지 같은 통상우편물은 접수한 다음날부터 3일 이내, 소포는 익일(翌日) 수취인에게 배달하게 돼 있다. 이게 정상배달이다. 다만 명절처럼 특별히 우편물 접수량이 많을 때는 예외로 한다고 돼 있다. 그러니까 우편물을 부친 지 닷새, 엿새가 되어도 받지못했을 때 평소에는 우체국에 가서 따져도 되지만, 명절때는 안 된다는 얘기다.

그건 규정이고, 실제로는 어떨까. 우정사업본부 내부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때 소포 우편물의 정상 송달률은 85.9%였다. 그러니까 대부분은 명절 때도 익일 배달이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지연배달되는 14.1%다.

우정사업본부가 명절 때마다 우편물 특별소통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비상근무에 들어가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 지연배달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평소보다 3배 가량 우편물이 폭주하는 시기니 소비자들도 이해할 법하지만, 그래도 우체국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려면 `마(魔)의 14%’를 극복해야 한다.

우본이 설정한 올해 설 특별소통기간은 5일에서 17일까지 13일간이다. 이번 설 연휴는 주말과 겹쳐지는 바람에 예년보다 짧다. 이런 경우 선물로 귀향인사를 대신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여기에 부산시교육감선거(14일)와 밸런타인데이(14일)가 끼어 있다. 가정에 배달되는 요금청구서나 고지서 같은 통상우편물도 한달 중 12~16일에 집중된다. 작년 설보다 17.4% 증가한 2억 통쯤이 돼 설 우편물로는 사상 최대가 될 것이란 예상이다.

우편물은 사실 설보다는 추석 때 더 많다. 지난 추석 때 우본이 처리한 소포물량만 520만 통. 한 줄로 이어놓으면 경부고속도로(417㎞)를 5.7회 오가고, 백두산(2,744m) 860개 높이를 쌓을 수 있는 물량이다. 이 처리를 위해 2만4000여 기존 인원과 임시인력 1만8000명, 차량 3800대가 투입됐다.

이번에는 투입인력은 비슷하지만, IT 기술을 이용한 첨단 송달작전이 처음으로 펼쳐진다. 대전교환센터에 우편물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우편물류종합상황실이 마련돼 본격 가동에 들어간 것이다. 이 상황실에는 우편물을 싣고 이동중인 모든 우체국 차량의 위치가 GPS(위성항법장치)를 통해 나타난다. 이 모니터링을 통합·관리하면 우편물이 언제쯤 어디에 도착해 정상배달이 될지 분석·예측이 가능해진다. 우본 황중연 본부장은 “국민이 체감하는 우편서비스는 이 시스템 덕분에 확실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논설위원 이종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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