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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포럼’이 끌고 ‘GSI’가 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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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만들기’ 앞장서는 사람들, 자문교수 그룹은 외교안보 분야 치중

이재오 한나라당 최고위원(왼쪽)이 출판기념회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악수하고 있다. <경향신문>

이재오 한나라당 최고위원(왼쪽)이 출판기념회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악수하고 있다. <경향신문>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는 누가 주도하고 있을까. 이명박 전 서울시장 대선 캠프의 특징은 전문가 그룹이 중심이라는 점이다. 또 각자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자기 몫을 제대로 하는지를 따지는 효율성 위주의 구성이라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정치’보다는 ‘정책’으로 승부하겠다는 이 전 시장의 지론이 잘 반영된 구성이다.

이 전 시장 캠프의 드러나는 특징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 맺은 인연이 많다는 점이다. 물론 물밑의 보이지 않는 조직으로는 고려대 인맥인 ‘고려대교우회’와 현대건설 출신 모임인 ‘현건회’가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인 고려대 인맥으로는 이 전 시장의 캠프 역할을 하는 ‘안국포럼’의 김백준, 박영준, 강승규씨 등이 있고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원(GSI)의 핵심인 곽승준 교수, 비서실장인 백성운씨 등이 있다.

안국포럼 멤버에게는 특별한 호칭이 없다. 각자의 역할이 있을 뿐이다. 홍보전략 업무는 서울시 홍보관리관을 지낸 강승규씨가 총괄하고 있다. 강씨는 이 전 시장의 지난달 유럽 방문 일정을 조정하고 현지 면담 인물을 섭외했다. 11월 8일부터 2박 3일간의 일본 방문 일정도 그가 주도한다.

수시로 언론과 접촉하며 이 전 시장의 의중을 전하는 대변인 격인 공보업무는 한나라당 부대변인 출신인 조해진씨와 송태영씨가 맡고 있다. 조씨는 박찬종 전 의원 캠프에서 일했고, 특유의 친화력를 바탕으로 대언론 업무를 맡아 이회창 대선캠프, 이명박 시장캠프에서 활약했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정태근씨는 사이버정책 담당이다. 최근 IT, 인터넷 분야의 젊은 임원급 30~40명으로 구성된 팀을 모아 실무를 맡기는 등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이 전 시장에 대한 온라인 상의 여론 동향을 파악하고, 각종 비방 등에 대응하는 역할을 한다.

이상득·이재오 의원 ‘콘트롤 타워’

비서실 상근 참모의 기능을 조정하고 정책을 조율하는 기능을 하는 비서실장 역할은 백성운씨가 하고 있다. 백씨는 이 전 시장이 회장을 지낸 제3기 전국시도지사협의회에서 사무총장을 맡으며 이 전 시장과 호흡을 맞췄다. 이 전 시장의 아침부터 밤까지를 살피는 수행비서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수행했던 임재현씨가 맡고 있다.

사람을 엮어내는 조직업무는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거쳐 이 전 시장의 정무특보를 지낸 이춘식씨가 맡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비서를 했던 윤상진씨도 돕고 있다. 이씨는 조직업무의 실무책임자 격이고, 윤씨는 청년조직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이 전 시장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서울시 정무보좌역을 지낸 박영준씨도 조직을 담당한다. 박씨는 지역별로 교수나 학자, 기업인 등 오피니언 리더들을 묶어내는 데 치중하고 있다.

물론 조직 업무의 정점에는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이재오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자리잡고 있다. 두 사람은 이 전 시장 세력확장 관련 사안 전반을 보이지 않는 관리는 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정무기획은 한나라당의 소장파 모임인 ‘미래를 위한 청년연대’(미래연대) 사무처장을 지낸 권택기씨가 담당하고 있다. YTN 기자출신인 김영우씨도 GSI에서 간사를 맡아 기획에 동참하고 있다. 이 전 시장 캠프는 곧 현직 언론인 간부 한 명를 영입, 조직업무 전반을 관장하게 할 예정이다. 이 전 시장측은 “삼고초려 중이다”고 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정책기획은 GSI와 바른정책연구원 소속 전문가들이 주도하고 있다. GSI의 전신은 이 전 시장이 설립해 이사장을 지낸 동아시아연구원이다. 이 전 시장이 이사장직을 내놓은 후 GSI로 개편됐고 서울대 류우익 교수가 원장을 맡고 있다. 정책실장 격인 고려대 곽승준 교수와 연세대 김우상 교수, 성균관대 김태효 교수, 서울대 이인영 교수, 숙명여대 박천일 교수 등 6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바른정책연구원은 이화여대 백용호 교수가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단국대 경상대학장인 강명헌 교수가 200여 명의 각 분야 전문가 네트워크를 형성해 열심히 뛰고 있다.

이 전 시장 자문그룹에 속한 교수의 분포를 보면 경제보다는 외교안보 쪽이 다수다. 경제 쪽은 이 전 시장 본인이 전문가인 만큼 부족한 것으로 판단되는 외교안보 쪽 자문이 활발한 것이다. 두 그룹에는 소속되지 않았지만 이 전 시장 자문그룹으로 분류되는 고려대 남성욱 교수나 경기대 남주홍 교수, 한국국방연구원 김태우 박사 등도 모두 북한이나 외교안보 전문가다.

서울시정개별연구원의 원장을 맡고 있는 강만수 전 재정경제부 차관도 별개의 전문가 자문그룹을 운영 중이다. 주로 경제쪽 브레인들을 위주로 이 전 시장이 대선에서 정책경쟁을 주도할 수 있도록 내륙운하나 과학도시 같은 거대공약을 개발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만수, 이춘식, 남성욱, 곽승준, 정태근

왼쪽부터 강만수, 이춘식, 남성욱, 곽승준, 정태근

사생활 문제는 김백준씨가 총괄

이 전 시장의 대선공약 중 핵심이 될 내륙운하 프로젝트는 장석효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이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 교원대 정동양 교수와 세종대의 운하 관련 교수들도 자문그룹이다. 장씨는 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을 맡아 이 전 시장의 대표상품인 청계천을 만들어낸 인물인데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의 본부장도 맡은 셈이다.

이밖에 여성 정책은 박순자 의원과 이계경 의원 등이 도움을 주고 있으며, 이춘호 전 한국여성정치연맹 회장과 한나라당 여성국장 출신인 김금래씨 등이 실무를 맡고 있다. 문화예술계는 이 전 시장과 친분이 두터운 유인촌 전 서울문화재단대표를 중심으로 분야별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종교계는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인 김진홍 목사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시장의 보조자 중 특히 눈에 띄는 인물은 서울지하철공사 감사를 지낸 김백준씨다. 김씨는 이 전 시장과 고려대 상대 1년 선후배 사이로 이 전 시장의 돈, 사생활, 가족 등 개인문제를 총괄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을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 통한다.

이 전 시장의 호인 ‘일송’을 따서 이름을 지은 ‘(일)송법회’는 각종 현안 관련 법률 상담을 하고 있다. 이 단체의 핵심 기중 중 하나는 대선 과정에서 예상되는 여권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해 사전에 준비하고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회창 총재 시절 한나라당 법률지원단 소속으로 ‘김대업 사건’ 법률대책 팀장 역할을 했던 조봉규 변호사가 주도하고 있다. 이 전 시장 주변을 철저히 스크린하면서 각종 소문에 대한 대책을 준비 중이다.

원내에서는 이상득·이재오 의원 외에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정두언 의원이 캠프의 실무를 총괄하면서 언론을 상대로 이 전 시장의 의중을 전하는 ‘입’ 역할을 하고 있다. 이밖에 이병석·안경률·이윤성·이군현·박순자 의원 등도 이 전 시장을 위해 뛰고 있다. 최근에는 박근혜 전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가 커지면서 이 전 시장 쪽을 타진하는 의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정치부/박영환 기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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