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한 달간 가을편지쓰기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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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편지 쓰기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주부 임병애씨(왼쪽)가 우정사업본부 황중연 본부장으로부터 상장을 받고 있다.

지난해 가을편지 쓰기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주부 임병애씨(왼쪽)가 우정사업본부 황중연 본부장으로부터 상장을 받고 있다.

가을은 낭만의 계절이다. 낙엽 떨어지는 소리에 센티멘털해지고, 저녁 노을에 취해 사랑을 고백하는 계절이다. 청명한 가을하늘을 보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고, 가을비 촉촉이 내릴 땐 단풍잎 밟으며 마냥 걷고 싶어진다. 젊은이는 고독을 노래하고 중장년층은 추억을 더듬는 계절, 아련한 그리움과 가슴 벅찬 꿈이 교차하는 시간이 가을이다.

‘당신이 내게 주신/가을 노트의 흰 페이지마다/나는 서투른 글씨의 노래들을 채워 넣습니다./글씨는 어느새 들꽃으로 피어서/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말은 없어지고/눈빛만 노을로 타는 우리들의 가을,/가는 곳마다에서/나는 당신의 눈빛과 마주칩니다./가을마다 당신은 저녁노을로 오십니다.’ (이해인 ‘가을편지’)

시인은 가을을 사랑한다. 가을의 기도(김현승) 가을꽃(정호승) 가을(김용택) 가을사랑(도종환) 등 가을을 노래한 시(詩)는 셀 수 없이 많다. 가을편지는 이상선 고정희 김시천 시인도 어쩔 수 없이 같은 제목을 붙일 만큼 계절의 길목에서 피해갈 수 없는 시어(詩語)다. 가을에 쓰는 편지는 그 자체로 시가 되고, 노래가 되고 사랑이 된다고 여겨서일까.

가을에 부르는 노래 또한 감미롭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낙엽이 쌓이는 날/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1970년대 샹송가수 최양숙이 부른 이 노래는 온통 영어 제목의 노래가 득세하는 요즘의 대학 캠퍼스에서조차 독보적 인기를 누린다. 가을과 편지라는 두 낭만언어가 젊은이들을 사로잡는 것이다.

노래만 흥얼거리지 말고 실제 가을 편지를 써보면 어떨까. 전자메일이 아니라 흰 종이 위에 써서 봉투에 넣고 우편으로 부치는 진짜 편지 말이다. 깊어가는 가을밤 내 마음을 담아 보낼 대상이 있다면 그 자체로 행복하지 않은가.

기왕에 쓸 가을 편지라면 대회에 보내보자. 우정사업본부는 18세 이상 일반인을 대상으로 10월 한 달간 편지쓰기 대회를 연다. 올해가 21회째다.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를 응모하면 수취인에게 실제 배달해주는 한편 심사를 거쳐 67편의 작품을 선발, 상을 준다. 대상은 트로피와 상금 150만 원, 금상 2명은 상금 각 100만 원, 은상·동상·장려상은 각각 50만, 30만, 20만 원이다. 응모할 땐 A4용지 2장 또는 편지지 3장 이내의 편지글을 서울 중앙우체국 사서함 8666호 가을맞이 편지쓰기 담당앞(100-686)으로 10월 말까지 보내면 된다. 이와 별도로 전국 중학생 편지쓰기 경진대회도 체신청별로 열린다.

〈경향신문 논설위원 이종탁〉



[우표이야기] 전쟁을 일으킨 지도우표

[우정이야기]10월 한 달간 가을편지쓰기 대회

인류사는 전쟁사이다. 인류의 공적인 것이다. 살상과 파괴라는 뜻을 지녔다. 전쟁의 시초는 구약성서 기록에 의하면 ‘카인’이 동생 ‘아벨’을 살해한 사건이다. 전쟁의 시발인 셈이다.

최근 북한의 핵실험 역시 궁극적인 목적은 전쟁의 암묵성을 표출시킨 것이나 다름없다.
1935년쯤 남미의 볼리비아와 파라과이는 양국의 접경 지역을 서로 자국의 영토라고 지도우표를 만들었다. 경쟁적으로 상대국보다 더 큰 우표를 발행하다 결국엔 전쟁이 붙었다.

지명은 ‘GUAM CHACO’인데 우표에는 볼리비아 쪽에 있지만 현재의 지도에는 파라과이 영토에 속해 있다. 결과적으로 파라과이가 승리한 것이다. 중국이 한반도를 넘보고 있는 처사와 별 다르지 않다. 백두산은 이미 우리의 성산이 아니니 기분이 좋지 않다.

오늘 소개한 볼리비아 우표 남단에 표현돼 있는 곳은 페루와 칠레 사이의 태평양 접경지 ‘아리캉’항이다. 영유권 분쟁으로 1879년부터 1883년 사이 국지전까지 벌어졌고 최근에야 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려 120년간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것이다.

여해룡 <시인·칼럼니스트> yhur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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