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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국정감사 주목받는 증인, 김형민 외환은행 부행장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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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근무시절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깊숙이 개입 소문
DJ정권·이헌재 전 장관 등과 연계 ‘모종의 역할’ 의혹 증폭

외환은행 노조원들이 지난 9월 초 외환은행 불법매각 원천무효 촉구 100만인 서명지를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을지로 본점을 나서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서성일 기자>

외환은행 노조원들이 지난 9월 초 외환은행 불법매각 원천무효 촉구 100만인 서명지를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을지로 본점을 나서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서성일 기자>

‘특종을 달고 산 민완기자’ ‘청와대 제1부속실국장’ ‘최연소 시중은행 상무·부행장’….

김형민 외환은행 부행장(40)은 주목받을 만한 사람이다. ‘기자’와 ‘대통령 비서관’ ‘법률회사 고문’을 거쳐 만 37세에 국책은행 상무로 영입된 뒤 채 2년도 안 돼 30대 부행장 반열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려한 경력과 달리 그에 관한 얘기는 쉽사리 접하기 힘들다. 신문기사는 물론 언론사 인명 데이터베이스에서조차 그의 이름 석 자를 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유명 포털사이트 인물검색 코너에선 학력란에 영국 레스터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라고만 달랑 적혀 있다.

'특30대에 부행장 오른 입지전적 인물

세간에는 그에 대한 풍문만 잔뜩 떠돌 뿐이다. ‘론스타 펀드가 내세운 하수인’ ‘DJ의 자금관리책’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모두 ‘~카더라 통신’에 불과하다. 정작 당사자의 입에선 어떤 해명이나 설명도 나온 바 없어 의혹만 잔뜩 부풀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베일에 싸인 ‘김형민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단초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올 국정감사를 앞두고 몇몇 의원이 ‘김형민’이란 이름 석 자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심상정(민노당·재경위) 임종인(열린우리당·법사위) 의원실에서 그를 국감 증인으로 신청한 뒤 채택을 위해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같은 위원회 소속 몇몇 의원도 이에 공감하거나 막판 저울질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경찰이 외환은행 매입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펼친 서울 역삼동 스타타워빌딩 내부. <김정근 기자>

올해 초 경찰이 외환은행 매입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펼친 서울 역삼동 스타타워빌딩 내부. <김정근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의선 기아차 대표(재계 인사)는 물론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 이헌재 전 재경부 장관, 변양호 전 재경부 정책금융국장(론스타 관련인사) 등 거물급 국감 증인 명단에 ‘김형민’이란 낯선 이름이 화두로 떠오른 셈이다.
사실 김 부행장에 대한 관심은 올 7월 최경환 의원(한나라당)이 주최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토론회에서 한껏 부풀려졌다. 토론자로 참석한 장화식 투기감시센터 위원장과 이찬근 인천대 교수 등이 그의 이름을 거론하며 조사를 촉구했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김&장을 거쳐 론스타 인수 후 영입된 현재 남아 있는 (기존 임원 중) 유일한 생존자다” “외환은행 매각 관련 서류를 은닉한 뒤 폐기·소각했다”는 주장이 줄을 이었다.

뿐만 아니다. 최근 각 의원실은 그를 증인 신청하고 여러 정황을 쏟아내고 있다. ㄱ의원실 ㄴ보좌관은 그에 대해 “사실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된 사전 정지작업을 전담한 론스타의 하수인”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김 부행장이 김&장에서 근무한 4개월여(2003년 7~11월)의 행적을 파는 것이 핵심이다. 시기적으로 이헌재 전 재경부 장관이 비상임고문으로 근무했던 때와 겹치며 당시 김 부행장이 했던 일은 대외비로 분류돼 유출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환은행 매각 관련 서류 폐기 의혹

ㄷ의원실 ㄹ보좌관은 “지난해 말 론스타 인수의 불법성이 대두되자 회사 내 관련자료를 비서실을 통해 취합한 뒤 이를 제3의 장소에 은폐·소각했다”며 “소식통에 따르면 검찰에서 자택 압수수색을 위해 영장발부를 고민했지만 물증 확보에 자신이 없어 포기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비서실에서 자료 취합을 담당했다는 내용은 외환은행 노조가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찰청 지권이 지난 6월 외환은행 헐값 매각의혹과 관련, 을지로 본점에서 압수수색을 벌인 뒤 관련서류를 상자에 담아 나르고 있다. <강윤중 기자>

대검찰청 지권이 지난 6월 외환은행 헐값 매각의혹과 관련, 을지로 본점에서 압수수색을 벌인 뒤 관련서류를 상자에 담아 나르고 있다. <강윤중 기자>

또 다른 보좌관은 “이전 외환은행 일부 임원이 김 부행장을 가리켜 ‘매우 교활하고 영악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며 “일부는 ‘김 부행장에게 이용당하고 버림받았다’ ‘모든 관련 문건은 김 부행장의 일산 자택에 있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김 부행장이야말로 론스타 외환은행 인수의 ‘몸통’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DJ정권 시절 ‘설’까지 튀어나왔다. ㄴ보좌관은 “그가 청와대에서 실질적으로 했던 것은 이희호 여사의 친인척·자금 관리였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도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리아타임스 기자로 활동한 뒤 2000년 6월부터 2003년 2월까지 청와대와 동교동에서 통역을 겸해 비서업무(4~2급)를 담당하며 지근거리에서 김 전 대통령 내외를 모셨다. 최근 민주노동당측에선 2004년 변양호 전 재경부 국장이 론스타를 벤치마킹해 설립한 ‘보고펀드’(사모펀드)에 김 부행장이 관리하는 DJ측 돈이 흘러들어갔을 것이라 보고 있다.

특히 보고펀드는 김 부행장-이헌재 전 재경부 장관-김 전 대통령 사이의 완벽한 ‘삼각관계 시나리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시민단체측에선 이헌재 사단의 적자인 변양호씨가 공동대표로 있는 보고펀드를 가리켜 ‘이헌재 펀드’라 부르고 있다. 장화식 위원장은 “이전 변씨와 여러 차례 만났는데 재경부 국장을 그만둘 때도 먼저 이 전 장관을 찾아 허락을 받았다고 하더라”며 “타당성 있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주목할 점은 이헌재 전 재경부 장관과 변양호 전 국장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여전히 ‘몸통’으로 지목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변씨는 인수 막바지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도 반대한 론스타의 외환은행에 대한 콜옵션 수용 요구를 우격다짐으로 관철시킨 장본인이란 의혹을 사고 있다. 또 보고펀드 안에는 외환은행 투자분 400억 원이 포함돼 있다.

론스타 펀드에 DJ 자금 유입 소문도

서울 을지로 대형 시계탑 유리에 비친 외환은행 본사 건물. <김대진 기자>

서울 을지로 대형 시계탑 유리에 비친 외환은행 본사 건물. <김대진 기자>

이는 최근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북송금 관련 소송과 같은 맥락이다. 장 위원장은 “일부 우익 기독교 인사들이 소송을 제기했는데 론스타 펀드에 한국인 자금이 들어가 있고 이 돈이 바로 김 전 대통령 돈이라는 얘기가 떠돌고 있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김 부행장과 이 전 장관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직전 글로벌 법률자문회사를 표방한 김&장에서 고문으로 함께 근무했다. 당시 론스타는 김&장의 주요 고객 중 하나였다. 퇴임 후 동교동까지 DJ를 모셨던 김 부행장과 DJ정권 시절 재경부 장관을 지낸 이씨 사이의 관계를 어렴풋이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가 사실상 DJ정권 시절 결정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법 그럴듯한 ‘시나리오’가 완성된다. 이 시나리오는 ‘DJ시절 시중은행 한 곳을 론스타에 넘기기로 하는 암묵적 합의가 있었다’는 주장과도 잇닿아 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암묵적 합의는) ‘팩트’다. 실제로 외환은행은 DJ정권 시절부터 격랑을 만났다”며 “이는 감사원 자료에도 나오듯 2002년 9월 26일 스티븐 리(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와 이강원(전 외환은행장)이 첫 만남을 가졌다는 사실에서 잘 드러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이 어떤 이유에서 어떻게 만났는지에 대해선 미궁에 빠져 있다. 하지만 시기상으로 외환은행 매각 꼭 1년 전 일이었다고 한다. 그는 “변양호 당시 재경부 정책국장이 소개했을 것이란 추측만 든다”고 전했다. 이때만 해도 직원은 매각이 아닌 외자유치로 알았다. 몇몇 핵심 당사자만 매각과 관련된 ‘조항’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최대주주’ ‘1조5000억에 가까운 인수대금’ ‘수출입은행과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기존 주식 보유분을 매입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더불어 이런 ‘조항’은 당시 청와대· 금감원측도 알았다는 게 노조측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이후 1년간 사모펀드의 은행인수자격 부여 검토와 외환은행의 BIS비율 조작 등을 놓고 쳇바퀴만 돌았다. 사실상 DJ때 결정된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런 의혹에 대해 몇몇 의원실은 “특검까지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해 자칫 대형 게이트로 발전할 개연성마저 내포하고 있다. 덕분에 김형민 부행장도 더욱 따가운 눈초리를 받고 있다. ‘청와대’ ‘김&장’ ‘론스타’ 등 2000년 이후 모두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된 공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곳과 연관된 탓이다. 게다가 그는 외환은행 인수(2003년 8월) 직후 당시 금융권 최연소 상무(홍보·커뮤니케이션담당)로 들어온 뒤 만 39세에 부행장으로 승진할 만큼 출세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를 놓고 한 의원실 보좌관은 “분명 ‘기브&테이크’가 있고 외환은행 인수 전부터 외부에서 깊숙이 관여했을 것이다. 김&장에서 한 일도 그것”이라고 주장했다. 장화식 위원장도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 펀드가 사회적 물의를 빚자 2005년 12월 외환은행이 나눔재단을 설립했다. 이때 이사장에 론스타측 인사인 로버트 팰런(외환은행 이사회 의장), 이사에 이희호 전 김대중 대통령 부인 등이 등재됐다”며 “이는 나눔재단 이사회가 론스타와 DJ측의 공식만남을 위한 통로라는 얘기”라며 음모론을 펼쳤다. 그는 또 “외환카드 해고자 농성 당시 사측 대표로 김 부행장이 나섰다”며 “론스타측 대리인이란 증거”라고 주장했다.

정황증거 많지만 명확한 물증 없어

외환은행 노조원이 여의도 금융감독위원회 앞에서 항의집회를 여는 도중 함성을 지르고 있다. <우철훈 기자>

외환은행 노조원이 여의도 금융감독위원회 앞에서 항의집회를 여는 도중 함성을 지르고 있다. <우철훈 기자>

이런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단정내릴 수 없는 ‘2%’ 부족함이 있다. 여지껏 ‘정황증거’만 늘어놨지 명확한 ‘물증’이 없다는 사실이다. 불명확한 ‘~카더라 통신’은 특정인에게 무차별적 주홍글씨를 새기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김형민 부행장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수많은 의문부호 속에서도 명확한 입장표명을 회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는 “기사화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단서를 달면서 본지에 해명했다.

김 부행장에 따르면 그의 성장과정은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라 할 수 있다. 1966년 8월 출생한 김 부행장은 노동부 공무원(이후 지방청장까지 지냄)이던 아버지를 따라 어려서부터 해외에서 성장했다. 이라크 바그다드의 외국인학교에서 수학한 뒤 이후 영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대학원(레스터대 경제학)을 졸업했다. 석사는 세간에 알려진 MBA코스가 아닌 정통 석사코스다. 박사과정으로 넘어갔지만 병역문제에 걸려 2년 만에 접고 28세 때 해군 학사장교로 입대했다. 원어민 못지않은 영어 실력 덕분에 해군참모총장 통역장교로 3년간 복무한 뒤 평소 원하던 기자직에 도전했다. 연령제한에 걸려 번번이 좌절한 뒤 31세 때인 1997년께 코리아타임스 공채시험에 합격했다. 정치·경제부 등을 돌며 특종기자로 이름을 날린 그는 선후배로부터 ‘똑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영진 코리아타임스 경제부장은 “좋아하는 사람이다. 능력도 있다”며 “환란 이후 입사했는데 다양한 분야에서 특종을 많이 낸 걸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베일에 싸인 4개월간의 김&장 생활

의혹에 싸인 청와대 이직에 대해 그는 ‘생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결혼을 일찍 해 2000년께 이미 유치원 다니는 자녀가 있었다. 다니던 신문사가 월급이 밀리는 등 어려워 새 직장을 알아봤다”는 것이다. 모 신문사와 김&장, 청와대 3곳에 합격했는데 결국 공무원을 택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김&장이 눈길을 끈다. 김&장은 당시 고문으로 있던 박진 한나라당 의원(해군 선배·같은 영국 유학파)이 소개했다는 것이다. 이곳은 회사 데스크의 반대로 이직이 무산됐다. 대신 청와대는 97년 대선 당시 친분을 가졌던 국민회의측 지인의 추천으로 입성했다. 박준영 당시 공보수석(전라남도 도지사)과 면접을 본 뒤 확정됐다. 이에 대해 박 지사측은 비서관을 통한 네 차례 확인전화를 모두 회피했다.

공보수석실에서 해외파트 업무를 보던 김 부행장은 통역업무를 겸했고 DJ 퇴임 6개월 전에는 공석이 된 수행비서를 다시 겸한다. 이후 동교동 사저까지 따라가 지근거리에서 김 전 대통령 내외를 모셨다. 그는 2003년께 김 전 대통령이 “젊은 나이에 여기서 썩지 말고, 나가서 다른 일을 해보도록 하라”고 충고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후 베일에 싸인 3개월의 김&장 생활이 시작된다. 김&장은 업무 성격상 고객과 신뢰구축을 위해 철저히 업무를 비밀에 부친다. 김 부행장은 매우 꺼리면서도 자신의 업무 중 일부를 털어놨다.

그는 “3년 전 박진 당시 고문이 맡았던 해외홍보파트를 이어받았다. 단순 홍보가 아닌 언론과의 관계·적응 등에 대해 토털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세간에선 로비의혹을 제기하는 업무파트다.

그는 이곳에서 다우케미컬의 고엽제 문제, 프랑스계 라파지의 유사시멘트 문제, P&G의 네거티브 언론 대처법 등에 관한 업무를 담당했다고 한다. 이헌재 당시 비상임 고문과는 파트가 달라 대면할 기회가 없었다고 한다. 론스타건은 법률적 문제로 변호사들만 다룰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특히 김 부행장은 외환은행 입성 뒤 ‘이라크 아르빌’ ‘이영표’ ‘하인즈 워드’ 등이 등장하는 광고캠페인을 펼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능력을 검증받았다.

특이한 사실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 인수에 목소리를 높인 노조측은 김 부행장에게 관대하리만큼 무관심하다는 점이다. 이강원 전 행장과 이달용 전 행장직무대행에 대해선 “끝까지 법적 책임을 지우겠다”는 태도와 달랐다.

하지만 한 노조 관계자는 “노조 차원에서 의혹을 제기하지 못하지만 (김 부행장이) 실세이며 임원자리를 꿰차고 들어온 이례적 발탁의 수혜자라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위원장도 “구체적 증거가 있거나 자료가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 나이에 어떻게 부행장이 됐으며 론스타 인수 후 은행장이 수 차례 바뀌는 동안 살아남아 있다. 그 과정이 모든 실타래를 풀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행장의 “아직 젊은 나이에 높은 자리에 올라 많은 책임을 떠안다보니 생긴 일”이라는 입장과 “분명 베일 속에 감춰진 비밀이 있다”는 정치권의 진실게임은 10월 13일 재경위에서 첫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10월 16일께는 법사위로 논쟁이 이어진다. 이번 국감 증인 중 최대 관심 인물로 떠오른 김 부행장. 그를 통해 외환은행 매각 미스터리를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형민 부행장 일문일답

“국민은행이 임원교체하면 기꺼이 나가겠다”

<경향신문>

<경향신문>

- 외환은행 입사는 어떻게 이뤄졌나.

“4개월간 김&장에서 일하며 법무법인의 중심은 변호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의식이 강해 이직을 염두에 두고 있던 중 헤드헌터에게 연락이 왔고 절차를 밟아 입사했다. 론스타는 비은행원 출신의 다양한 인재를 선호했고 (홍보전문가인) 내게 파격적 인사로 돌아온 것 같다. 당시 6명의 외부인사가 영입됐다. 현 리처드 웨커 은행장(44)도 나이가 어리고 GE 출신이지만 잭 웰치의 수제자라 들었다.”

- 지난해 론스타 문제가 불거지자 비서실을 통해 자료를 취합해 은폐했다는데.

“일산 자택에 은폐했다거나 자료를 소각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사실이 아니다. 오늘 저녁이라도 당장 집에 가보자. 거짓이 없다. 2005년 국정감사 당시 의원들이 외환은행을 방문해 문서검증을 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실무경영을 잘 몰랐던 만큼 인수 초기 경영상황에 관한 자료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비서실을 통해 사전에 자료를 취합했고 이를 제출했다. 이 자료는 이미 검찰과 감사원에 제출돼 있다.”

- 보고펀드를 아는가. 이희호 여사의 자금을 관리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변양호씨는 잘 알지도 못하고 관련도 없다. 여러 시나리오를 앞세워 얘기하는데 억울하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란 얘기’가 있다. 보고펀드에는 외환은행 외에 여러 은행이 거액을 투자했다. 외환카드에서 구조조정된 분 중 일부가 계속 의혹을 제기하는데 (나는) 당시 인사담당자도 아니다. 2005년 6월에야 인사부문까지 떠맡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이전 모시던 분께 누를 끼쳐 송구하다.”

- 나눔재단에 이희호 여사가 이사로 등재돼 있는데.

“김 전 대통령 내외분은 명절이면 늘 찾아뵙고 덕담을 듣는다. 연초 찾아뵙고 나눔재단 설립 사실을 알려드리고 참여를 부탁했다. 한 달여 고민하시더니 긍정적 답변을 주셨다. 명예 사외이사로 참여하신 것인데 다른 이사들 면면도 봐달라. 강지원 변호사, 성주인터내셔날 김성주 대표 등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장 당선 뒤 사퇴하셨다. 명예직이며 그분(이희호 여사)께선 이미 사랑의 친구들, YWCA 등 나눔활동에 선구자이시다.”

-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임원진 교체 가능성이 있는데. 론스타 쪽에 합류 가능성은 있나.

“(나는) 은행일이 무척 좋다. 그리고 외환은행 사람도 좋다. 그래서 은행일을 계속하고 싶지만 국민은행이 인수 후 임원을 교체한다면 기꺼이 나가겠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대주주일 뿐 나하곤 상관없다. 경영참여도 이사회를 통해 형식을 밟아 한다.”

- 김 부행장에 관해 부정적 얘기들이 떠도는데.

“답답하고 괴롭다. 사실 외환은행은 전통적 엘리트 집단이다. 소위 SKY 출신이 아니면 임원 승진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런데 현재 장명기 수석 부행장 등 무려 3명의 임원이 상고 출신이다. 뉴욕지점장도 마찬가지다.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내부 개혁과정에서 기존 기득권층이 반발했다고 본다. 어느 조직이나 이런 충돌은 있지 않나.”

김형민 외환은행 부행장
▷ 출생 1966년 8월 10일
▷ 학력 영국 레스터대학·대학원(경제학 석사)
▷ 1997 ~ 2000 ‘코리아 타임스’ 정치·경제부 기자
▷ 2000. 6 ~ 2003. 2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
제1부속실 국장(국민의 정부)
▷ 2003. 2 ~ 7 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 비서관(동교동 자택)
▷ 2003. 7 ~ 11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
〈이헌재 전 재경부 장관이 비상임 고문으로 근무〉
▷ 2003. 12 ~ 2005. 6 외환은행 상무
▷ 2005. 6 ~ 외환은행 인사본부 및 커뮤니케이션본부
총괄 부행장

<오상도 sdo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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