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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시설 최초 ISO9001 획득한 남해 화방복지원,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노인들 사회 적응력 높여줘

신라 신문왕 때 원효가 창건한 화방사에서는 오는 10월 14일 ‘산사음악회’ 와 연등축제가 예정돼 있어 아름다운 음률과 멋진 남해 풍경을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라 신문왕 때 원효가 창건한 화방사에서는 오는 10월 14일 ‘산사음악회’ 와 연등축제가 예정돼 있어 아름다운 음률과 멋진 남해 풍경을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우리나라는 노인을 지원하기 위한 가정봉사원 파견시설과 주간보호시설, 단기보호시설 등 각종 서비스 정책이 있지만 수혜비율은 0.5%에 불과하다. 유럽과 일본 등 이미 고령화사회를 겪고 있는 선진국의 경우 시설 입소 비율이 전체 노인인구의 6~7%를 차지하는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입소 시설 능력은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현재 노인 입소 시설과 재가복지는 수요에 비해 절대 부족하다.

경남 남해군 고현면에 위치한 사회복지법인 화방복지원(원장 효천스님·화방사 주지)은 고령화사회에 대한 문제를 일찍이 인식하고 무의탁 독거노인들의 사회적 소외감을 해소시키는 역할을 담당해오고 있다. 화방복지원은 2002년 효천스님이 주지로 있는 ‘화방사’에서 기증받은 2만6000평 부지에 설립되어 14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65세 이상의 무의탁 노인으로 기초생활보장수급 대상자이거나 기초생활수급 대상자가 아닌 이웃 가운데 일반 가정에서의 생활이 어려운 이들을 수용하고 있다.

140여 명 수용 무료 요양시설 운영

화방복지원은 지난달 ICR국제인증센터를 통해 국내에 산재해 있는 노인복지서비스 요양지원 및 재가복지사업 분야 520여 곳 중 최초로 ISO9001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ISO9001은 국제표준화기구에서 제정한 품질경영과 품질보증에 대한 국제규격이다. 고객에게 제공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규정된 요구사항을 만족하고 지속적으로 적합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제3자 인증기관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인증해주는 제도이다. 이번 인증 획득은 화방복지원이 복지시설의 투명성과 신뢰성에서 명실상부하게 세계의 공인을 받았다는 의미를 지닌다.

‘보물섬’ 이라 불리는 남해에는 나보다 남을 생각하며 봉사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다. 화방복지원 직원들은 한결같은 모습으로 지역 어르신들을 봉양한다.

‘보물섬’ 이라 불리는 남해에는 나보다 남을 생각하며 봉사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다. 화방복지원 직원들은 한결같은 모습으로 지역 어르신들을 봉양한다.

화방복지재단 이성형 사무국장은 “어르신들이 복지관 생활을 통해 노후생활을 활기차고 보람있게 보낼 수 있도록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노인들의 욕구에 맞는 전문적이고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일관성 있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소외감과 고독감을 극복하게 함으로써 자신감 회복 및 사회 적응력을 높여 결과적으로 지역사회의 노인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화방복지원은 이러한 인식을 계기로 노인복지시설의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수혜 대상자들에게는 향상된 서비스로 보다 안락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시설운영에 더욱 정성을 기울일 것이라고 한다.

화방복지원은 14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무료 노인요양시설 ‘화방동산’과 함께 생산적인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지속적인 상담과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스스로 자활의 길을 모색하게끔 만들어주기도 한다. 또한 청소년들의 건전한 놀이문화 육성과 호연지기를 키우기 위해 불교계에서는 처음으로 자연생태체험 수련원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특히 어렵게 생활하는 300여 세대의 노인들에게는 정성껏 준비한 도시락을 전해주는 ‘자비의 도시락’ 전달봉사와 가정봉사원을 파견해 몸이 불편한 노인들의 집을 방문해 밑반찬 등을 지원하고 세탁이나 청소, 병원동행, 잔심부름까지 도맡고 있다.

“노인복지 문제 시급한 대책 있어야”

이성형 사무국장은 “이동 목욕차량으로 혼자 목욕하기 어려운 어르신과 장애인 댁을 방문하여 차량에서 편안하게 목욕을 시켜드리며, 독거 어르신들의 건강과 안부를 여쭙고 노후생활에 활력을 전해 드리고자 주 1회 방문해 건강음료를 공급하며 말벗을 해드리는 독거어르신 안전지킴이사업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13일 양산대학과 산학협동협약을 체결하면서 지역사회 복지인력 양성(1년 35명 정도 교육실시 예정)을 선도하고 있기도 한 화방복지원은 내년도 3월 개강을 앞두고 시설이용 협약 등 세부적인 업무를 진행, 멀티미디어실 수준의 강의실을 마련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산대학에서는 부속동 4층 대강당을 산학교육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노트북 지원 등 현지캠퍼스와 동일한 학습환경을 만들어 ‘자원봉사(2년7개월)+연수 프로그램’을 구축하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이곳은 미래 사회복지사들의 실습 장소로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을 위한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준비할 수 있는 배움의 장으로도 사용될 예정이다. 효천스님은 “남해군의 꾸준한 지원에 힘입어 어려움 속에서도 복지원을 잘 꾸려갈 수 있다”며 “앞으로 협약관계에 있는 양산대학과 힘을 모아 지역을 위한 봉사에 몸과 마음과 뜻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는 10월 14일 화방사 대웅전 앞마당에서는 ‘산사음악회’와 연등축제가 예정돼 있어 아름다운 음률과 함께 멋진 남해를 한껏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원효대사가 창건한 화방사

대한불교조계종 제13교구 본사인 쌍계사의 말사이다. 신라 신문왕(681~692년) 때 원효(元曉)가 창건했으며, 창건 당시에는 ‘연죽사’라 불렸고, 고려 중기 혜심(慧諶:1178~1234)이 중창한 뒤에는 ‘영장사’라 하였다. 임진왜란 때 승병들의 근거지로 쓰이다가 불에 타 없어진 것을 1636년(인조 14년)에 계원과 영철이 지금의 위치로 옮기면서 절 이름을 ‘화방사’라 칭했다. 영조·정조 때 가직이 머물면서 절을 중수한 이후 용문사, 보리암과 함께 남해군의 3대 사찰이 됐다고 한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웅전과 응진전, 명부전, 칠성각, 일주문, 채진루 등이 있다. 채진루는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152호로 지정됐으며, 대웅전은 본래 보광전이었으나 보광전이 1981년 10월 1일 불에 타 사라지자 1984년 12월 29일 복원하면서 전각 이름을 바꾼 것이다. 산내 암자로 망운암이 있고 유물로는 옥종자, 금고, 이충무공비문목판 등이 유명하다.

이중 옥종자는 절을 짓고 불상을 모실 때 밝혔던 등잔으로 한 번 불을 붙이면 꺼뜨려선 안 되고, 일단 꺼진 뒤에는 다시 불을 붙일 수 없다고 전한다. 불은 1234년(고려 고종 21년) 이전에 불을 붙였다가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난 뒤 꺼졌다. 이런 까닭에 다시 불을 붙이지 못하여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 금고는 조선 중기 때의 유물로 범자가 사방에 양각되어 있으며, 이충무공비문목판에는 모두 2000자가 새겨져 있다.


<부산·울산·경남본부/이재남 기자 jaem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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