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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평균 정서와 상식을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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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 인사 20인이 말하는 지지율 14%, 장점은 사라지고 단점만 극대화

“굳이 점수화하면 D다. F를 준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재집권(재수강)하란 말인가?”(손호철 서강대 교수)집권 4년차를 맞은 참여정부가 고립무원에 빠졌다. ‘돌출발언’ ‘무책임’ ‘침소봉대’ 등으로 이미지가 굳어진 노 대통령 자신도 “진보와 보수에

조수경<br>서강대 총학생회장<br><b><font color="0b0b6b">“개혁정부 의지나 역량이 높지 않다.”</b></font>

조수경
서강대 총학생회장
“개혁정부 의지나 역량이 높지 않다.”

모두 포위됐다”고 표현할 만큼 심각하다. “도와줄 쪽은 안 도와주고 공격할 곳만 한다”(8월 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고 고백할 정도다. 수치로 봐도 집권 1년6개월여를 남긴 노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14%까지 추락했다. 장성민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은 “정치학적으로 30% 미만 지지율에선 더 이상 국정수행이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그렇다면 노 대통령 지지율 ‘14%’에 담긴 속내는 무엇일까. 참여정부가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은 불가능한가. 각계 인사 20명에게 의견을 물었다. 〈편집자 주〉

“그분이 잘못한 건 알지만 (친분상) 얘기하기 곤란하다”(DJ정부 시절 경제정책 자문위원), “노 대통령에 대해선 함구하고 싶다”(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손호철<br>서강대 정외과 교수<br><b><font color="0b0b6b">“F를 주면 재집권(재수강)하란 얘기 아닌가.”</b></font>

손호철
서강대 정외과 교수
“F를 주면 재집권(재수강)하란 얘기 아닌가.”

전문가들은 설레설레 고개부터 내저었다. 열 명 중 아홉 명 꼴이다. 진보와 보수 양쪽으로부터 인심을 잃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만했다. 우선 정치학자들의 성토가 매서웠다. 손호철 서강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스타일’과 ‘내용’에서 모두 실패했다”고 규정했다. 정치적 스타일은 급진주의인데 정책의 내용은 오히려 보수에 가깝다는 얘기다.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고 국정을 운영하는 게 때론 대통령의 격에 맞지 않는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결국 논리적이기보다 정서적인 유권자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지지율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손 교수가 보는 노 대통령의 장점도 많다. 이를 살리지 못했을 따름이다. 노 대통령의 장점은 나름의 커뮤니케이션

심지연<br>경남대 정치언론학부 교수<br><b><font color="0b0b6b">“조직생활 경험이 부족하다.”</b></font>

심지연
경남대 정치언론학부 교수
“조직생활 경험이 부족하다.”

능력과 사적인 것을 챙기지 않는 자세다. 그러나 단점만 극대화됐다. 소위 마이너리티 멘털리티가 대표적이다. 역대 정권 중 가장 집단사고가 심했고 다른 의미에서 3김보다 측근정치가 심했던 것도 이런 탓이라는 해석이다.

무엇보다 명분쌓기 등 정치기술의 부족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한·미 FTA 강행 등으로 환란에 맞먹는 실패를 불러올 수 있는 이유다. 손 교수는 “지금과 반대로 외연은 부드럽고 정책은 강하게 나갈 경우 반전의 기회가 있다”고 전망했다.

상대 배려 않는 ‘외골수’ 성격

장성민<br>PBC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진행)<br><b><font color="0b0b6b">“‘식물대통령’이다.”</b></font>

장성민
PBC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진행)
“‘식물대통령’이다.”

심지연 경남대 교수(정치언론학부)는 낮은 지지율 이유를 노 대통령의 성격에서 찾았다. 성장환경이 한 나라 지도자로선 부적격이라는 것이다. 심 교수는 “(노 대통령은) 조직생활을 안한 티가 확 난다. 대학이나 직장생활 등 심화된 대인관계를 통해 상대를 배려하는 과정을 경험하지 못했다”고 규정했다. 시민단체 활동을 했지만 같은 생각을 공유한 사람끼리만 모여 대화와 타협에 인색했다는 얘기다. 결국 “‘외골수’ 성격은 국민에게 거부감을 줘 국가라는 큰 조직을 이끄는 데 어려움을 안겼다”고 설명했다.

정치평론가들은 더욱 매서운 독설을 늘어놨다. DJ정부 시절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장성민 전 민주당 의원은 “현

변희재<br>전 브레이크뉴스 편집국장<br><b><font color="0b0b6b">“이미 민주당 분당 때부터 예견된 일이다.”</b></font>

변희재
전 브레이크뉴스 편집국장
“이미 민주당 분당 때부터 예견된 일이다.”

재 노 대통령은 인사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식물대통령’”이라고 단정했다. 3년 반 동안 국민 분열만 초래했으며 가장 큰 실책은 신뢰상실이라고 평가했다. 은퇴하고 고향 가서 쉬겠다고 말했다가 말을 바꿔 여당의 고문을 하겠다고 했고 다시 정치개입 안 한다는 식으로 좌충우돌했다는 것이다. 장씨는 “한국인의 평균 정서와 상식을 무시했다”고 결론내렸다.

변희재 전 브레이크뉴스 국장은 신뢰상실 쪽에 무게를 뒀다. 그는 “이미 민주당과 분당을 택했을 때 예고된 것으로 대통령을 만든 당을 떠날 때 정통성과 진정성은 사라졌다”며 “45~ 46%에 이르는 지지율은 전통 호남세력의 지지가 이탈하며 회복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변씨는 또 “IMF 환란으로 나라를 거덜낸 YS의 9%대 지지율 이후 최저로 해결책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김용갑<br>한나라당 의원<br><b><font color="0b0b6b">“불평마저 귀찮아 외면하는 분위기다.”</b></font>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
“불평마저 귀찮아 외면하는 분위기다.”

이같은 비난은 한나라당 의원의 입담에 이르러선 극에 달한다. 최근 이종석 통일부 장관을 ‘세작’(간첩)으로 묘사해 물의를 일으킨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은 “참여정부가 아니라 일반정부도 안 된다”며 “14%도 많이 나온 숫자로 이젠 지쳐서 얘기하기도 귀찮아 외면받고 있다”고 전했다. 전시작전권 환수 등 국가 대사가 걸린 문제에 귀를 닫고 마이동풍식으로 임해 답답하다는 것이다. 그는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정말 잘하면 의원직을 떠나서 지지하겠다”는 말도 했다.

독설가로 유명한 전여옥 의원도 “비슷한 캐릭터인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지지율 60%로 임기를 마무리하는 것과

전여옥<br>한나라당 의원<br><b><font color="0b0b6b">“국민이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안정과 풍요다.”</b></font>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
“국민이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안정과 풍요다.”

비교해봐야 한다”며 “40% 밑으로 내려가도 난리인데 여지껏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국민이 원하는 것과 본인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해 자체가 부족하다고도 말했다.

노 대통령을 지지했던 진보적 시민단체마저 노 대통령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장유식 참여연대 운영위 부위원장(변호사)은 “경제나 대북관계 등 국민이 느끼기에 호전된 것이 없다”며 “복지정책은 사실 DJ정부 시절 닦아놓은 것”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또 “집권 이후 실용주의로 전환했고 시민단체의 원리원칙과 거리감이 있다”며 “아직도 일관성 없고 원칙이 정리 안 된 느낌으로, 결국 양극화와 함께 이런 부분이 지지층에 해를 끼쳤다”고 평가했다.

장유식<br>참여연대 변호사<br><b><font color="0b0b6b">“체감하는 것 거의 없고 호전되는 기미도 없다.”</b></font>

장유식
참여연대 변호사
“체감하는 것 거의 없고 호전되는 기미도 없다.”

권용진 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도 “추락의 원인은 용인술에서 찾을 수 있다”며 “정책 전문가 그룹을 등용하며 이데올로기적 경향이 강한 사람을 활용해 결국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권씨에 따르면 갈등조정의 미숙함이 보건의료분야에선 직능단체간 갈등을 증폭시켜 상처를 남겼다고 설명했다.

국민이 원하는 것에 대한 이해 부족

영화배우 오지혜씨는 엇갈리지만 비슷한 반응을 드러냈다. 오씨는 “그래도 아직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말을 말처럼 하는 사람”이라면서 “멋있는 사람이지만 대통령 그릇은 아닌 것 같다”고 평했다.

권용진<br>서울의대 의료정책 연구실 연구위원<br><b><font color="0b0b6b"> “용인술이 미흡했고 기술도 부족하다.” </b></font>

권용진
서울의대 의료정책 연구실 연구위원
“용인술이 미흡했고 기술도 부족하다.”

80년대 청문회 스타로 노 대통령은 솔직하고 멋졌지만 사람이 모든 것을 잘 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는 “대통령은 여우처럼 약아야 할 때도 있는데 상대편에 너무 먹잇감을 남발한다”고도 조언했다.

그렇다면 과연 14% 지지율은 희망조차 찾을 수 없는 ‘저주받은’ 숫자일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입장이다. 나윤정 메트릭스 상무는 “임기 말 역대 대통령의 지지율이 어떠했는지부터 살펴보면 임기 초와 비교해 그리 높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며 “일부 보도를 보면 같은 시기 DJ(16%)보다 조금 낮고 YS(9%)보다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참여정부는 여태껏 어떤 정책을 내놓아도 그리 높은 지지율이 나오지 않는 특성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오지혜<br>영화배우<br><b><font color="0b0b6b">“멋있는 사람이지만 대통령 그릇은 아닌 것 같다.”</b></font>

오지혜
영화배우
“멋있는 사람이지만 대통령 그릇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나 상무는 “현재 지지율은 ‘어떤 경우도 지지한다’는 절대 지지층을 빼면 사실상 지지층 전무의 상태”라며 “이유는 바로 커뮤니케이션 취약”이라고 지적했다. 의사표현 창구가 통일되지 않아 일관된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시끄러운 대통령’이란 이미지가 굳어졌다는 것이다. ‘쉬운 용어로 쉽게 설명한다’는 참여정부 방침이 오히려 오해를 불러와 신뢰감 상실로 귀결됐다는 독특한 해석도 내놨다. 예를 들면 ‘FTA가 타결되지 않으면 나라가 어려워진다’ ‘세계적으로 작통권 없는 나라는 한국뿐’이라고 ‘쉽게’ 설명했다가 곧바로 언론의 포화를 받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좌측 신호등 켜고 우회전”

나윤정<br>메트릭스 상무<br><b><font color="0b0b6b">“절대 지지층을 빼면 실제 지지세력 거의 없는 상황이다.”</b></font>

나윤정
메트릭스 상무
“절대 지지층을 빼면 실제 지지세력 거의 없는 상황이다.”

노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평가만 뒤따르는 것은 아니다. CBS FM ‘뉴스야놀자’ 진행자인 노정렬씨(개그맨)는 “아직 14%나 지지하는 사람이 남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후세 역사가는 분권화 등 균형된 마인드를 나름대로 기억할 것”이라며 색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노씨는 무엇보다 지지율의 허황됨을 지적했다. YS는 정권 초기 강력한 사정 드라이브로 90%에 육박하는 지지를 얻었지만 말년 9%대까지 추락했다. 노 대통령도 일방적으로 한쪽 편만 들었다면 최소 30%대 지지율은 확보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노씨는 “요즘 뭘 해도 모두 노무현 탓이라고 한다”며 “이 자체가 권력의 수평화로 일부 보수언론이 정책과 원리를 구별 않는 데 국민이 놀아난 면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참여정부도 좌측 신호등을 넣고 오른쪽으로 우회전했다”

노정렬<br>CBS‘뉴스야 놀자’진행<br><b><font color="0b0b6b">“후세에는 다르게 평가할 수도 있다.”</b></font>

노정렬
CBS‘뉴스야 놀자’진행
“후세에는 다르게 평가할 수도 있다.”

면서 “파병이나 부동산 정책에서 드러나듯 보수나 진보 그 어느 쪽도 좋아하지 않는 이유”라고 충고를 잊지 않았다.

MBC드라마 ‘주몽’ 작가인 최완규씨도 “개인적으론 노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국민에게 욕먹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까움을 넘어 속상하다”며 “참여정부 장책을 보며 좌절과 분노감을 느끼지만 역사적 발전을 포함해 거시적으로 봤을 때 우리가 누린 진보적 변화에 대해선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 부분이 참여정부의 실정에 가려졌다는 설명이다. 작가적 표현으로는 대통령 힘이 작아진 것이고 일면 정치적 발전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개인적으론 노무현 정부가 아무리 많은 잘못을 범했다 해도 한나당은 대안이 될 수 없고

최완규<br>MBC 드라마 ‘주몽’ 작가<br><b><font color="0b0b6b">“제대로 된 성적 내고도 평가 못받는 것도 있다.”</b></font>

최완규
MBC 드라마 ‘주몽’ 작가
“제대로 된 성적 내고도 평가 못받는 것도 있다.”

이는 정치적 비극”이라고도 덧붙였다.

김정란 상지대 문화컨텐츠학과 교수는 현 상황의 본질은 극우 언론과의 정치게임이라고 단정지었다. 노 대통령이 전체 기조에선 크게 잘못한 것이 없지만 상대의 네거티브 전술에 말려든 탓에 ‘실패자’로 낙인찍혔다는 얘기다. 특히 “세부사항에선 서툰 측면이 있지만 당장 인기를 끌 정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지지율 하락은 필연적”이라고 해석했다. 참을성을 갖고 지켜봐야지 임기 도중 실시하는 여론조사는 무의미하다는 주장도 잊지 않았다.

노사모를 이끄는 노혜경 대표는 “왜 이 정도로 집요하게 지지도를 조사하는지

김정란<br>상지대 문화컨텐츠학과 교수·시인<br><b><font color="0b0b6b">“네거티브 이미지 전술에 말려들었다.”</b></font>

김정란
상지대 문화컨텐츠학과 교수·시인
“네거티브 이미지 전술에 말려들었다.”

(저의가) 궁금하다”며 “검증되지 않은 지나치게 많은 지지율 조사는 오히려 문제 극복을 어렵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통령은 지지도가 아닌 대선 때 공약에 따라 일하는 것”이라며 “현 상황은 언론, 시민, 정치권의 책임”이라고 정의했다. 흥미롭게도 이런 노 대표도 노 대통령의 성적표를 B로 매겼다. 그는 “대통령께서 못했다는 게 아니라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주변 환경이 따라주지 못했다는 얘기”라며 “직성대로 했다면 몰라도 이런 풍토에선 대통령만의 잘못은 아니다”고 강변했다.

민병두 열린우리당 홍보기획위원장은 최근 지지율 논쟁에 관해서 설득력 있는 해석을 내놓았다. “언론은 진보와 보수 진영으로 나뉘었는데 DJ집권 이후 뚜렷해졌다. 2000년 이후 진보 진영이 대통령의 발판이었는데 요즘 한계에 다다랐다”며 “2003년 불법대선자금 수사 때까지

노혜경<br>노사모 대표<br><b><font color="0b0b6b">“너무 잦은 대통령 지지율 공표도 문제다.”</b></font>

노혜경
노사모 대표
“너무 잦은 대통령 지지율 공표도 문제다.”

국민과 함께하는 개혁이 동의를 얻었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민 위원장에 따르면 47% 지지율이 미국 정치학자들 사이에선 안정적 지지율로 통한다. 한국에선 최소 34%가 마지노선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지지율에 따라 풀이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집권 막바지 두세 가지(정책)에 집중해 이뤄낸다면 달라질 것”이라고 희망했다.

이런 희망에도 불구하고 ‘14’라는 숫자는 여전히 노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덫은 서민경제 침체. 여기에는 경제학자, 시민단체, 일반 시민의 의견이 일치한다.

민병두<br>열린우리당 의원<br><b><font color="0b0b6b">“진보 언론의 의제 공유가 한계에 다다랐다.”</b></font>

민병두
열린우리당 의원
“진보 언론의 의제 공유가 한계에 다다랐다.”

박완기 경실련 정책국장은 “서민경제 침체가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 폭등과 가계부채 500조 원 시대에 서민은 생계 위협과 양극화 확대에 노출돼 있다”며 “아직 합당한 개혁사례를 보여주지 못한 상황에서 경제상황은 악화되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박 국장은 해결책으로 “초심으로 돌아와 세제와 복지 등에서 포인트를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감동어린 정책비전의 실패

개인택시 기사인 김희종씨도 “요즘 사람은 아침이면 희망을 안고

박완기<br>경실련 정책국장<br><b><font color="0b0b6b">“서민경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b></font>

박완기
경실련 정책국장
“서민경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나오지만 저녁엔 패잔병, 완전히 맥이 빠져 사람도 잘 안 다닌다”며 “경제라는 놈이 바닥에 물이 조금 흘렀다가 불도저가 완전히 밀어버린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개인택시 8년차인 그는 환란 직후 체감지수가 10이라면 지금은 7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백영찬 SK(주) 경영관리팀 대리는 “집값이 너무 올라 아이를 나아도 더 넓은 평수로 옮기지 못한다”며 “노 대통령을 좋아하지만 역시 인간적 모습과 대통령의 직무는 다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설봉식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은 정치 대통령이 아닌 경제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김희종<br>택시기사<br><b><font color="0b0b6b">“먹고살기 힘들어 정치는 신경도 안 쓴다.”</b></font>

김희종
택시기사
“먹고살기 힘들어 정치는 신경도 안 쓴다.”

말했다. 그는 지지율 하락 이유로 ‘감동어린 정책비전의 실패’를 꼽았다. 설 교수에 따르면 첫째 동북아중심국가 실현 등 공약이 실종됐고, 둘째 잘못된 정책이 화를 불렀다는 것이다. 인천 경제자유지대 등 핵심공약의 실행이 어려워졌고 상위 20%에 세금을 집중시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설명이다. 이는 80% 국민에게 악영향으로 돌아간다. 지금은 감세정책과 유효수요 창출이 필요하다는 게 설 교수의 주장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 3월 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조찬강연에서 의사소통을 강조했고 해외순방 때마다 재계 인사에게 ‘각별한 격려’를 선보이는 등 스킨십을 강화했다. 이즈음 5당 원내대표 초청 만찬, 이해찬 전 총리에 대한 여당의 사퇴요청 수락,

백영찬<br>직장인<br><b><font color="0b0b6b">“신선한 개혁과 삶의 질 향상, 어떤 것도 없다.”</b></font>

백영찬
직장인
“신선한 개혁과 삶의 질 향상, 어떤 것도 없다.”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총리 지명 등으로 지지율 40%에 근접하는 회복세를 보였다. 정가에선 이를 두고 ‘대화정치’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였다.

이런 면에서 한 여대생의 지적은 귀담아 들을 만하다.
“한국사회는 발전과 퇴보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참여정부가 보수 진영에선 ‘빨갱이’, 진보 진영에선 ‘신자유주의 정권’이라 불리는 것도 안다. 2002년 선거 당시 노 대통령은 ‘미국에 할말은 하겠다’고 했다. 기존 정치인과 달리 개혁에 대한 열망도 품게 했다.

그러나 4대 법안은 흐지부지됐고 6·15공동선언도 잊혔다. 참여정부에 장애물이 많은 것은 알지만 스스로도 의지나 역량이 높지 않다.

설봉식<br>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br><b><font color="0b0b6b">“정책비전 실현하지 못하고 경제정책도 잘못됐다.”</b></font>

설봉식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
“정책비전 실현하지 못하고 경제정책도 잘못됐다.”

자연스레 사람의 열망도 잊혔다. 굳이 점수를 매긴다면 10~20점이다.”(조수경·서강대 정외과 4년)

<오상도 기자 sdo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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