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그마로 돈 번 얘기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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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중연 우정사업본부장이 6시그마 우수과제 수행자에게 전문가 인증서를 수여하고 격려하고 있다.

황중연 우정사업본부장이 6시그마 우수과제 수행자에게 전문가 인증서를 수여하고 격려하고 있다.

지난주 신문 한 귀퉁이에 이런 기사가 실렸다. “우정사업본부가 지난 상반기 6시그마 과제 수행을 완료해 16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켰다.”

이게 무슨 말인가. 6시그마라면 기업에서 품질 혁신을 위해 벌이는 사내 캠페인 같은 것 아닌가. 대국민 서비스 기관인 우본에서 웬 품질 혁신? 기사를 본 사람은 이런 생각을 하기 십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본은 정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6시그마를 도입해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지금까지 253개의 6시그마 과제를 마쳐 380억 원의 재무성과를 올렸다. 그만큼 쓸 돈을 절감했으니 돈을 번 셈이다. 6시그마가 무엇이기에 우본과 궁합이 맞는걸까.

6시그마는 통계척도를 사용해 모든 품질수준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품질혁신과 고객 만족을 꾀하는 경영기법이다. 통계척도는 중앙이 불룩 솟고, 좌우는 종모양의 대칭을 이루는 정규분포곡선(Normal Curve)이다. 6시그마는 이 분포곡선에서 불량제품의 출현빈도를 4시그마, 5시그마를 넘어 6시그마까지 줄이자는 운동이다. 4시그마는 100만분의 6210, 5시그마는 233, 6시그마는 3~4로 사실상 0에 가깝다.

우본의 6시그마 과제 중 하나를 보자. 특급우편물은 접수 다음날 12시 전에 목적지에 도착해야 하는데, 우체국과 집배원이 아무리 서둘러도 시간 내 배달률이 84%에 그쳤다. 이에 우편물 처리시스템을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그랬더니 우편물을 자루에 묶어 발송하는 방식에 비효율이 있었다. 전국 90개 배달우체국별로 자루를 묶던 것을 20개로 줄여 광역화했더니 자루 작업이 하루 8900개에서 2100개로 줄면서 시간 내 배달률이 95%로 높아졌다. 비용도 연간 11억 원이 절감됐다. 253개 과제가 이런 식으로 진행됐다. 이처럼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는 21세기형 혁신기법이 바로 6시그마다.

이 개념은 1980년대 말 미국의 모토로라에서 처음 시작했다. 이어 GE, 소니, 삼성, LG 등 국내외 대기업이 잇따라 도입했다. 정부기관에서도 우본에 이어 특허청, 대검찰청, 관세청 등 도입이 잇따르고 있다. 6시그마가 여러 부문에 유용하다는 얘기다. 우본은 6시그마의 최고전문가인 마스터블랙벨트(MBB)를 최근 9명 배출해 모두 11명의 MBB를 보유하고 있다. 그 아래 단계인 블랙벨트(BB) 62명, 그린벨트(GB) 104명 등 ‘막강 6시그마 군단’을 자랑하고 있다.

〈경향신문 논설위원 이종탁〉

[우표이야기] 고려대장경의 동판대장경

[우정이야기]6시그마로 돈 번 얘기 아십니까

나폴레옹은 유럽을 정복하면서 파르테논 신전과 바티칸시만은 절대로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명령했다. 6·25 전쟁 때도 인민군의 거점이 된 해인사 폭격을 피했던 공군 조종사가 있다. 이는 인류문화에 대한 자존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해인사는 예사로운 사찰이 아니다. 지난날 10여 차례에 걸친 대형 화재 때도 용하게 대장경만에만은 불길이 닿지 않았다.

고려대장경을 팔만대장경이라고 일컫는다. 8만1285매의 경판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경남 합천에 자리잡은 해인사는 유명사찰이기도 하지만 불교경전의 총서 격인 고려대장경을 보존하고 있어서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오르게 됐다.

대장경은 고려시대 몽골의 침략을 불교의 힘으로 막아볼 요량에서 제작됐다. 애초에는 강화도에 보관되다가 선원사를 거쳐 태조 7년인 1398년에 지금의 해인사로 옮겨왔다. 인간의 84000 번뇌를 삭여주기에 팔만대장경은 외롭지 않다고 한다.
대장경 우표는 1962년 화폐단위가 새 ‘원’으로 바뀔 때 40원짜리 우표에 디자인되면서 서너 차례 발행됐다. 2000년 밀레니엄 제4집 대형 연쇄우표 속의 고려대장경을 감상한다.

여해룡〈시인·칼럼니스트〉 yhur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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