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긴밀한 네트워크 ‘천년 기업’ 이끈다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주)삼원약품 추기엽 회장 “의약품 도매는 효율적인 유통망 구축이 제1 조건”

부산을 대표하는 의약품 도매업체 (주)삼원약품 추기엽 회장.

부산을 대표하는 의약품 도매업체 (주)삼원약품 추기엽 회장.

의약품 유통이 본격화되던 1970년대 (주)삼원약품은 국민보건을 위한 기업이 될 것을 다짐하며 문을 열었다. 그로부터 30년이 흐른 지금까지 (주)삼원약품은 부산을 대표하는 의약품 도매업체로서 의약품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유통될 수 있도록 제반사항을 구축하며 한 길을 걸어오고 있다. 추기엽 회장(72)은 회사를 소비자와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장인업체로 만들어내기 위해 한시도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 그리고 추 회장의 추진력과 집념이 오늘의 (주)삼원약품을 만들었다.

이러한 노력들이 성과를 거두면서 1996년에는 국내 최초로 ‘우수의약품 유통관리기준 KGSP 적합판정’을 받았으며, 현재는 상품을 안전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부산·울산·경남에 물류센터를 가동하고 있다.

‘의약분업 위기’ 정면돌파 극복

최근 생명이나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의료·의약품에 대한 다양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주)삼원약품은 200여 개가 넘는 국내·외자 제약사와의 거래로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의료소모품, 의약외품, 건강보조식품 등 폭넓은 영역의 상품 1만5000여 종을 구비하고 있다. 국내 유수의 제약사들과의 폭넓은 정보교류를 통해 부산을 중심으로 경남과 울산지역에까지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종합병원과 일반병원, 의원과 약국, 보건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는 (주)삼원약품.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동반자적 관계 형성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이 회사는 지금까지 쌓아온 풍부한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주)삼원약품은 향토기업으로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다양한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삼원약품은 향토기업으로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다양한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통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일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이라고 판단한 (주)삼원약품은 이를 위해 국내 우수한 제약사들과 의약품 및 의약정보를 공유하려는 노력을 보인 결과 부산을 비롯한 울산과 경남에 영업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IT산업 발달에 발맞춰 사내 정보·전산시스템을 교체하고 부산·울산·경남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면서 기업의 유연성을 강화했다. 이러한 전략적 제휴를 통해 얻은 전국적인 마케팅 네트워크는 결국 이 회사가 고객들에게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인적 자원과 조직력, 그리고 신뢰를 바탕으로 거래처에 상품을 정확하게 유통하는 네트워크는 지금껏 의약품유통업의 선두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게 한 일등공신이다. 추 회장은 “기업은 공동체다. 다섯손가락 중 하나만 다쳐도 손이 제 구실을 할 수 없는 것처럼 기업 역시 조직의 일부가 잘못되면 전체 조직에 영향을 미친다”며 “조직의 합리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개개인 모두 제 몫을 훌륭히 완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15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린 총책임자로서 최고관리직에 있는 사람의 역량과 헌신을 강조하기도 한 그는 변화하는 사회환경에 민감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도태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부활동으로 지역사회 발전 주도

그러나 (주)삼원약품에도 위기의 순간은 있었다. 1999년 의약분업이 실시되면서 의약품유통업에 개편의 바람이 불었고 (주)삼원약품 역시 그 바람을 피할 순 없었다. 의약분업은 약국과 거래하던 도매상들에는 매출의 증대를, 병원과 약품을 거래하던 도매상들에는 매출의 감소라는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왔다. 주로 병·의원과 거래를 해오던 이 회사는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해야 했다. 치밀한 분석력과 예측력을 바탕으로 전 직원이 하나된 모습으로 어려움을 극복해낸 것이다. “진정 강한 기업은 어려울 때 오히려 빛이 나게 마련이다. 당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주말까지 반납해가며 함께 땀 흘려준 직원들이 있었기에 우리의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추 회장이 평소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4가지 정신인 ‘입지’ ‘근면’ ‘극기’ ‘인화’는 회사 발전뿐만 아니라 개인 발전에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 여겨지고 있다. 추 회장은 사회환경이나 업계환경이 크게 변화화고 있는 현실 속에서 올바른 뜻을 세워, 개인과 회사의 발전을 동시에 이루고자 하는 것이 주된 목표라고 전했다.

(주)삼원약품은 1만5000여 종의 의약품을 구비하고 있다.

(주)삼원약품은 1만5000여 종의 의약품을 구비하고 있다.

향토기업으로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다양한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는 (주)삼원약품은 추 회장을 중심으로 전 임직원이 단합하고 있다. 그에게 사회기부에 대한 소견을 묻자 “열심히 일하고 노력한 만큼 소득을 얻어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 원칙인데, 현실적으로는 그러한 결과를 얻어내기 어렵다”며 “특정인만 과분한 부를 누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부의 혜택을 공유하지 못하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기업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기업인으로서 당연히 수행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운영과 오랜 사회활동 경험으로 많은 경륜을 갖춘 그는 요즘의 지식인들을 보면서 “지식과 지성의 차이를 실감한다”며 “고학력 시대를 맞아 많이 배운 사람이 늘기는 했지만, 배움을 공유하고 나눠 주는 지성인의 모습은 실종된 상황”이라고 역설했다. 또 지식만 가진 사람이 기업을 운영하기 때문에 개인의 부만 생각하고 나눔의 미학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자만하거나 방심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자기 본분을 망각하지 말고 실력과 노력을 통한 자기계발에 역점을 뒀으면 한다. 갖춰진 것은 많이 없으면서도 욕심만 챙기려는 자세로는 이 나라의 미래를 결코 밝힐 수 없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자 하는 현대인을 위해 정확한 소비자 분석을 바탕으로 그들의 필요와 욕구를 최대한 파악하고 반영하는 것이 (주)삼원약품이 해야 할 가장 큰 과제다. ‘안전공급’과 ‘안심공급’을 지향하는 추 회장과 모든 임직원은 회사 발전을 위해 변화와 혁신의 비전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 천년을 이끌어가겠다”고 전하는 그의 청사진에 관심을 기울여보자.

<부산·울산·경남본부/양병하 기자 ybh@kyunghyang.com>

바로가기

주간경향 댓글 정책에 따라
이 기사에서는 댓글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