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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재 해야 하나” VS “정당한 권리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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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예보 법정공방 치열 정·재계 관심

[커버스토리]“국제 중재 해야 하나” VS “정당한 권리 찾겠다”

예금보험공사와 한화그룹의 법정 공방전이 점입가경이다. 양쪽 모두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다는 주장을 고집하고 있다. 최종 결과에 따라 사운이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극단적인 일이지만 호사가뿐만 아니라 정·재계가가 주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가장 큰 쟁점은 결국 ‘돈’이다. 표면적으로 ‘매각 무효화’ 등 지극히 대의명분과 경제의 논리를 내세웠만 속내는 ‘콜옵션 행사’에 따른 ‘실익’이다.

최근 한화는 대한생명 지분 콜옵션(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때 일각에서 조정설도 흘러나왔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조정이 이뤄질 경우 한화측은 주주로부터 강한 반발과 함께 상황에 따라 배임으로 법정에 서야 하기 때문이다.

콜옵션 행사 따른 실익이 ‘쟁점’

한화 관계자는 “재판에서도 무혐의 처분을 받은데다 (한화가)개인회사도 아닌데 이제 와서 콜옵션을 조정하면 주주로부터 강한 항의와 함께 관련자는 배임행위로 법정에 서야 한다”면서 “일각에서 콜옵션을 조정하라는 듯한 압력성 여론도 일고 있지만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면서 “적지 않은 돈을 들여 해외로까지 나가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보는 정당한 권리를 찾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예보는 6월 8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계약 당시부터 문제가 있다”면서 “이번에 내놓은 국제 중재는 해결책을 찾는 과정이며 콜옵션 가격을 높이거나 손실보상 등 여러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실적인 실익에 좀더 무게를 두는 듯한 주장이다.

양쪽 모두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 것은 결국 누군가 손실을 봐야 한다는 절박한 현실 때문이다. 양쪽 모두 국제중재에서 자신의 손을 들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대한생명의 주당순자산가치(BPS·기업의 순자산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것)는 액면가(5000원)를 조금 밑도는 4000원 수준이다. 한화의 콜옵션 행사 가격(주당 2275원)보다 1725원 정도 많아 최소 1959억 원 정도를 더 벌어들이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또 현재 기준으로 대한생명을 상장한다면 주당가치가 6000∼7000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럴 경우 한화는 4500억 원 수준의 평가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정부는 대한생명의 주당가치를 최소 5000원에서 (내년 상장 감안시)최대 1만5000원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한화가 2275원에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정부의 손실은 최소 2000억 원에서 1조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국 예보가 대한생명의 나머지 지분(33%)으로 수지타산을 맞춰야 하는 만큼 한화의 양보를 위해서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는 이달 말 예정대로 대한생명 지분 16%를 주당 2275원에 매입하는 콜옵션 행사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예보는 중재가 끝날 때까지 주식 교부를 거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김재홍 기자 at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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