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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판사판]연애시대

<글 윤무영 그림 김용민>

MC: 안녕하세요. 동교동 라디오방송 '선생님 우리 선생님'에서 애청자 여러분의 상담을 받고 있습니다. 상담자인 DJ선생님을 모시고 계속 상담을 진행하겠습니다. 다음 상담할 분의 전화를 받아보겠습니다.

정우리: 안녕하세요.

MC: 이름이 어떻게 되십니까?

정우리: (주저하며) 그냥 전북에 사는 A양이라고 하면 안 될까요?

선생님: (단호하게) 안됩니다.

정우리: 왜요. 꼭 이름을 밝혀야 하나요?

선생님: A양은 절대로 안 됩니다. 조금전에 A양, B양이 있었으니까. C양으로 합시다. 전북에 사는 C양, 고민이 뭐죠?

정우리: 3년전 사귀던 사람과 헤어졌습니다. 처음에는 좋았구요. 제가 하던 스포츠센터도 잘 됐습니다. 그런데 뭔가 허전했어요.

선생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세요.

정우리: 그 남자와는 여의도에서 자주 봅니다. 가끔 티격태격 싸우기도 합니다. 어떨 때는 가까워지다가도 어떨 때는 서로 원수처럼 지내기도 하죠.

선생님: 이런 상황에서 이런 말씀 드리기 뭐하지만 미백3종세트 화장품과 구두 교환권 중 어떤 선물을 드릴까요.

정우리: 얼굴이 뽀샤시해지는 미백3종세트가 좋습니다.

선생님: 너무 얼굴에만 신경쓰지 말고 마음에도 신경쓰세요.

정우리: 지금 너무 힘듭니다. 그 남자에겐 한나, 국중이라는 가까운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선생님: 그 사람을 아직도 사랑하나요?

정우리: 아니요.

선생님: 그럼 왜 만날 허전해 하나요.

정우리: 잘 나갈 때는 허전하지 않았는데 어려울 때면 생각이 나요. 다른 여자와 있는 것은 더 더욱 싫습니다.

선생님: 마음이 하자는 대로 하십시오.

정우리: 그렇게 할 수 없어요.

선생님: 자신이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자신이 행복해져야 이 세상도 행복해집니다.

서로 헤어져 아웅다웅하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을 보면 최근에 끝난 월화드라마 ‘연애시대’를 떠올리게 한다. 이혼 후 괴로워하는 은호(손예진 분)처럼 지방선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으로서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고민을 상담받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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