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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계 인사와 화려한 혼맥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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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우 전 건교부 장관·김택수 전 의원, 신건 전 국가정보원장과 사돈관계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71)만큼 화려한 혼맥을 형성한 그룹총수도 드물다. 지능지수(IQ)보다 관계지수(NQ)가 더 중요한 우리 사회에서 혼맥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혼맥을 통한 김 회장의 영향력 또한 큰 게 사실이다. 장관에서부터 국회의원, 국가정보원장 사돈까지 김 회장의 혼맥은 이보다 더 화려할 순 없다. 물론 이들은 전직이지만 영향력은 지금도 현역시절 못지않다. 이런 이유로 김 회장은 혼맥 형성에 꽤 성공한 기업인으로 꼽힌다.

김 회장은 부인 조덕희(68) 여사와 사이에 2남 2녀를 두고 있다. 4자녀 모두 일찌감치 결혼시켜 현재 7명의 손자·손녀가 있다.

김 회장과 조 여사가 처음 만난 것은 1962년. 당시 김 회장과 초등학교 동창이던 조 여사의 오빠 조영채씨(71)의 소개로 처음 만나, 6개월 만에 결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여사의 부친은 김 회장이 졸업한 전남 강진군 군동면에 위치한 군동초등학교 교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장인은 김 회장을 사위로 맞은 것에 대해 매우 흡족해했다고 한다. 김 회장은 장인에게는 제자이면서 동시에 사위인 셈이었다.

큰아들 남구씨 한국투자증권 인수

김재철 회장의 큰아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 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은 최근 공격적인 경영의 중심에 서 있다.

김재철 회장의 큰아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 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은 최근 공격적인 경영의 중심에 서 있다.

무엇보다 동원가(家)에서 가장 눈에 띄는 혼맥의 주인공은 큰아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 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44)이다. 김 부회장은 2003년 5월 동원금융지주(현 한국금융지주) 사장에 올라 업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해 2004년 3월에는 동원증권 사장 직을 맡으면서 “한국투자증권이나 대한투자증권 중 한 곳을 인수하겠다”고 선언해 업계로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이후 한국투자증권을 인수하는 데 성공해 그의 뚝심을 보여줬다. 이 작업을 무난히 마무리한 그는 ‘오너 2세’로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일부 부정적인 평가를 씻어냈다.

김 부회장은 제28대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낸 고병우 사단법인 한국경영인협회(KCEOA)회장의 딸 고소희씨(38)와 1992년 봄 결혼했다. 서울 삼성동 공항터미널에서 고려대 김동기 석좌교수의 주례로 치른 이날 결혼식에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정·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장안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화여대에서 전산학을 전공한 고씨는 김 부회장과 사이에서 동윤(13)·지윤(8) 남매를 두고 있다. 김 부회장의 장인인 고 전 장관은 공직에서 물러난 뒤 동아건설 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경영협회장으로 대외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고 회장이 이끌고 있는 한국경영인협회는 산업자원부의 인가를 받은 CEO를 위한 순수민간단체로 경영인과 기업에 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연구조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최고경영자 단체다.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신건 세계종합법무법인 변호사는 김재철 회장과 사돈관계다.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신건 세계종합법무법인 변호사는 김재철 회장과 사돈관계다.

고 회장은 지난해 12월 한국경영인협회 주최로 열린 ‘2005년 가장 신뢰받는 기업상’ 시상식에서 “기업이 자칫 축재의 수단으로 폄하되고 생산적 성격이 망각되기 쉬운 요즘 훌륭한 기업을 찾아 매년 시상함으로써 ‘기업이야말로 나라의 생명줄’이라는 사실을 국민이 다시 한 번 인식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등 건교부 장관 시절 못지않은 왕성한 활동을 펴고 있다. 고 회장은 쌍용증권 회장 재직 시절부터 김재철 회장과 가깝게 지내왔으며 같은 호남 출신이어서 누구보다 잘 통하는 사돈관계라는 게 주변 사람들의 설명이다.

또 김 회장의 첫째딸 은자씨(41)는 1989년 서울지검 검사와 결혼해 슬하에 외아들 연욱군(13)이 있다. 고대 법대 출신인 정택화 검사(45·사시 25회)가 그의 남편이다. 결혼은 지인의 중매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화여대 서양화과 출신인 은자씨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미술학원을 운영 중인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미술을 전공한 은자씨는 내성적이고 일 욕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검사는 광주지검 부부장검사, 의정부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 등을 역임한 뒤 대구고검 검사로 재직하고 있다. 정 검사의 부친은 유원연료공업 정권영 사장이다.

이화여대 정외과 출신인 둘째딸 은지씨(38)는 고(故) 김택수 전 국회의원의 4남인 김중성씨(44)와 1992년 10월 결혼했다. 김 전 의원은 공화당 원내총무를 지낸 중량급 정치인으로 24대 대한체육회 회장을 1971년부터 8년여 동안 맡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김한수 한일그룹 창업주의 친동생이다. 이들 부부는 슬하에 민선(13)과 현선(7) 두 딸을 두고 있다.

두 딸과 두 며느리 모두 이대 동문

이들 부부는 김재철 회장과 평소 친분이 있는 천신일 세중여행사 회장이 1988년 여행사에서 어린이들을 인솔하고 외국으로 떠나는 프로그램(CISV)의 대학생 리더로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는 게 주변에 알려진 얘기다. 서울대 법대 출신인 김중성씨는 나라종합금융 상무이사를 지낸 후 2001년 미국 뉴저지로 건너가 투자관리회사인 세인투자관리를 설립해 현재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교부 장관을 지낸 바 있는 고병우 한국경영인협회(KCEOA) 회장.

건교부 장관을 지낸 바 있는 고병우 한국경영인협회(KCEOA) 회장.

동원그룹의 한 축인 동원엔터프라이즈(동원F&B 등 식품지주회사)에서 핵심역할을 하고 있는 둘째아들 김남정(33) 경영지원실장은 3년여의 열애 끝에 1998년 10월 워커힐호텔에서 신수아씨(34)와 결혼했다. 이들 부부는 슬하에 동찬(6)과 서연(3) 남매를 두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김 회장의 두 딸과 두 며느리가 모두 이대 동문이라는 사실이다. 신씨 역시 이대 장식미술학과를 졸업했다.

신씨는 33대 법무부 차관과 25대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신건 세계종합법무법인 변호사(65)의 셋째딸이다. 김재철 회장과 신 변호사는 사돈관계인 것이다. 신 변호사는 최근 국민의 정부 시절 불법 감청을 지시한 혐의로 검찰에 의해 구속 기소돼, 임동원 전 국정원장과 함께 법정에 서기도 했다. 전주고를 나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신 변호사는 1969년 부산지방검찰청 검사를 시작으로 광주지방검찰청 검사장,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부장을 역임한 후 1993년 법무부 차관, 98년 국가정보원 제2차장을 지냈다. 2000년부터 새천년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아 정치권에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2001년부터 2003년까지 권력의 핵심 중 하나인 국가정보원장을 지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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