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준비된 기초단체장은 누구인가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경북 4대도시 포항·구미·안동·경주시장을 향해 뛰는 인사들

포항=외부인사 영입 뜨거운 공방 경북 제1의 도시 포항은 정장식 시장의 경북도지사 출마로 무주공산 상태. 따라서 여타 시·군보다 출마희망자 사이의 경쟁이 치열하다.

왼쪽부터 공원식, 김대성, 김순경, 박기환.

왼쪽부터 공원식, 김대성, 김순경, 박기환.

한나라당 공천희망자는 김순견 경북도의원, 공원식 포항시의회 의장, 박승호 전 경북도 공무원교육원장 등이 3파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김대성 전 상주부시장, 손규삼 경북도의회 부의장 등이 추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구도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예측할 수 없다. 출향인사 영입론 때문이다. 최근 포항 지역일간지 2곳에 ‘바람직한 포항시장에 대한 우리의 견해’란 제목의 광고문이 실렸다.

이 글엔 “포스코의 융성과 더불어 경제발전을 이룩해온 포항은 다음 4년 동안 반드시 새로운 경제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 의미는 역량있는 차기 포항시장을 모시자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이 글에 강모씨 등 86명의 실명 사인이 담겨 있었다.

이 광고가 곧 외부인사 영입론(?) 논쟁을 촉발시켰다. 한나라당 내 한 지역인사는 “경합중에 있는 공천희망자에게 경북 제1의 도시 포항을 맡기기에는 너무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여론이 있었다”고 전제하고 “이런 상황에서 이 광고가 나오자 반발기류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지역 정가에서는 홍철 대구경북연구원 원장과 박명재 중앙공무원교육원 원장 등 출향인사를 포항시장 후보로 영입하려 했다는 소문이 퍼져 나갔다. 포항시장 출마예상자들은 한결같이 “공천을 받으려면 떳떳하게 경선을 하자”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열린우리당 주변에서는 한나라당의 외부인사 공천이 없으면 지명도에서 월등히 앞서는 포항시장 출신 박기완 변호사의 출전을 적극적으로 권유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박 변호사는 건강상의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집]준비된 기초단체장은 누구인가

구미=현역 국회의원 출마 밝혀 구미는 역시 김관용 시장의 3선 제한 규정 때문에 주인이 없는 상태. 구미시장 출마희망자는 무려 11명.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각각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나라당 공천 희망자다.

가뜩이나 요동치는 한나라당의 경선구도에 또 하나의 파격이 추가됐다. 재선의 김성조 국회의원(한나라당·구미갑)이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조치에 반발, 구미시장 출마의사를 밝힌 것이다. 현역의원이 의원직을 내놓고 기초자치단체장에 출마한 전례는 없다. 아연실색한 다른 한나라당 공천희망자들은 “국회의원의 시장 출마 자체가 공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공정성 시비를 제기하고 있다.

김성조 의원은 “나도 분명히 공천희망자 중 한 명”이라고 출마의사를 분명히하면서 “위기에 처한 구미를 위해서 국회의원으로서의 경력과 인맥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시간이 지나면서 (나를) 이해해주는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면서 “설연휴를 전후해서 구미시민을 대상으로 두 차례의 여론조사를 통해 출마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1년간 구미시의회 의원으로 활동했던 윤영길 구미시의회 의장, 대구지검 상주지청장 출신의 김진태 변호사와 남유진 전 구미부시장 등도 한나라당 공천경쟁에 뛰어들었다. 30년간 공직생활을 마감한 이종명 전 구미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과 28년 동안 구미시 경제분야에서 일했던 채동익 구미시 경제통상국장도 “행정과 경제를 아는 사람”임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번 시장선거에서 김관용 시장과 경선을 벌인 이규건 전 감사원 사무관 역시 재도전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김석호·정보호 경북도의원은 김성조 의원의 거취에 따라 다소 출마여부가 가변적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 열린우리당에서는 조상배 구미시당원협의회장이 거론되고 있고 민주노동당은 최근성 구미지구당 위원장이 유력해 보인다.

안동=현시장 불출마 폭탄 선언 구미는 김성조 의원의 시장출마 선언으로 공천구도의 변화가 초래됐다면, 안동은 김휘동 안동시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공천방향과 선거구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왼쪽부터 권종연, 김선종, 김윤한, 안원효.

왼쪽부터 권종연, 김선종, 김윤한, 안원효.

김 시장의 폭탄선언이 권오을 국회의원과의 불협화음에서 비롯됐다는 소문이 파다해지면서 안동지역 정가는 어수선하기 짝이 없는 상태. 그가 돌연 “후진에게 길을 열어주겠다”고 밝힌 것. 권오을 의원측의 한 인사는 “권 의원이 김 시장을 만나 사전에 경선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면서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데 굳이 추대를 요구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어떻든 김 시장은 불출마 선언을 번복하지 않을 기세다. 연임 가능성이 확실시되던 김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출마여부를 놓고 고민해왔던 인사들이 뒤늦게 출사표 낼 채비를 서둘고 있다. 정동호 전 안동시장과 권영세 전 안동부시장 등이 그들이다.

또 무소속 출마 뜻을 굳혀가던 안정효 전 경북도의원은 “공정한 경선이 보장되면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할 것”이라며 행보선회를 탐색하고 있다.

권종연·김선종 경북도의원은 이미 한발 앞서 한나라당 공천장 수령을 위해 선거준비를 꾸준히 해온 사람들. 권오을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고 권씨문중의 후원을 업고 있는 권 도의원은 “한나라당 경선에 참여할 것이며 그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하고 있다. 4선 도의원인 김선종씨는 탄탄한 당내 기반과 뛰어난 정치감각이 강점으로 꼽힌다.

경주=방폐장유치 후속조치가 변수 경주는 최근 백상승 시장이 방폐장 경주유치를 성사시키면서 한나라당 내부의 공천경쟁에서 한결 수월해졌다는 평가다. 그러나 공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현역 지구당 위원장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지역구의 한나라당 정종복 의원은 경주시장 공천과 관련, “한두 차례의 내부 여론조사와 공천심사위원회의 실사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한나라당 공천 기준에 대해 “한나라당은 정권 재창출에 도움이 되느냐를 최우선으로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김백기, 백상승, 최윤섭, 황진홍.

왼쪽부터 김백기, 백상승, 최윤섭, 황진홍.

경주시장 출마희망자는 현재 7명이 거론되지만 한나라당 공천은 결국 백 시장과 최윤섭 경북도 기획관리실장, 황진홍 전 경북도 환경산림수산국장의 3파전으로 압축될 것이라는 게 지역 정가의 지배적 관측이다. 연임에 도전하는 백 시장은 “방폐장 유치 이후 후속조치를 마무리하고, 경주를 세계적인 문화유적 도시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윤섭 실장은 뛰어난 행정 조직력과 기획력을 겸비하고 있으며 부하 직원들에게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
지난 1월 4일 퇴임신청을 한 최 실장은 “상황은 고정불변이 아니다”며 백 시장과의 공천경쟁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황 전 국장은 젊음을 앞세우면서 경주의 변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 지역 선거전의 최대쟁점은 결국 방폐장 유치 이후의 후속조치. 후속조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면 백 시장이 시민들의 지지 분위기를 바탕으로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중간에 돌발변수가 나타날 경우 예상치 못한 역풍을 만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경은 기자 jjj@kyunghyang.com>

바로가기

주간경향 댓글 정책에 따라
이 기사에서는 댓글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