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해외취업하기

청년실업 해소 해외에서 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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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구인시장 81만여개 일자리 있어… 전망이 밝지만 ‘준비된 인력’ 많지 않아

미국 현지에 취업한 한 유치원 교사가 어린이들과 포즈를 취했다.

미국 현지에 취업한 한 유치원 교사가 어린이들과 포즈를 취했다.

일본인이 세계화되는 것보다는 일본 국가가 세계화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일본 아사히신문 논설주간인 와카미야 요시부미(若宮啓文)는 권오기 전 부총리와 공동저술한 ‘한국과 일본국’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일본의 세계화’란 미국·유럽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일본의 노동시장 개방폭을 확대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이런 흐름에 ‘혜택’을 받은 한 한국인이 있다. 지난 3월 일본의 유명한 인터넷회사인 오오츠카 소오카이(大塚商會)의 자회사인 ‘알파넷’에 입사한 권병지씨(29)가 그다. 영남대를 졸업한 그는 롯데캐논에 근무했으나 ‘세계를 향해 눈을 돌리고 싶다’는 욕구를 참을 수 없어 사표를 던졌다. 대신 한 기업에서 운영하는 교육연수원에서 해외적응훈련을 10개월 동안 받았다. 오사카(大阪) 지사에서 10개월째 일본생활을 하고 있는 권병지씨는 “한국보다 보수가 크게 높지 않지만 사원복지가 워낙 잘 되어 있어 월급에서 쓰는 돈이 거의 없다”면서 “일본어도 배울 수 있고 일본 문화를 접할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11월 현재 2569명 해외취업 뚫어

아랍에미리트 에미리트 항공사에서 승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정숙천씨(여·34)는 해외취업 10년차의 베테랑이다. 그는 10여 년 전 대전 엑스포 때 외국 귀빈 통역가이드를 한 것이 계기가 되어 외국으로 눈을 돌렸다. 필리핀항공 등을 거쳐 아랍에미리트로 온 정숙천씨는 “두바이로 온 6년 전에는 문화 차이에서 생기는 충격이 컸지만 이젠 75%가 외국인인 이곳 생활이 재미있다”면서 “한국 사람이 부지런하고 열심히 한다는 평판을 받고 있어 많은 호감을 사고 있고 회사에서도 한국인 승무원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에미리트항공에 일하는 한국인 승무원은 전체 직원 6000명 중 5%인 300명.

그가 전하는 문화 차이의 한 예. 이탈리아 사람은 모욕적 욕설을 할 때 보통 5개 손가락을 모아서 펴보인다. 한 호텔에서 이탈리아 사람이 인디언에게 느닷없이 그런 행동을 했는데 “인디언계 미국인은 ‘뷔페식당은 저곳’이라며 친절하게 설명했다. 그 손짓은 인디언들 사이에선 ‘식당이 어디에 있냐’는 의미라고 한다.

그들은 폐쇄적인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예외적 사례에 불과하다. 올해 산업인력관리공단, 무역협회, 지방자치단체 등을 통해 권·장씨와 같은 길을 선택한 사람은 2569명(산업인력관리공단 집계·11월 말 현재)이다. 지난해는 2663명이나 된다.
그러나 해외 고용시장의 수요에 비하면 해외 취업은 매우 적은 편이다. 산업인력관리공단이 실시한 해외 구인시장 동향 조사에 따르면 세계에 81만 개의 일자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물론 한국인만을 위한 일자리는 아니다. 81만 개의 일자리는 세계 노동시장의 인력수요를 단순 집산한 수치다. 예를 들면 영국 간호사 1만2000명 부족, 일본 IT전문인력 3만 명 부족 등과 같이 인력수요량을 집계한 것이다.

일본 알파넷에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들.

일본 알파넷에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들.

한국 청년실업자가 37만5000명(10월 말 현재). 이론적으로 청년실업을 해소할 수 있는 의미있는 숫자다. 산업인력관리공단 최병기 해외취업지원부장은 “지난해의 경우 미국 실리콘밸리에 인도인 30%, 중국인 15%가 취업한 반면 IT강국이라는 한국인의 취업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천영선 해외취업지원차장도 “한국인에 대한 성실성과 기술수준은 인정한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언어능력 부족으로 해외취업 희망자의 10% 정도도 소화하기 어렵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한국노동연구소 정인수 선임연구위원도 “지금까지 초점이 자본의 세계화였다면 앞으로는 노동의 세계화가 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인도와 중국 노동력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강점을 갖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특정분야의 직업군은 취업장벽이 높지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보다는 전문직 구직자에 대한 제약 조건, 이를테면 영어구사 능력과 수학과 통계학 등 기초지식 등에 대한 질적 제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제적 기준에 맞는 인력양상이라는 재교육과정이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해외취업은 청년실업의 해소를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점차적으로 노동시장의 개방확대와 함께 해외 인력의 요구가 많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 잡코리아 김정철 HR 본부장은 “해외 인력시장은 우리 정부나 민간기업에서 발굴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개척하기 나름이겠지만 한국인의 근면성과 높은 기술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인력수요가 커질 것임을 예상한 것이다.

급여는 해외나 한국이나 거의 비슷

하지만 해외 취업을 통해 ‘의미있는 직업(Decent job)’을 가질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산업인력관리공단 최병기 부장은 “급여는 해외취업이나 한국이 거의 비슷하다”고 말했다. 급여를 통해서는 인센티브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올 4월까지 인력공단에 접수한 해외취업 희망자 수는 6만여 명에 이른다. 해외취업에 성공하는 비율은 극히 낮은 셈. 취업 분야도 몇 가지 특정분야에 치우쳐 있다. 최병기 부장은 “한마디로 국가와 직종이 매우 한정되어 있다”면서 “해외취업 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해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도 단기 계약제로 취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고용의 불안정성을 말하는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리 정부가 해외취업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불과 2년 전. 청년실업 해소 대책으로 해외취업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아직 해외취업을 위한 세련되고 정교한 프로그램은 없다. 해외취업의 전망이 밝지만 ‘준비된 인력’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취업알선업체인 월드인터 장기영 대표는 “취직시켜 주려 해도 우리나라에는 외국업체의 외국인 취업자격요건에 부합하는 인력이 많지 않다”고 개탄할 정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도 해외취업 지원활동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한국산업인력공단에 해외취업지원단 설립이다. 이 지원단을 통해 지난해 571명을, 올해 1448명에 대한 해외취업교육을 했다. 서울시도 내년에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을 통해 해외취업희망 400명을 선발, 해외취업연수과정을 시행할 계획이다. 부산·경기도도 해외취업박람회를 개최했고 한동대·배제대·호남대 등 지방대학들은 구직난 해소를 위해 해외취업 프로그램을 계획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사례가 있다. ‘IT마스터교육연수원’을 운영하고 있는 무역협회는 지난해 88명, 올해 93명 연수교육자 전원을 상대적으로 안정된 조건으로 일본에 취업시켰다. ‘맞춤형’ 해외취업교육을 통해 해외취업을 알선함으로써 국가적으로 청년실업 해소와 함께 구직자에게 국제적 수준의 업무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이력서 작성법

1.전체적인 균형을 생각한 배치
2.가장 중요한 기입사항은 희망직종
3.프로필은 자기 장점 중심으로
4.희망업무와 자신의 경력·학력을 부합하도록
5.수상경력과 리더십을 강조하여
6.참고사항 기록은 당사자의 허락을 받아서

인터뷰 요령

1.첫인상! 외모가 결정한다
2.지원서 깔끔하게 정리
3.처음 10~15초가 중요하다
4.정확한 발음, 경청하는 자세
5.해당 직무에 대한 자신감
6.지피지기면 백전백승
7.직종에 대한 관심 표시
8.포트폴리오 준비하여 제출하라
9.이력서에 작성한 내용은 꼭 기억하라
10.기본질문은 미리 체크


<김경은 기자 jj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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