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기고 60회 ‘비운의 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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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관도 배출했지만 검찰조사·그룹해체 등으로 쓸쓸한 황혼

[사회]경기고 60회 ‘비운의 기수’

그러나 어느 조직이든 기수별 전통 내지 징크스라는 게 있는 것 같다. 모 고등학교는 짝수년도 입학생이 홀수년 입학생보다 우수하다는 말이 나돌고, 모 고교는 홀수년도 졸업생들이 더 잘 나간다는 등 학교별로 그럴 듯한 징크스가 있다. 경기고등학교의 경우도 어느 해는 장·차관급이 많이 나오다가 바로 다음해 출신들은 선배의 드센 기에 눌려서인지 별로 활약을 보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경기고 60회 출신들을 눈여겨볼 만하다. 경기고 60회는 1964년 졸업생들이다. 1945년 해방둥이들이 대부분으로 이들은 올해 만 60세로 환갑을 맞는다. 경기고 60회 출신 중에도 유명인사가 많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을 비롯, 이구택 포스코 회장, 김희근 벽산엔지니어링 회장, 김국주 제주은행장 등 현역에서 활약하고 있는 재계인사도 다수 있다. 경기고 60회는 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송태호 전 문화체육부 장관 등 장관도 2명이나 배출했고 차관급 관료도 5~6명 배출했다. 교육계와 법조계에서는 아직도 많은 인재가 활동중이다. 그러나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듯이 경기고 60회 출신 중에는 자살로 인생을 마감하거나, 그룹해체의 비운을 겪거나, 검찰조사를 받는 등 인생 말년을 우울하게 보내는 인사도 적지 않다. 이와 함께 경기고 60회도 화려했던 경력을 뒤로 하고 현역에서 은퇴하는 사람이 많아 경력의 앞에 전(前)자가 많이 붙는 등 인생의 황혼기를 맞고 있다.

대부분 현역서 은퇴

[사회]경기고 60회 ‘비운의 기수’

세풍에 직·간접으로 관련된 경기고 출신 인사들을 보자. 이 사건의 중심엔 이회성(60회) 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이 있다. 이회성씨는 이회창씨의 동생으로 세풍을 총괄했다. 방석현 서울대 교수(60회)는 이회성씨 동기로 대통령선거 당시 이회창 후보 비선조직인 부국팀 팀장을 맡았다. 역시 60회인 연하청 명지대 교수도 이회창 후보 자문교수를 맡았다. 동기인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당시 이회성씨에게 현금 30억원을 전달했고, 김상응 전 삼양사 회장도 1억원을 제공했다.

세풍의 중심인 이회성씨 외에 세풍 3인방으로 불렸던 서상목 전 의원과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은 이회성씨의 경기고 1년 후배인 61회 출신이다. 아무튼 세풍사건은 경기고 60회가 중심이 됐고 경기고 출신 선후배가 많이 연루된 사건이었다.

대우그룹에만 60회가 20여명

[사회]경기고 60회 ‘비운의 기수’

이밖에 경기고 60회 출신으로 현재까지 대우에 남아 있는 사람은 이근현 대우건설 전무(해외사업담당), 유춘희 대우엔지니어링 부사장(플랜트 담당), 김인균 대우엔지니어링 부사장(토목 본부장) 등이다. 대우그룹이 한창 잘 나가던 시절엔 대우에 몸담았던 경기고 60회 출신들이 20여명에 달했다.

비운의 경기고 60회가 대우그룹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그룹 오너 중에도 있다. 김현철 전 삼미그룹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한때 국내 재계 20위권에 들 정도로 사세를 키웠던 삼미그룹은 현재 흔적도 없이 공중분해된 상태다. 김 전 회장은 현재 캐나다 법인인 삼미아틀라스 대표를 맡고있으나 현역에서 은퇴하고 거의 은둔생활을 하고 있다.

경기고 60회 주요 인물

이름 주요 경력(현직)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김희근 벽산엔지니어링 회장
이회성 前 에너지경제연구원장
정세현 前 통일부 장관
송태호 前 문화체육부 장관
이구택 포스코 회장
김국주 제주은행장
남상국 前 대우건설 대표이사(사망)
김일섭 前 이화여대 경영부총장
최영휘 前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연하청 명지대 사회과학대학 학장
강영호 前 대우통신 부사장(사망)
김상응 前 삼양사 대표이사 회장
김현철 前 삼미그룹 회장
최창신 前 스포츠토토 대표이사
장병주 前 (주)대우 대표이사
김건호 前 한국공항공단 이사장(前 건교부 차관)
이수영 前 교통개발연구원장
강경호 서울지하철공사 사장


이동준〈객원기자〉 oing58@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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