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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두드리면 일어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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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이상 한국 남성 절반 ‘고통’ … 질병으로 인정 병원 찾아 치료해야

[특집]발기부전,두드리면 일어서리라!

발기부전은 남성이라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흔한 질환이다. 전문적으로는 성교시 발기가 잘 되지 않거나 발기 상태를 유지할 수 없어 만족스러운 성교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정의돼 있다.

만성질환 환자 발병률 높아

일단 발기부전이 생기면 남성들은 극심한 자괴감과 자신감 상실을 경험한다. 이로 인해 결혼생활은 물론 사회생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 배우자 입장에서도 성관계를 피하는 남편이 곱게 보일 리 만무하다. 자신을 멀리 하는 남편에 대해 미운 감정이 들거나 각방을 쓰는 경우도 적잖다.

발기부전은 나이가 들면서 발병률이 높아진다. 연령대 발병률은 40대 40%, 50대 50%, 60대 60%, 70대 70%로 증가한다. 지난해 대한남성과학회가 지역·연령별 인구 비례에 의해 전국의 40~80세 남성 총 15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국내 발기부전 대규모 역학조사’ 결과에도 확인되는 사실이다. 국내 40대 이상 남성의 49.8%가 발기부전을 겪고 있어 중년 부부의 절반 가까이가 성생활의 문제점을 지닌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아산병원 울산의대 비뇨기과 안태영 교수는 “발기부전의 위험인자는 나이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이 연령대의 환자 중 상당수가 동반질환을 가지고 있다는 점. 학계는 40~70세에 이르는 연령대의 환자 중 완전한 발기부전은 12~18%로 추정되는데 동반질환을 가지고 있는 수치는 이보다 훨씬 높다고 보고하고 있다.

기혼자로 10대의 자녀 둘을 슬하에 두고 있는 김성준씨(48·가명)도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95㎏으로 살찐 편인 그는 오랫동안 하루에 20개피씩 담배를 피워 왔다. 그의 아버지는 65세에 심장질환으로 사망했고, 자신도 4년 전 고혈압 진단을 받고 고혈압약을 하루 한 번씩 복용해왔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자신이 종종 완벽한 성행위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발기가 잘 되지만 성행위를 하는 도중에 음경이 시들어질 때가 많았다. 정기적인 혈압검사를 위해 병원을 찾은 그는 자신의 발기부전 증상에 대해 말하고 의사에게 조언을 구했다.

발기부전과 만성질환의 연관성은 ‘국내 발기부전 대규모 역학조사’ 최종 결과에도 잘 나타나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군에서 발기부전 유병률이 약 2~4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즉 당뇨병(1.92배), 고혈압(2.28배), 심장질환(3.13배), 소화기계 질환(1.99배), 근골격계질환(2.6배), 생식기계질환(3.44배) 등의 질환을 가진 사람은 발기부전 유병률이 해당 질환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에 비해 크게 높다. 연구를 주도한 안태영 교수는 “이번 조사를 통해 연령 외에도 발기부전이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등 대표적인 만성질환들과 직접적으로 연관 있다는 것이 나타났다”면서 “특히 심장질환과 생식기계질환과의 연관성이 뚜렷이 나타나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발기부전의 원인은 이밖에도 우울증, 불안, 스트레스, 결혼생활 파탄 등 심리·사회적 문제, 일부 항고혈압약, 이뇨제, 항우울증제, 갑상선기능저하증과 성기능부전 등 내분비장애 등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진다. 만약 40대 이전에 발기부전이 일어났다면 신체적 이유보다 심리·사회적 이유인 경우가 많다. 또 배우자가 없어 성관계 빈도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는 사람, 허리둘레가 90㎝ 이상인 사람들에게서도 발기부전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문제는 발기부전이 현대의학으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남성들이 전문의를 찾지 않은 채 혼자서만 속앓이를 한다는 점이다. ‘나이 들면 으레 생기는 병’으로 치부하거나 부끄러움 때문에 드러내놓고 전문가와 상담하기를 꺼리는 경우가 대다수다. 배우자에게도 이같은 사실을 털어놓지 못하고 무조건 잠자리를 피해 부부갈등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한 제약회사가 발기부전 환자와 배우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발기부전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 이를 배우자와 논의한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40대 이전은 심리·사회적인 이유

그렇다보니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비처방 약물을 복용하는 일이 적잖다. 대한남성과학회 조사 결과 우리나라 발기부전 환자 중 스스로 환자라고 인정한 것은 13.4%에 불과했으며,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사람은 이중 5%도 되지 않는다. 나머지 일부는 민간요법 등 근거없는 치료에 매달리고 있으며 80%에 이르는 환자들은 그나마 이런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국제남성과학회 연차학술대회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스페인 남성학연구조사학회 대표인 이니고 테하다 박사는 “발기부전이 환자들의 삶에 실질적이고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게 중요하다”며 “그런데 문제는 대다수 환자들이 발기부전의 치명적 증상에 묶여 있으면서도 스스로 말하기를 꺼리며 의사들도 이런 환자들을 찾아내 치료하는 데 적극적이지 않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회계사인 최영석씨(가명·54)는 지난 4개월간 다섯 차례나 동네의 일반의원을 찾아갔다. 상담할 때마다 최씨는 두통, 팔목 통증, 또는 감기와 감기로 인한 목의 통증, 그리고 허리통증을 호소했다. 그러더니 가장 최근엔 사타구니가 당긴다고 불평했다. 최씨가 정작 의사에게 묻고 싶은 것은 발기부전이었다. 18개월 동안 앓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아내는 실망을 해 결혼생활에 짜증을 냈고 이로 인해 최씨의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막상 용기를 내어 병원을 찾았지만 그는 의사에게 선뜻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지 못했다. 발기부전과 관계없는 다른 신체 부위를 거론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의사는 최씨가 사타구니가 당긴다고 말하고 나서야 그의 고민을 어렴풋이 눈치채고 최씨에게 발기의 문제가 없는가를 물었다.

최씨의 경우처럼 많은 환자는 발기부전을 걱정하면서도 정작 당황에서 의사에게 그 문제를 먼저 말하지 못한다. 의사가 자신들의 진짜 문제를 질문해주기를 바라면서 환자들은 관심없는 사소한 문제들을 자주 말하곤 한다. 대한남성과학회 회장인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기과 김제종 교수는 “우리나라 남성들의 섹스에 대한 관심도는 세계 1위이지만 성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의사를 찾는 것은 꼴찌”라며 “이는 관심이 있어도 표출시키지 못하는 점도 있지만 의사들이 환자가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노력이 부족한 면도 많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때문에 발기부전에 대한 대국민홍보의 필요성과 더불어 의사에 대한 교육도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발기부전 치료는 당뇨, 고혈압 등 원인질환이 있는지 우선 살핀 후 원인질환이 있다면 원인질환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

원인질환이 없는 경우 발기부전 치료는 보통 경구 투여부터 수술까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른 요법이 적용된다. 1차 요법은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를 처방하는 것이다. 1998년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가 등장하면서 발기부전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물론 의사들의 인식 및 태도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에는 화이자의 비아그라에 도전하며 바이엘/GSK가 레비트라를, 릴리가 시알리스를 내놓았다. 현재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7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며 매년 30% 이상의 고성장을 그리고 있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비아그라 57.6%, 시알리스 31.7%, 레비트라 10.7% 순이다. 여기에 동아제약이 국내 최초로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를 개발, 8월부터 국내 판매에 나설 예정이어서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을 둘러싼 각축전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안태영 교수는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는 100명 중 70명이 효과를 본다”며 “만약 경구용 발기부전제로 효과가 안 나타나면 발기를 유발하는 주사제를 사용하고 주사제가 싫을 경우 마지막으로 보형물 수술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주사요법은 해면체내 주사와 음경해면체내 주사가 있다. 해면체내 주사는 알프로스타딜을 해면체내 주사하는 것으로 음경해면체의 혈관 공간에 붙어 있는 부드러운 근육을 직접 이완시켜 작용한다. 경구용 발기부전제는 복용 후 적절한 성자극이 있어야 효과가 나타나는 것과 달리 주사 작용에 성자극은 필요하지 않다. 환자는 주사기술과 용량과 용량조절에 대한 적절한 지침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주사 부위의 통증, 상처나 출혈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드물게는 죽지 않고 지속되는 발기 상태인 음경지속 발기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부부 공동의 적극적 노력 중요

음경해면체내 주사는 알프로스타딜, 펜토라민, 파파베린의 3가지 성분을 섞어 주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여러 가지 성분을 섞은 것을 주사하게 되면 음경지속발기증과 섬유증이 일어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따라서 이 요법은 경험이 매우 풍부한 시술자에게 시술받아야 한다. 또 보형물 수술은 음경해면체내에 남성 성기에 해당하는 것을 삽입하는 것으로 이는 평상시에는 이완돼 있다가 환자가 필요할 때 손으로 조작한다. 수술은 대단히 많은 비용이 들고 장치를 삽입하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기술적 오류와 전염 등의 합병증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이 분야에 특별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전문의들은 “70대 노인도 얼마든지 건강한 성생활을 누릴 수 있으며 발기부전 치료는 무엇보다 부부 공동의 적극적 치료 노력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안태영 교수는 “발기부전은 남자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부간 문제”라며 “아내가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발기부전은 낫거나 악화되므로 부부가 증상에 대해 충분히 대화를 나누고 함께 전문의를 찾아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제종 교수는 “부부간 성생활의 만족도는 일상생활의 만족으로 이어지므로 발기부전 치료 등을 통해 부부가 적극적으로 성생활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 성생활 지수는?

다음은 자신의 성적 능력을 점수로 측정해볼 수 있는 성(性) 자가진단 지표인 ‘성지수(SQ:Sexual Quotient)다. 브라질 상파울로 의과대 정신의학연구소에서 성기능 장애 클리닉을 운영 중인 성과학자 카미타 압도 박사가 개발했다. 지난 6개월 동안 자신의 성생활 경험에 비추어 아래 주어진 설문에 대해 오른쪽 1~5 중 선택해 솔직하게 답하면 된다. 그런다음 각 문항에 답한 번호를 합한 점수에 2를 곱한 수가 당신의 SQ다.(총 100점 만점)

1. 절대 아님(never)
2. 거의 아님(infrequently or rarely)
3. 가끔(somtimes)
4. 종종(most of the time)
5. 항상(always)

① 당신의 성욕은 성교를 자신있게 시작할 정도로 충분합니까?
② 당신의 성적 매력이 상대를 잠자리로 유도하고 또 성교가 만족스러울 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까?
③ 당신은 성교 전 애무를 즐기며 또한 당신과 상대 모두 만족합니까?
④ 당신의 성행위가 상대의 성적 만족이나 절정감 정도에 영향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⑤ 당신은 오르가슴을 충분히 느끼면서 성행위를 끝낼 때까지 발기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까?
⑥ 당신은 성적 자극을 받으면 오르가슴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성교를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 정도로 딱딱하게 발기가 됩니까?
⑦ 당신은 성행위 동안 발기상태를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습니까?
⑧ 당신은 원하는 시간만큼 성행위를 할 수 있도록 사정을 조절할 수 있습니까?
⑨ 당신은 성교시 오르가슴과 절정감을 느낄 수 있습니까?
⑩ 당신의 성적 능력이 성행위 중 다른 체위를 시도하거나 성교 횟수를 늘이는 등의 시도를 자신있게 할 수 있을 정도라고 생각합니까?

SQ결과

80~100 뜨거운 애정생활(Hot love life) 성적으로 만족스러우며 성생활을 최대로 즐긴다.
60~80 따뜻한 애정생활(Warm love life) 성행위를 즐기긴 하지만 뭔가 개선해야 할 점이 남아있다.
40~60 미지근한 애정생활(Tepid love life) 현재보다 더 나은 성생활을 즐기고 싶다.
20~40 실망스러운 애정생활(Disappointing love life) 성생활이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
0~20 좌절된 애정생활(Frustrated love life) 성관계를 하느니 차라리 야한 책을 보는 것이 더 즐거울 것 같다.



숫자로 본 비아그라

[특집]발기부전,두드리면 일어서리라!

비아그라는 이같은 남성 성기능장애에 대한 폭발적 관심과 발기부전 공론화를 바탕으로 중년의 ‘건강한 성생활’을 본격적인 사회적 이슈로 부각시켰다. 2002년 소개된 ‘성에 대한 태도 및 행동에 관한 화이자 글로벌 보고서’도 이러한 건강한 성생활의 중요성을 극명하게 반영한다. 우리나라 40~80세 성인남녀 1200명 중 90%가 성생활이 그들 인생전반에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이는 건강한 성생활이 인간의 삶의 질 향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화이자측에 따르면 비아그라는 1998년 출시이래 지금까지 세계 123개국에서 허가돼 세계적으로 매 9초마다 1정씩 판매된다. 전세계 2700만명 이상의 남성이 복용했으며 국내에서는 1999년 출시 이후 약 2000만 정이 판매됐다.





인터뷰/ 박명희 한국화이자제약 마케팅부 차장

“강직도·만족도 우위”

[특집]발기부전,두드리면 일어서리라!

또 다른 전략은 제품의 차별화다. 경구용 발기부전제마다 효과와 안전성은 물론 약효 지속시간에 차이를 보이지만, 이는 발기부전 환자에게 중요한 점이 아니라는 게 박 차장의 설명이다. 비아그라와 레비트라는 약 4시간, 시알리스와 자데이나는 보다 오래 약효가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차장은 “지금까지 진행된 많은 임상연구와 조사 등을 통해 강직도와 환자와 배우자 만족도가 의사와 환자들이 가장 중시하는 발기부전치료제 요소로 꼽혀왔다”며 “비아그라는 타 제품에 비해 강직도와 환자 및 배우자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 여러 조사 결과 입증돼 있다”고 강조했다. 박 차장은 또 “비아그라는 한 번 약을 복용하고 확실히 성행위를 하는 장점이 있다”며 “한 번 약을 복용하고 성행위를 2~3번 하는 사람이 과연 국내에 얼마나 있을지 의문으로, 약효시간이 길다는 것은 그만큼 부작용도 오래 지속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경구용 발기부전제를 복용했을 때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은 두통, 코막힘, 홍조 등이다.

그는 “요즘 비뇨기과 전문의들이 국제회의에서 더 나은 발기, 더 나은 성적 만족을 주제로 강의를 많이 한다”며 “발기부전으로 고민하는 남성들과 그 배우자들이 질병을 정확히 알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 보다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되는 게 화이자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j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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