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이야기]“경제민주화, 여전히 유효한 문제”

국민의당 채이배 당선인, 신성장산업 장기적 계획 필요

채이배 당선인은? 공인회계사·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국민의당 제3정책조정위원장 / 이상훈 선임기자

불평등·불공정·양극화. 국민의당 채이배 당선인은 한국 경제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단어로 이들을 열거했다. “저성장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게 벌써 10년이다. 지난 10년 동안 경제성장률은 더 낮아지고 여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준비하지 못해 불평등·불공정·양극화가 심해졌다.” 채 당선인은 조선·해운업계에 닥친 위기는 더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운·조선·철강·석유화학·건설업이 5대 취약업종이라고 이야기가 나온다. 더 비관적으로 보는 관점에서는 자동차·반도체 산업도 장기적으로 위기로 보기도 한다.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기 때문에 정치권도 예전처럼 누가 잘했나, 잘 못했나를 가지고 따지고 싸우기만 해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 만큼 사회적 대타협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는 신성장산업 육성이다. “장기적인 저성장에 주력산업은 힘을 잃고 세계는 제4차 산업혁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허송세월했다. 국회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끌고 가야 한다. 국민의당이 미래일자리위원회를 만든 것은 신성장산업에 대해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물론 장기적으로 봤을 때 새로운 먹거리인 신성장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하지만 당장 발등의 불은 일자리다. 구조조정은 결국 해고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채 당선인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비정규직 및 하청노동자들이 받을 고통에 대한 우선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기업 노조는 단결돼 있고 자기의 목소리를 내고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은 아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고통받는 근로자에게 더 많은 우선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이들이 보호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런 만큼 ‘사회적 대타협’이라고 내세우는 정부의 노동개혁법은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을 양산하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다. “한국 사회의 평균근속연수가 5.5년이다. 5년 일하고 다른 직장 알아본다는 것이다. 노동시장이 이중구조로 돼 있는데 정부가 쉬운 해고를 하고 노동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하는 것은 일부 대기업 노동시장에만 소용되는 조치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가 없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두 야당의 공통된 관점은 20대 국회에서 19대 국회와는 다른 공간이 열림을 시사한다. 그러나 저성장·장기불황에 대한 공포, 조선·해운업계에서 시작한 산업 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경제민주화’에 대한 논의는 어느 순간 사라졌다. 그러나 경제개혁연대에서 재벌·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 개혁을 주장해왔던 채이배 당선인은 “경제민주화는 여전히 유효한 문제”라고 말했다. “현재 구조조정 문제와 경제민주화는 연결돼 있다. 지금의 조선업 위기는 재벌의 지배구조에서 기인했다. 현대상선의 최고 의사결정자는 현정은 회장이고, 한진해운은 최은영 회장이다. 남편이 죽으면서 경영전문성이 없는 가족이 나서서 경영을 해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일감몰아주기 등의 계열사 지원, 분식회계, 이사회가 감시·감독을 못하게 하는 지배구조 등이 기업의 부실을 키웠다. 경제민주화라는 틀에서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 개선은 여전히 중요한 화두이고 20대 국회에서 해야 할 일이다.” 채이배 당선인은 이 부분에 있어서는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과 뜻을 같이 하는 만큼 두 야당의 협력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당론은 우리와 거의 비슷하다. 충분히 협조가 가능하다고 본다.”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