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들]포스코 사회복지사 나영훈씨

포스코 사회봉사실에 근무하는 나영훈(38)씨는 봉사의 코디네이터답게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다. 끊임없이 일거리를 만들며 민들레 같은 사랑의 홀씨를 날리기 위해 여러 기관과 단체를 방문하기도 하고 대내외 교육에도 열심히 찾아가 포스코 봉사활동의 활약상을 알리는 데 누구보다 열정적이다. 나영훈씨가 볼런티어(Volunteer)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초등학교 때부터라고 하니 예사롭지 않았다. 잠시 그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면 열 살 때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졌단다. 상급학교로 올라가면서 그 꿈은 구체화되었고 포스코에서 꿈을 이루었다며 해맑은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래서인지 그는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다.

포스코에 입사하기 전, 그의 경력을 살펴보니 퍽이나 다채로왔다. 사회복지관에서 봉사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청소년들에게 봉사활동을 통해 나눔을 배울 수 있도록 가르쳤다. 그 후 호주로 봉사연수를 다녀왔는데 봉사가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아가는 호주인들을 보며 우리나라도 나눔과 봉사의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졌다고 한다. 그는 ‘사랑의 집짓기 운동’으로 알려진 해비타트에서 자원봉사 코디네이터로 봉사자들과 함께 생활하며 나눔과 봉사는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것임을 깨달으면서 봉사활동에 중독된 것 같다고 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하며 내공을 쌓은 것은 지금의 업무를 하는 데 상당한 힘이 된다고도 했다. 한마디로 준비된 봉사의 달인이랄까. 2004년에 입사했으니 햇수로는 4년이 넘었다. 포스코에 입사한 후 줄곧 이 분야에만 있었다.

업무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으라고 하니 지난해 있었던 월드비전의 ‘기아체험 24시간’이란다. 그 당시 임직원 및 가족들과 함께 참여해 꼬박 24시간 동안 물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배고픔을 체험하며 모금활동을 펼쳤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한강 둔치에서 24시간을 보내며 직원과 가족 들은 불평은커녕 모금이 잘 되기만 바라며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끝까지 참여했다고 한다. 그 정성 덕분인지 모금을 통해 60억 원이라는 큰 기금을 마련해 기아와 질병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었으며 그때 포스코 가족의 이웃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경북 김천 출신으로 포항과는 입사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내륙지역인 김천에서 성장한 그로서는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어촌마을도 농촌마을도 다 만날 수 있는 포항이 꽤 마음에 들었다. 평소 봉사로 단련된 그였지만 인심 좋고 순정한 사람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다는 사실도 더없이 좋았다. 그리고 포스코에 입사한 후 무엇보다도 지역에 밀착한 사회봉사를 펼쳐나가고 있는 기업의 의지에 놀랐다고 한다. 입사 전만 해도 솔직히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부정적인 인식도 있었지만 그런 생각은 입사와 동시에 말끔히 사라졌다는 것이 그의 고백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봉사의 손길을 뻗쳐나가고 있는 회사와 그였지만, 포항에서의 사회봉사활동은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다. 포항이야말로 회사의 고향이자, 그에게는 ‘제2의 고향’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시내에 무료급식소를 설치하고 어르신과 장애인들을 위한 급식을 매일 실시하고 있으며, 사회복지시설에서의 목욕봉사, 말벗 되어주기,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 멘토링하기, 농번기의 농촌봉사와 함께 겨울철이면 야생조수 먹이 주기 등 그와 회사의 역할은 분주하기만 하다. 그래도 봉사에 대한 그의 욕심은 끝이 없다. 여전히 나눔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있으며, 필요로 하는 곳이면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발로 뒤며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확고한 생각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인사·조직 컨설팅기업인 휴잇 어소시에이츠(Hewitt Associates)가 지난 4월 포스코를 ‘2007 한국 최고의 직장’으로 선정했죠. 최고의 직장은 일하기 좋고 활기가 넘치는 곳이라고 하더군요. 포스코에 자리 잡고 있는 나눔과 봉사의 문화도 최고의 직장에 일조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글로벌 포스코웨이가 추구하는 인간존중과 상생의 전통이 나눔과 봉사를 통해 세계 속의 포스코로 성장하는 데 초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우선이죠.”

글·사진 유성문<객원기자> rotack@lyc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