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이인제 후보 공개면접 “실업과 전쟁, 일자리 창출”

민주당 이인제 후보가 '2007 대한민국 대통령 공개채용 프로젝트' 행사에서 2030세대가 보내는 질문지를 선택하고 있다.

정보연(사회·KYC 공동대표)면접관들은 후보의 학벌보다 능력을 철저히 검증해주길 바란다.

김형수(대학 4년) 국민들에게 비치는 본인의 이미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국민들에게 비치고 싶은 이미지는.

이인제 후보 국민의 열의 아홉이 ‘똑똑하다’ ‘대통령감이다’ 하면서도 1997년 경선 불복, 2002년 탈당 때문에 나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많이 갖고 있다. 그간 열심히 사죄도 드리고 해서 그 이미지가 많이 녹고 있다. 다 녹으면 대통령감이니까 지지가 폭발해서 대통령이 될 것이다.

홍상혁(30대 가장·무주택자) 누구나 인생에서 선택을 하게 마련인데, 법조인으로 출발해서 정치에 입문했다. 특별한 계기는.

이 후보 고 2때까지만 해도 육군사관학교에 가려 했다. 중3때부터 사귄 아내가 군인은 시대에 안 맞으니 변호사를 한 뒤 정치를 하라고 조언했다. 그때부터 링컨을 우상으로 받들며 법대에 진학했지만, 판사 임관은 생각하지 않았다. 곧바로 변호사를 하려 했는데, 집안에 공무원이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아버지 말씀 때문에 판사를 2년 했다. 그 뒤 변호사 하고 바로 정치에 입문했다.”

류정령(30대 직장인·주부) 최근 의붓아버지가 열한 살짜리 딸의 가슴을 만진 사건이 있었다. 1심에서는 실형 선고를 받았는데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만약 이번 사건의 담당판사였다면 어떤 판결을 내렸겠는가.

이 후보 엄중한 벌을 내렸을 것이다. 술에 취했다 하더라도, 자기가 보호하는 딸에게 그런 실수를 하는 것은 안 된다. 혼을 내줘야 한다. 애정 표현을 가슴을 만지는 식으로 하면 안 된다. (청중 웃음)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너무 온정적인 판결이 많다.”

홍상혁 2030세대들이 보기에는 부정적 이미지가 조금 있는 것 같다. 정치 행보를 보면 여러 차례 당적을 바꾸고 두 차례 경선에 불복했다. 나름대로 소신을 갖고 한 결정일 텐데, 이유가 있다면.

이 후보 그 얘기를 언론에서 10년 동안 써댔다. 특별히 문제가 되는 건 두 차례, 1997년과 2002년이다. 97년에는 경선에서 2등하고 떨어졌다. 그때는 경기도지사 시절이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일절 시비를 걸지 않았다. 그때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55%였는데, 일 주일 후에 아들 군대문제로 지지율이 7%로 떨어졌다. 그게 두 달을 갔는데, 대안을 요구하는 국민들이 나더러 출마하라고 난리였다. 그렇지만 빈 손으로 선거를 어떻게 하나. 고민하다가 젊으니까(당시 49세) 나라를 도약시켜보겠다고 엄청난 결심을 했다. 버스 타고 다니면서 열심히 했는데, 500만 표 받고 떨어졌다. 2002년에는 노무현 후보와 노선과 가치가 너무 달라서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 일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다.

홍상혁 내집마련은 모든 사람의 꿈이다.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분양원가공개제도, 분양가상한제도를 폐지하겠다고 했다. 그 이유는.

이인제 후보가 '2007 대한민국 대통령 공개채용 프로젝트' 행사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자신의 모습을 찍고 있다.

이 후보 공공분야는 공개하도록 하고, 민간분야는 반대한다는 거다. 분양가상한제는 반대한다. 시장원리를 너무 억압하면 공급시장이 교란된다.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을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더 어려워진다. 중산층·서민의 내집마련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해주기 위해 지분소유형임대주택을 5년 안에 230만 호 공급할 생각이다. 지금은 저소득층 중심인데, 그거 말고 중산층 대상 임대아파트를 공급해서 자기 돈만큼 지분을 소유하고 나머지는 임대한 다음, 돈을 벌면 지분을 늘려나가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다. 여기에다 집값이 올라도 금리 인상분 정도만 반영하면 서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류정령 아이 키우며 직장에 다니다 보니 가장 큰 관심은 보육문제다. 이 후보의 공약 가운데 2010년까지 국·공립 보육시설을 50% 확대하겠다는 것이 가장 눈에 띄었다. 이게 가능한가.

이 후보 내가 경기도지사가 되자마자 도청 안에 어린이집을 만들었다. 다른 공공기관들이 벤치마킹했다. 보육시설을 50%까지 대대적으로 확충할 생각이다. 보육시설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면 손해보는 투자가 아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어머니들 사회활동이 촉진되면 국가 전체적으로는 이익이 되는 것 아닌가.”

김형수 이 후보는 청년실업 관련 공약이 부족한 것 같다. 평균실업률보다 청년실업률이 2배나 높은데,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것으로 딱 하나만 말해달라.

이 후보 실업문제는 일자리를 만들어야만 해결할 수 있다. 선진국형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묘약은 없다. 성장률이 4%밖에 안 되는데, 적어도 7%는 돼야 해결 가능하다. 그러니 성장을 짓누르는 정책들을 없애야 한다. 5년 전 내 선거 캐치프레이즈가 ‘일자리 만드는 대통령’이었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고용 창출 전략회의를 만들어서 실업과의 전쟁을 선포할 것이다. 청년들은 도전정신이 있으니 해외로 나가서 도전할 수 있는 길을 국가 차원에서 열어줄 생각이다. 도움이 필요한 여러 나라에서 젊은이들은 자신의 길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한글을 가르쳐주거나 거기서 비즈니스도 할 수 있지 않겠나.

정보연 6개월 동안 2030세대들이 모여 10여 차례 집담회를 했다. 다양한 문제에 대해 당사자들의 목소리들을 모아 10개 정책을 만들었다. 그 정책을 이 자리에서 전달할 테니 이 후보가 정책공약집을 만들 때 2030세대를 위한 항목을 만들어 반영해주길 바란다.

이 후보 그렇게 하겠다.

정보연 후보께서는 왜 대통령이 되고 싶었는지 솔직하고 간단하게 말해달라.

이 후보 어릴 때부터 대통령이 되고 싶었다. 이 나라를 가난이 없는 부자 나라로, 약하기 때문에 핍박받지 않는 나라로, 분단 때문에 고통받지 않는 통일된 나라로, 문화 강국으로 만들고픈 욕망 때문에 대통령이 되고 싶었다. 나는 10년 전에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 5년 전에는 ‘일자리 만드는 대통령’을 얘기했다. 나는 이미 오늘의 어려운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다. 현재 10명 중 8명은 보람 있는 직업을 갖고 있지 않다. 힘은 우리 내부에 있다. 나는 성장이 고용으로 이어지는 개혁, 서민과 젊은이를 위한 개혁을 하려고 한다. 꼭 대통령이 되게 해달라.

권수현(사회·KYC대선기획팀) 실제로 보니 인상이 TV에서 볼 때와 비슷하기도 하고 아주 다르기도 하다. 동글동글하고 똘망똘망한 건 같은데, 실제로 보니 유머감각이 넘치는 듯하다. 실제 성격은 어떤가.

이 후보 중·고등학교 때는 반에서 가장 웃긴 학생이었다. 조크나 유머를 즐긴다.이인제, 하면 국민들이 딱딱하게 여겨서 손해를많이 본다.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순박한 농부의 마음 그대로다.

권수현 부인 사랑이 각별하다고 들었는데, 프로포즈는?

이 후보 눈빛으로 했다. 너무 오래 사귀어서 프로포즈랄 것도 없었다. 입대 영장 받고는 ‘등기를 해놓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장인·장모를 설득하는 데 약간 힘들기는 했다. 그래도 그냥 밀어붙이니까 되더라.

<정리ㅣ권순철·정원식 기자 ikee@kyunghyang.com>
<사진ㅣ김세구 기자 k39@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