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권영길 후보 서면면접 “어린이집 50% 국공립화”

학창시절(대학교 동아리 활동 등)을 얘기해달라.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하면서도, 입학 당시처럼 농민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여전했다. 이왕 운동을 할 바에야 좀 더 철저하게 운동을 해야겠다고 굳게 마음먹었다. 동아리를 조직했다. 이름은 없었고, 목적은 주로 봉사활동을 하는 대중적인 성격의 모임이었다. 농대뿐 아니라 다른 대학의 학생들도 참여한 그 모임에서는 주로 농촌 봉사활동을 했다. 1966년 여름방학 때는 치대와 의대를 중심으로 의료반을 만들어 지리산 근처의 농천지역에 내려가 활동하기도 했다.”

권영길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노동자, 농민, 서민의 빈 지갑과 밥그릇을 채워줄 수 있는 유일한 후보다. 또한 평화와 통일의 한반도시대, 자주적인 나라,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갈 적임자다.”

얼마 전 의붓아버지가 열 한 살짜리 딸의 가슴을 만진 사건이 있었다. 1심에서 실형선고를 받았는데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만약 권영길 후보가 담당판사였다면 어떤 판결을 내릴 것인가.

“먼저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이번 사건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하지만 자칫 이번 사건이 재혼가정 혹은 의붓가정에 대한 오해와 편견의 근거가 되는 것은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 사회가 다변화하면서, 혹은 불가피한 환경 속에서 무수히 많은 재혼가정이 생겨나고 있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고 있는 가정이 더 많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30이 평생 월급을 모아도 내 집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집 없는 2030세대가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주택정책을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권영길 후보가 10월 28일 전북지역 민생투어에서 고구마를 캐고 있다.

“먼저 1가구 1주택을 법제화하여, 다주택 소유를 법적으로 막겠다. 1가구 다주택을 규제하여, 2030세대와 같은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 소유를 정착시키기 위해 다주택 소유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 규제의 기본은 주택소유제한법에 근거, 초과 소유에 대해서는 ‘초과소유부담금’을 부과하여, 결과적으로 1가구 1주택이 정착되도록 하겠다. 초과소유부담금의 부과에도 불구하고, 2주택 이상 소유자에 대해서는 강제 매각하여, 1가구 다주택 소유 현상을 바로 잡겠다. 또 택지의 20%를 국유화하여, 2030세대의 내 집 마련 꿈을 실현시키겠다. 다주택 소유자들의 비거주용 주택을 5년 안에 단계적으로 매각하게 하고, 해당 택지를 정부가 영구채권으로 매입함으로써, 최소 20%의 택지를 국유화하겠다.“

맞벌이 부부는 늘어나는데 보육정책은 답보 상태에 있는 것 같다. 2030직장인을 위한 보육정책을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국·공립 어린이집을 전체 시설의 50%(이용 아동 기준 70%)까지 확충하고, 만0세부터 취학 전 아동에 대해 무상보육·교육을 실시하겠다. 만5세 이하 아동 75%(만0~2세 60%, 만3~5세 85%)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이용하는 보편적 보육, 유아교육을 실현하겠다. 저학년 아동의 방과후 보육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방과후 활동 관련 법을 제정하겠다. 만7~9세 아동 전체에 대해 방과후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겠다.”

영어 조기교육에 대한 입장은(언제부터, 어떻게 시켜야 하나).

“학교 현장에서도 영어 조기교육의 효과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안다. 현재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실시하는 영어교육을 초등학교 1학년으로 낮추자는 주장도 있다. 이런 정책에는 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실제로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교육을 실시한 지 올해로 10년이다. 그 결과 소위 ‘영어유치원’ 등 조기 영어 사교육이 광풍처럼 몰아쳤다. 그로 인해 가계 부담도 커졌다. 이런 상황인데, 초등학교 1학년부터 영어교육을 실시한다면, 그로 인한 사교육의 폐해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그러므로 영어교육 확대 문제는 사교육비의 문제나, 학계의 논의, 영어교육의 목적이 국내용인지 국제용인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외고·자사고 폐지를 공약했는데, 우리나라의 영재교육은 어떻게 할 것인가.

“나의 교육정책은 학교를 다르게 해서 다양한 교육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교사가 다양한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야 한다. 그래야만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교육이 가능하다. 그 속에서 영재교육이 줄여야 한다. 특출한 재능이 있는 학생을 발견하면, 별도의 소수 코스를 통해서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처럼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흘러가는 특목고나 자사고는 반대다.”

국립대생 및 저소득층에 대한 등록금 상한제 혹은 등록금 면제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이를 위해 약 6조1715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2012년 기준). 2012년까지 교육재정을 GDP 대비 7%까지 확충하면, 약 25조6000억 원의 예산이 추가 확충된다. 이는 OECD 평균 수준(2004년 5.0%)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OECD 최상위 수준을 목표로 한 것이다.”

2030은 일자리가 가장 관심사다. 청년실업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은.

“300만 일자리 창출, 700만 고용 안정으로 개선하겠다. 300만 일자리 창출은 ▲공공행정, 공공서비스 부문 150만 ▲재생에너지, 환경산업, 부품소재 중소기업 육성 등 100만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나누기 50만 등이다.”

지방대생들의 취업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은.

“먼저 대전제는 일자리 자체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은 앞서 말한 바 있다. 예를 들면, 공무원 채용시험에서 지방인재 채용목표제를 실시해야 한다. 가령 공채를 실시했는데, 지역 배분을 파악해보니 불균형한 결과가 나왔다면 추가공채를 실시해야 한다. 고위 공직자부터 쿼터제를 실시해 전체적으로 공직사회부터 지역과 학벌이 안배되는 형태로 가야 한다.”

최근 신입사원 모집공고를 보면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 추세에 있다. 비정규직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 ▲정규직 고용을 원칙으로 하는 법 질서 확립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경제적 유인책 마련 ▲정부의 선도적이고 모범적인 조치 등을 마련할 것이다. 먼저 현행 비정규악법을 전면 재개정해야 한다. 한나라당과 범여권이 통과시킨 현행 비정규법은 ‘비정규직 해고 및 확산에 관한 법’임이 이미 드러났다. 따라서 ‘정규직 고용 원칙과 비정규직 예외적 허용, 간접고용 규제, 실질적 차별시정’ 등을 위한 비정규법 전면 재개정을 실현하겠다.”

1700만 2030유권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간곡히 당부드린다. 2030유권자가 나서야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질의받은 내용은 대부분 절박한 문제다. 간단히 말하겠다. 교육, 의료, 주거, 일자리, 노후 5대 불안만큼은 반드시 해결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2030유권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투표해야 한다. 어르신 세대에 비해, 2030유권자들의 투표율이 턱 없이 낮다. 세상을 바꾸려면, 실천하고 행동해야 한다. 2030유권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

<권순철 기자 ikee@kyunghyang.com>